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군 당국이 2010년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북한의 해안포를 정밀 타격하기 위해 도입한 무기체계가 있다. 바로 이스라엘제 ‘스파이크’ 미사일이다. 2013년 중순부터 실전 배치됐다. 황해도 인접 해안 갱도 속 북한군 해안포 진지는 백령도와 연평도에 배치된 K-9 자주포로는 정밀 타격하기에 힘든 측면이 많아 이를 보완하고자 도입한 것이다.
스파이크 미사일은 이스라엘 라파엘사社가 개발했다. 정밀 타격 유도무기로 유도탄 탐색기로 표적을 보면서 타격할 수 있어 창문 크기의 작은 표적도 명중시킬 수 있는 위력을 가졌다. 이는 보병이 직접 쏘는 경우를 포함해 차량이나 헬기에서 발사할 경우 적외선 카메라를 이용한 전자광학식 유도 방식이 적용하는 덕분에 갱도에 숨겨진 북한의 해안포에 대한 정밀 타격이 가능하다.
이스라엘 등 10개국에서 운용 중인 스파이크 미사일은 사거리 25㎞, 중량 70㎏에 이른다. 발사 차량 1대에는 4개의 발사대가 있고, 총 10기의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다. 반면 정밀 타격을 위해 영상을 보며 직접 미사일을 유도해야 하기 때문에 동시다발적인 타격은 어렵다.
스파이크 미사일은 공군의 전투기를 이용한 정밀타격 비용보다 훨씬 낮은 단가로 최적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해외 군사전문지 디펜스 업테이트에 따르면 스파이크 미사일은 1발당 3억 원 수준으로 개발돼 미국에서는 무인항공기 탑재까지 추진하고 있다.
스파이크 미사일은 45종의 다양한 육상, 수상, 공중 플랫폼을 통해 발사할 수도 있는 것이 최대 강점이다.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 가운데 19개국을 비롯해 전 세계 40여 개국에 운용하고 있다.
우리 군은 2012년 말까지 스파이크 미사일을 도입할 계획이었으나, 같은 해 10월부터 2013년 1월까지 이스라엘 현지에서 실시한 시험평가에서 오작동이 드러나 배치 시기가 미뤄졌다. 2013년 3월 실시한 시험평가에서 3발 모두 표적에 명중하며 실전배치하게 됐다.
방사청 관계자는 “스파이크 마시일은 유도무기 체계로 유사시 북한군의 동굴진지와 해안포 등의 도발원점을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이 높은 점수를 받아 도입을 결정했다”며 “서북도서와 북방한계선(NLL)을 위협하는 북한의 해안포와 장사정포에 대한 대응 능력이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
스파이크 미사일 도입 배경에는 이스라엘이 건국 초기에 벌였던 전쟁 이후 제기된 대전차무기의 필요성 때문이다. 이스라엘 건국 이래 건국 이래 1963년 3차 중동전(6일 전쟁)까지 세 차례나 주변 아랍국가를 홀로 상대하다 4차 중동전을 치르게 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다.
개전과 동시에 이웃의 전차 강국인 시리아가 총 800여 대의 전차를 배치한 3개 사단을 앞세워 골란 고원(Golan Heights)으로 밀고 들어올때 이스라엘 방위군(IDF·Israeli Defense Forces)은 격전 끝에 수비에 성공했나, 고원을 방어하던 바라크 여단은 예하 중대장 대부분이 전사했을 정도로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다.
같은 시기 서부에서도 이집트군이 밀려 들어와 이스라엘 방위군의 기갑전력이 이들을 상대했는데, 이번에는 역으로 이집트군의 러시아제 ‘AT-3 새거(Sagger)’ 대전차유도미사일에 엄청난 피해를 입으면서 궁지에 몰리는 상황이 벌어졌다. 일명 ‘욤 키푸르(’Yom Kippur) 전쟁으로 불린 4차 중동전, 결국 이스라엘이 승리했지만, 기갑전력과 대전차무기의 위력을 깨닫게 되면서 새로운 무기체계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에 이스라엘 국방부는 신형 대전차미사일 개발을 라파엘사에 의뢰했다. 라파엘사는 1981년부터 개발에 돌입해 1997년에 최초의 텔레비전 유도식 휴대용 대전차미사일인 ‘타무즈’(Tamuz)를 개발해 공개했다. 최대사거리 25km급으로 개발된 ‘타무즈’는 2000~2005년까지 벌어진 제2차 인티파다(팔레스타인인들의 반이스라엘 투쟁) 때 실전에서 쓰였다. 2006년 2차 레바논 전쟁, 2008년 가자 겨울 전쟁에서도 활용되면 실전성을 입증했다.
이후 타무즈 미사일은 수출명으로 ‘스파이크’(Spike)’라 명명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2011년에 공식적으로 공개된 스파이크 시리즈의 첫 작품은 ‘스파이크 NLOS’(Non-Line of Sight)로 명칭이 정해졌다.
|
기술이 진보하면서 이스라엘 방위군은 미국에서 도입한 구형 ‘M47 드래곤(Dragon)’을 대체하기 위해 스파이크 NLOS의 사거리를 줄이고 경량화한 수출명 ‘스파이크 MR(Medium Range)’을 개발해 1992년에 첫 실사격 테스트를 실시하고 실전배치 했다. ‘M47 드래곤’은 유럽 본토를 향한 소련군의 대규모 전차의 위협을 막기 위해 미 육군과 미 해병대가 1964년 맥도넬더글라스(현 보잉)사에서 의뢰해 제작한 ‘중거리 휴대용 대전차화기(MAW)’다.
그 다음 스파이크 NLOS를 경량화하고 기존의 텔레비전 유도 방식을 살린 ‘스파이크 LR(Long-Range)’을 개발했다. 2012년에는 시리즈 중 사거리가 가장 짧은 1.5km급의 무유도식 일회용 로켓인 ‘스파이크 SR(Short-Range)’까지 내놓았다. 최근에는 4세대 대전차유도미사일(ATGM·Anti-Tank Guided Missile)를 공개했다. 현재 스파이크 시리즈는 전 세계에서 2만 7000발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러 무기체계다.
|
스파이크 미사일은 다시 구분해 보면 네 가지 모델이 있다. ‘스파이크 SR’은 단거리(Short Range) 버전으로, 보병 휴대용이다. ‘스파이크 MR’은 중거리(Medium Range) 버전으로 역시 보병 휴대용이다. ‘스파이크 LR’은 장거리(Long Range) 버전으로, 보병과 차량탑재용이다. 2017년에 무게가 줄어들고 사거리와 관통력이 개선된 ‘스파이크 LR II’ 버전이 공개됐다.
한화디펜스(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서 개발한 ‘AS-21 레드백’ 보병전투차량도 ‘스파이크 LR II 버전’을 채택했다. 광케이블 데이터링크를 통한 발사 후 목표 지정(Lock On After Launch·LOAL)하는 유도 방식으로 운용돼 정밀 타격의 신뢰성을 높였다.
그 다음은 ‘스파이크 ER’은 사거리 연장(Extended Range) 버전으로, 보병은 물론 차량, 헬기, 선박 등 모든 플랫폼에서 운용이 가능하다. 현재 가장 많이 활용되는 버전이다. 예컨대, 핀란드 해군이 해안 방어용 대함 미사일로 운용하는 것이 이에 해당한다. 2018년에 사거리가 개선된 ‘스파이크 ER II’ 버전이 공개됐다.
마지막으로 ‘스파이크 NLOS’는 가시선 밖(Non Line Of Sight) 버전으로, 보병이 제외되고 차량과 헬기, 선박에서 운용하도록 개발됐다. 대한민국 해병대에서 북한 해안포 정밀 타격 용도로 백령도, 연평도에 차량 장착형으로 운용 중이다. 해군 역시 ‘AW159 와일드캣’ 헬기에 탑재해 대수상함 타격 임무를 수행 중이다.
|
2022년 6월에 6세대 신형 ‘스파이크NLOS’가 공개됐다. 더 늘어난 사거리와 성능 개선이 이뤄졌는데, 지상발사시 최대 32km에 달한다. 헬기에서 발사시 최대 50km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다. 특히 기존 스파이크 마사일 체계에는 없던 최대 4발을 동시에 발사해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여기에 미사일 발사 후 다른 플랫폼에 제어권을 넘길 수 있도록 해 더욱 유연한 작전이 가능해졌다.
스파이크 NLOS는 스파이크 대전차 미사일 계열 가운데 크기가 가장 크고, 사거리가 가장 멀다. 적외선 및 전자광학 탐색기가 장착돼 있고, 주야간 상관없이 발사 후 목표물에 명중할 때까지 영상을 실시간으로 보내줘 미사일 사수는 이를 보고 정밀한 타격까지 가능하다. 게다가 ‘파이어 앤 포겟’, 즉, 발사 후 망각방식도 사용할 수 있다.
무엇보다 스파이크 NLOS는 당초 전차를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진 미사일로 전차의 장갑도 관통이 가능한 ‘탠덤’(Tandem) 탄두가 장착돼 있는 것도 장점이다. 따라서 단 한발로 해안포를 완전하게 파괴할 수 있다.
우리 해병대와 해군이 주로 스파이크 NLOS 미사일을 운용 중이다. 미 육군도 AH-64E 아파치 가디언 공격헬기에 스파이크 NLOS를 장착하고 있다. 스파이크 NLOS를 이용해 32㎞ 떨어진 목표물을 정확히 타격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