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윤철순 기자】 국민의힘 공천이 막바지를 향하는 가운데, 공천관리위원회가 ‘김건희 특검법’ 폐기 이후 현역 의원 물갈이를 대거 단행하자 공천 탈락 의원들이 탈당하거나 이의를 신청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영남 3선인 이채익 의원(울산 남구갑)은 6일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예고했다. 이 의원은 이날 공관위가 자신의 지역구를 ‘국민추천제’ 대상으로 지정한 것과 관련해 “잠깐 당을 떠나 승리해서 돌아오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 추천제라고 하는 게 사실 깜깜이, 밀실 (추천) 아니냐. 무조건 꽂으면 다 찍어준다는 오만한 생각을 당 지도부나 공관위에서 하는 것 같다”며 “당 지도부나 공관위에 정치를 제대로 오래 한 사람이 거의 없다. 그 결정(국민추천제)을 국민이, 당원이 동의해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탈당 선언 시점에 대해서는 “오늘 측근과 당직자들하고 의논해서 공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 의원은 ‘공관위가 재배치 제안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일체 그런 것이 없었다”고 했다.
이 의원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 국민의힘이 저를 버렸다”며 “저는 절대 좌절하지 않겠다. 더욱더 단단하게 전진하겠다. 잠시 떠나더라도 승리해서 복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영남 초선인 홍석준 의원은 당 공관위에 이의 신청을 했다. 홍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를 단수추천 할 경우 당이 다시 ‘탄핵의 강’에 발을 담그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단수수천 철회와 경선 보장을 요구한 상태다.
홍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하위평가 10%~30% 이하는 감점, 도덕적 결함이 있을 때는 경선 배제한다는 게 대원칙”이라며 “대원칙에 어긋나는 것이 하나도 없는 상황에서 배제됐다는 것은 정무적 판단이라는 미명 아래 (공천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라고 했다.
홍 의원은 ‘유 변호사 단수 공천이 사전에 내정된 것으로 보냐’는 질문에 “속단하긴 이를 것 같다”면서도 “공관위원장이 ‘고심에 고심하고 정무적 판단을 했다’는 말씀 속에 여러 의미가 있지 않을까”라며 여지를 남겼다.
‘국민공천’ 지역구 류성걸·양금희·이채익 사실상 컷오프
서울 강남 초선인 유경준 의원도 공천 심사 자료의 핵심 근거인 당내 경쟁력 평가에서 우위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고동진 전 삼성전자 사장을 우선추천한 공관위 결정에 공정성을 문제 삼고 있다.
유 의원은 “황당하다. (내가) 그냥 1등도 아니고 압도적 1등”이라며 “경선 붙여야 하니 날리려고 작정한 것 같다. 고동진 사장은 원래 비례대표 하고 싶다는 사람이었는데, 억지로 불러와 면접을 시켰다. 그때부터 이상했다”고 했다.
그는 ‘공관위로부터 재배치 전화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저는 해당사항이 없다. 재배치 전화를 받은 건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이나 이의신청 여부에 대해 “모두 포함해서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국민추천제 지역인 류성걸(대구 동·군위갑)·양금희(대구 북갑) 의원은 현재까지 거취를 확정하지 못했다. 두 의원은 지지자들과 향후 행보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관위는 전날 서울 강남권과 대구, 울산 등 5개 지역구에 ‘국민공천’ 제도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류성걸·양금희·이채익 의원은 국민공천을 신청할 수 있지만 당 내에선 사실상 컷오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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