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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투자 12년 만 최대 증가라지만 ‘반짝’ 효과… “건설·소비 우려 지속”

조선비즈 조회수  

올해 첫 달 경제 지표가 나쁘지 않게 나왔다. 생산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고, 지지부진했던 소비가 회복세를 보였다. 건설 시공 실적은 12년여 만에 최대 규모로 증가했다.

하지만 설비투자가 감소한데다, 건설투자의 경우 일부 대규모 건설 현장의 완공 전 마무리 공사가 몰린 ‘반짝’ 효과가 나타난 것이어서 아직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선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수출과 생산이 우리 산업 전체를 이끌고, 건설과 내수가 부진한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 단지. /뉴스1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 단지. /뉴스1

◇ 1月 건설투자 12% ‘급증’했지만 수주는 54% ‘뚝’

통계청이 4일 발표한 ‘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全)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4% 늘며 지난해 11·12월에 이어 3개월 연속 증가했다. 석 달째 전산업 생산이 증가한 것은 2년 만의 일이다. 소매 판매(소비)도 0.8% 증가해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무엇보다 건설기성(불변) 투자 호조가 눈에 띈다. 지난 1월 한 달간 건설업체의 국내 공사 현장별 시공 실적 금액은 전월 대비 12.4% 증가했다. 2011년 12월(14.2%) 이후 12년1개월 만의 최대 증가다.

분야별로 보면 건축(12.3%)과 토목(12.8%)에서 모두 두 자릿수 증가를 나타냈다. 각각 11년4개월, 2년1개월 만의 최대 증가다. 토목의 경우 울산 신항 북항 지구 등에 짓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공사의 완공 전 마지막 집행이 실적을 견인했고, 건축 역시 6700세대가 입주하는 개포동 재건축 아파트 단지의 준공 전 인테리어 등 마무리 공사가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증설도 여기에 기여했다.

하지만 이런 성적은 반짝 효과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통상 4~6분기 후 건설기성 투자 성적으로 가시화하는 건설 수주(경상)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 53.6%나 감소했다. 이는 2010년 10월(-58.9%) 이후 13년3개월 만의 가장 큰 폭의 감소다. 김귀범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영향, 고금리에 따른 건설비용 상승 등 문제가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말했다.

건설기성 투자 추이. /통계청 제공
건설기성 투자 추이. /통계청 제공

◇ “LNG터미널·개포동·갤럭시S24·겨울방학… 일시 효과”

정부 역시 이런 움직임이 일시적이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건설·소비 부진’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김 과장은 “(건설·소비 분야가) 이번에 긍정적인 수치를 보이긴 했으나 일시적인 요인이 반영된 것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건설 및 소비 부진 기조에서 반등했다고 보긴 어렵다”며 “다음 달엔 (원래 추세대로) 돌아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앞서 최근 경제 동향 분석을 통해서도 ‘건설투자 부진 가시화’를 심각한 문제로 우려한 바 있다. 김 과장은 ‘2월 최근 경제 동향(그린북)’을 발표하며 “건설투자 지표는 1년여 전 건설 수주가 착공하며 영향을 주는 것인데, 당시 물량 자체가 많지 않았던 상황이라 지금 그 효과가 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고 이야기했다.

소비 역시 반등했다고 보기엔 아직 무리가 있다는 것이 정부의 인식이다. 특히 1월 소비에는 ‘갤럭시S24′ 등 새 스마트폰 모델 출시 영향이 강하게 작용한 측면이 있었다. 김 과장은 “(휴대폰 효과 외에도) 겨울방학에 따라 (국내) 여행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작용했다”며 “소비 지표가 긍정적으로 나오긴 했지만, 이런 추세가 이어질지는 확실치 않아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기재부는 이날 ‘1월 산업활동동향 및 평가’ 자료를 통해 “반도체 등 주력 산업 업황 반등과 수출 개선 흐름 지속, 세계 경제 연착륙 전망 확산 등이 생산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소비·투자 분야에서 가계부채와 부동산 PF 리스크, 건설 수주 부진, 주요 사업장 공사 지연 등이 하방 요인”이라며 “민생·내수 취약 부문으로의 회복세 확산에 총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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