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산양 멸실 건수, 전년 대비 18배 이상…구조 건수도 크게 늘어
“노령·어린 산양 숨진 사례 많아”…먹이 늘리고 구조 활동 ‘분주’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지난 겨울 강원 지역을 중심으로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산양이 숨진 사례가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5일 문화재청이 집계한 ‘최근 5년간 겨울철 산양 멸실 건수’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전국 각지에서 산양 사체를 확인해 신고한 사례는 총 277건이었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국가지정문화재는 전부 혹은 일부가 멸실, 유실, 도난당하거나 훼손됐을 경우 그 사실을 문화재청에 신고해야 한다.
천연기념물의 경우, 사체를 발견했을 시 멸실 신고를 하게 돼 있다.
최근 4개월간 숨진 채 발견된 산양 수는 예년보다 많이 늘어난 것이다.
2022년 11월∼2023년 2월에 신고된 건수(15건)와 비교하면 18배를 훌쩍 넘는 수치다. 2019년부터 매해 겨울에 신고된 산양 멸실 사례가 15∼18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대폭 늘었다.
특히 최근 신고된 사례 대부분은 양구, 화천, 고성 등 강원 지역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번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서 먹이를 찾지 못하는 개체가 늘어난 게 아닌가 싶다”며 “죽은 개체를 보면 나이가 들었거나 어린 산양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산양의 힘겨울 겨울나기가 이어지면서 구조 활동도 잇따르고 있다.
국립공원공단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산양 55마리를 구조했으나, 이 가운데 35마리가 치료중 폐사했다. 한국산양사향노루보호협회에서는 평소의 2배에 달하는 양의 먹이를 주고 있다고 문화재청은 전했다.
산양은 가파른 바위로 형성된 높고 험한 산악지대에 주로 서식하는 동물이다.
겨울철에는 두꺼운 털이 빽빽하게 나와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고 먹이가 부족하면 나무껍질이나 이끼류를 섭식하며 겨울을 보낸다. 현재 멸종위기 야생생물Ⅰ급이자 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 중이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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