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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과 소통한 한국인들 생각…”열악한 삶에 지역경제 큰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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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책연구원 ‘난민 교류와 난민 수용 과정에 대한 탐색적 연구’

난민아동 대상 전문 보호기관 설립·난민 지원 컨트롤타워 의견도

[연합뉴스TV 제공]

[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성도현 기자 = 대한민국은 1992년 ‘난민협약’과 ‘난민의정서’에 가입했고, 2012년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독립된 난민법을 제정했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 사회에서 난민은 낯선 이웃으로 받아들여진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통계월보(2023년 12월말 기준)에 따르면 국내 체류 외국인은 250만7천584명으로, 총인구 대비 비율로는 역대 최대인 4.89%다.

그러나 난민심사제도가 도입된 1994년 이래 난민 인정자는 신청자 10만3천760명 중 1천439명(2.7%)에 그친다.

내전 중인 시리아·예멘 등에서 온 인도적체류자(2천613명)를 포함해도 국내 체류 외국인 1천명 중 1.6명(0.16%)에 불과해 우리가 일상에서 난민을 만나기는 쉽지 않다.

이런 현실 속에서 난민과 만나 꾸준히 소통해 본 경험이 있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가 발표돼 눈길을 끈다. 관련 내용은 장주영 이민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을 중심으로 한 연구팀이 최근 발간한 ‘난민 교류와 난민 수용 과정에 대한 탐색적 연구’ 보고서에 담겼다.

연구팀은 난민 지원 기관이나 단체들의 협조를 얻어 난민 등 보호 대상자 다수가 거주하는 경기 김포와 예멘 난민이 정착한 제주 등에서 난민과 지속해서 교류한 경험이 있는 성인 30명을 선정해 심층 면접을 진행했다. 통역과 한국어 교사를 비롯해 집주인, 고용주, 공인중개사 등 직업도 다양했다.

[이민정책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민정책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보고서는 “참여자들이 난민들과 교류하면서 가장 먼저 직면한 것은 한국에서 난민들의 삶이 생각보다 열악하다는 점이었다”며 “참여자들에게 때로는 혼란과 의구심을 주기도 했으나 난민에 대한 이해가 넓어지면서 이들과 장기적으로 교류하게 되는 경우도 많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참여자들은 난민이 일자리를 찾아 지역 사회에 들어왔으며,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지역 경제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며 “필요한 곳에서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해주는 것에 비해 이들에 대한 처우가 충분치 않다는 지적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참여자들은 교육, 난민과의 접촉·교류 확대로 (부정적인) 인식을 바꿔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며 “난민도 세금을 내고 살아가는 같은 시민이자 아이를 둔 같은 학부모임을 보여줘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심층 면접 결과를 토대로 난민에 대한 인식 개선과 난민 정착 지원 등 두 가지 측면에서 난민에 대한 태도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인식 개선을 위해서는 난민협약 비준국으로서 한국의 책임에 대해 더 적극적인 홍보,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교육, 허위 정보에 대한 영향력 차단,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난민 역할 강조 등의 방법을 제안했다.

난민 정착 지원 차원에서는 난민 신청 단계에서 집중적인 사회통합 교육 실시, 난민 신청자 한국어 역량 강화 및 한국 사회 자립 지원, 난민 아동 대상 전문 보호기관 설립, 난민 지원 컨트롤타워 설치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aphael@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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