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이혼소송 중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비서를 고소했다.
노 관장이 “비서가 5년간 노 관장의 개인 계좌와 나비 공금 등에 26억 원을 빼돌렸다”고 고소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중앙일보가 5일 보도했다.
서울 용산경찰서는 노 관장의 비서로 일한 A씨를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및 사문서위조 등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고 지난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9년 아트센터 나비에 비서로 입사해 일정 관리와 심부름을 하는 등 노 관장을 보조하는 업무를 했다.
A씨는 같은 해 보관하던 노 관장의 신분증 사본과 인감도장을 이용해 노 관장 예금 계좌가 있는 시중은행에 인터넷뱅킹 신청을 하고 OTP 카드까지 발급받았다.
이후 2019년 12월부터 2023년 말까지 노 관장 계좌에서 매월 한두 번씩 금액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이체한 금액은 적게는 100만~200만 원부터 많게는 4000만 원~5000만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식으로 A씨는 수십 회에 걸쳐 총 19억 7500여만 원을 자신의 계좌로 이체했다.
A씨는 2020~2022년 같은 은행에 노 관장 명의를 도용해 계좌를 개설한 뒤 두 차례에 걸쳐 총 1억 9000만 원을 대출받아 자신의 계좌로 빼돌린 혐의도 받는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해 5월 아트센터 직원을 속여 공금 5억 원을 송금받아 빼돌린 혐의 또한 받는다.
A씨는 현재 불구속 상태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범행은 재무 담당 직원 B씨에게 발각됐다. B씨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5월 “관장님의 ‘세컨드 폰’에서 연락이 올 수 있으니 입력해 두라”며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줬다. 그러나 알고 보니 이는 노 관장이 아닌 A씨의 번호였으며 A씨는 며칠 뒤 노 관장을 사칭해 “빈털터리가 돼서 소송자금이 부족하다. 상여금으로 5억 원을 송금하라”는 취지의 문자메시지를 B씨에게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당시 A씨가 내부자만 알 수 있는 내용을 언급했고 관장님의 (문자메시지) 말투를 따라 해 전혀 의심하지 못하고 송금했다”라고 경찰에 진술했다.
이후 B씨가 상여금 지급에 따른 세금(2억 원) 문제를 노 관장에게 보고하려 하자 A씨는 이를 제지하며 수상한 모습을 보였다. 결국 연말 결산이 다가온 지난해 12월 B씨는 노 관장에게 보고를 강행했고 뒤늦게 사건을 인지한 노 관장은 직접 은행을 방문해 계좌 내역을 확인했다.
그 결과 A씨가 공금 5억 외에도 노 관장 명의를 도용한 계좌로 총 21억 6000여만 원을 빼돌린 사실을 알게 돼 A씨에게 해당 내용을 확인하는 진술서를 받았다.
당시 A씨는 5년간 거액을 빼돌린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금전의 행방이나 공모 여부 등에 대해 함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노 관장 측은 A씨를 지난 1월 경찰에 고소했다.
매체에 따르면 당시 노 관장 측은 “사건 범행이 매우 치밀하고 계획적으로 저질러진 점 등을 감안해 보면 가족 또는 지인이 범행에 가담했을 가능성도 매우 높다”라며 “아직 쓰지 않는 금원이나 3자에게 보관시킨 금원 등에 관해 조사를 빨리 진행해달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A씨는 “따로 말씀드릴 게 없다”라고 매체에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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