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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가 반도체 제조장비 강국 네덜란드·일본뿐 아니라 한국·독일 정부에도 중국에 수출하는 반도체 기술을 더 엄격히 통제하라고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미국 블룸버그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은 네덜란드 정부에 네덜란드의 반도체 제조장비업체 ASML이 올해 수출통제 시행 전에 중국 업체에 판매한 반도체 장비에 대해 서비스 및 수리를 중단하도록 압박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은 또 화학소재 기업 JSR을 비롯한 일본 기업들이 반도체 제조 핵심 소재인 포토레지스트의 중국 수출을 제한하기를 원하고 있다며 미국 상무부 관리들이 지난달 일본 도쿄(東京)에서 열린 수출통제 회의에서 이 문제를 제기했다고 블룸버그·로이터통신이 알렸다. JSR은 포토레지스트 부문 세계 시장 선두 업체다.
이에 일본과 네덜란드 정부는 수출통제 강화를 고려하기 전에 이미 시행한 조치의 영향을 평가하고 싶다면서 미국의 압박에 냉랭하게 반응했다고 소식통들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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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첨단반도체 제조를 막기 위해 2022년 10월부터 중국에 대한 반도체 제조장비 수출을 통제하고 있고, 이를 범용 반도체로 확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3분기(7~9월) 중국의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은 전년 동기 대비 93% 급증했고, 이 가운데 네덜란드로부터의 수입은 6.2배, 일본제 반도체 제조장비 수입은 40% 각각 늘었다고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닛케이)이 지난해 11월 중국 해관총서(세관)의 데이터를 분석해 보도한 바 있다.
실제 ASML은 중국에서 수출통제 대상인 장비를 수리·정비하려면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네덜란드 정부의 허가 과정이 느슨하다고 소식통은 지적했다.
아울러 미국은 독일과 한국 등 더 많은 주요 반도체 산업 국가가 대중국 수출통제 대열에 참여하기를 원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국의 수출통제를 총괄하는 엘렌 에스테베스 상무부 산업안보차관은 지난 1월 12일 반도체 등 첨단기술이 적국에 넘어가지 않도록 한국 등 관련 기술을 보유한 동맹과 새로운 다자 수출통제 체제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반도체산업협회(SIA)는 1월 17일 한국·일본·대만 등 동맹국도 미국과 유사한 대중국 수출통제를 도입하도록 설득해야 한다는 입장을 미국 상무부에 제출했다.
다만 한국 정부 안팎에서는 한국의 반도체 제조장비 기술 수준이 네덜란드와 일본 정도로 높지는 않아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이 두 국가가 받는 만큼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반도체 생산과 반도체 장비에 필요한 예비 부품 공급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한국과도 반도체 수출통제 대화를 진행해 왔다. 지난해 한국에 다자 수출통제 참여를 요청한 이후 지난 2월에 더 체계를 갖춘 대화를 했다고 소식통들은 블룸버그에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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