더불어민주당의 경선 결과 하위 10~20% 평가를 받았던 비명계 의원들이 대거 탈락했다. 윤영찬 김한정 의원 외에도 강병원 노영민 박광온 의원까지 패배한 것은 예상밖의 충격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이 같은 결과가 총선에서 꼭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분석도 나온 반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등은 “놀라운 결과, 당원의 뜻”, “당원의 선택을 왜 폄하하나”라고 밝혀 엇갈렸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이 6일 밤 10시 발표한 4차, 5차, 6차 경선 결과 경기 성남시중원구에서 이수진 비례의원이 승리하고, 하위 10% 평가를 받았던 윤영찬 현역의원 패배했다. 경기 남양주시을도 김병주 비례대표 의원 승리하고 김한정 의원(하위 10%)이 패했다. 이밖에도 서울 은평구을에서는 강원도당위원장을 하다 참여해 논란이 됐던 김우영 예비후보가 강병원 의원을 꺾었다. 무엇보다 박광온 전 원내대표는 경기 수원시정 선거구에서 김준혁 한신대 부교수에 패했고, 노영민 전 청와대 비서실장(충북 청주시상당구) 이강일 지역위원장에 패배해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현역의 전혜숙 의원도 서울 광진구갑에서 이정헌 전 JTBC 앵커에 졌다.
이재명 대표의 변호인이었던 박균택 변호사는 광주 광산구갑에서 현역인 이용빈 의원을 꺾었고, 경기 용인시병에서도 부승찬 전 국방부 대변인이 현역 정춘숙 의원에 승리했다. 다만 강북구을에서 하위 10% 평가를 받은 박용진 의원이 정봉주 전 의원과 결선에서 맞붙게 됐다.
조응천 의원이 탈당한 경기 남양주시갑에서는 최민희 전 의원이 1위를 차지해 공천을 받게 됐다.
친명이자 현역의원이 승리한 사례도 나왔다. 전북 군산시 신영대 현역 의원은 강력한 도전자였던 김의겸 비례의원을 꺾고 총선에 재도전할 수 있게 됐다. 이재명 대표 변호인인 조상호 변호사도 서울 금천구에 도전했지만 최기상 현역 의원에 밀렸다. 서울 도봉을엔 오기형 의원이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을 꺾고 공천권을 받았다.
이 같은 결과는 예상보다 충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본인도 광주 경선에 참여하고 있는 송갑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7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이번 경선 결과를 두고 “모두 비명계로 지칭돼 있거나 혹은 친명계로 알려져 있지만 상대 후보가 찐명이라고 했었던 분들 모두 탈락한 결과”라며 “하위 10~20%에 포함된 분 역시 탈락해 예상도 됐지만 충격적인 결과”라고 판단했다. 송 의원은 “전체 총선 구도에는 좋은 결과는 아니었다”며 “유권자들이 볼 때 친명 구도가 강화되는 결과여서 당 내부 결집과 단합을 약화시키고, 중도층 표심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하루 전날 탈당한 4선의 홍영표 의원도 이날 KBS 라디오 ‘전종철의 전격시사’에 출연해 “정말 충격을 받았다”며 “강병원 의원의 경우 은평 당원들이 선택하지 않을까 했으나 (되지 않아) 지금 민주당의 현실이라는 것을 느꼈다”고 털어놨다. 홍 의원은 “노영민 전 비서실장과 박광온 전 원내대표까지 패하는 걸 보고 이제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가 계획했던 대로 사당화의 완성 단계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일하게 정봉주 전 의원과 결선 기회를 얻은 박용진 의원(강북을)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탈락한 의원들을 두고 “하위 10%나 20%에 따른 감산의 무거움을 이겨내지 못하신 것 같다”면서도 “이 또한 당원과 주민들의 결정이고, 판단이니 존중되어야 된다”고 밝혔다. 자신도 결선에서 패해도 탈당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반해 이재명 대표와 측근은 고무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이재명 대표는 7일 서울 양평 고속도로 국정농단 진상규명 촉구 농성장을 찾아 “어젯밤에 참으로 놀랄 일이 벌어지지 않았느냐”며 “유능하고 좋은 국회의원들께서 참으로 가슴 아프지만 경쟁의 과정에서 많은 분들이 탈락했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민주당은 당원의 당이고, 국민이 당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경선을 통해서 증명했다”며 “국민들은 변화를 원하고, 새 인물들이 새로운 시대를 준비해달라고 하지 않느냐”고 평가했다.
이 대표는 ‘비명대학살’ ‘한밤의 비명횡사’ 등 몇몇 언론의 부정적 표현을 빗대어 “또 갈등이니, 내홍이니, 누구 편이니, 아니니, 몰아간다. 정말로 옳지 않은 일”이라며 “국민의 선택을, 당원의 선택을 왜 그렇게 폄하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국민 주권의 원리를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 것이 민주당의 공천”이라며 “국민들께서 살아 깨어있음을, 언제나 제대로 보고 듣고 판단할 것임을 확신한다”고 역설했다.
이 대표의 측근인 김성환 민주당 의원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연결에서 “당의 주인이 누군가를 확인하는 경선 결과”라며 “다수의 당원들의 뜻이 있는 것이고 평소에 그와 다른 행보를 하셨던 의원님들이 당원들이 결정하는 경선 과정에서 고배를 마신 것이라고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평가했다.
한편, 경선에 패한 의원들은 대부분 승복 입장을 밝혔다. 특히 박광온 의원의 경우 자신이 하위 20% 통보받은 사실을 이제야 공개한다면서 “하위 20%의 벽을 끝내 넘지 못했다. 부족한 저의 탓이다. 죄송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하위 20%를 공개하지 않은 이유를 두고 “민주당의 통합과 총선승리”라며 “하고 싶은 말이 많았고, 지켜달라고 호소하고 싶었지만 합당한 결정이 아니더라도 그 결정을 존중했다. 묵묵히 감내하는 것이 총선승리에 도움이 되는 길이라 여겼다”고 털어놨다. 그는 “이번 경선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고 밝혔다.
김한정 의원도 “제가 부족했다”며 “바보 김한정의 정면돌파 발걸음이 멈추게 되었다”고 승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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