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독립 언론 ‘프놈펜포스트’(Phnom Penh Post)가 광고 수익 감소 등으로 인해 신문 발행을 멈춘다.
프놈펜포스트는 1일 SNS를 통해 알림문을 내고 이달 29일부터 영어와 크메르어 신문 발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매체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그에 따른 경기 침체로 회사의 광고 수익이 크게 감소했다. 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소셜미디어를 통한 광범위한 뉴스 유통 등도 심각한 재정적 어려움을 초래했다”며 “우리 주주들은 30년 이상 운영해온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신문을 계속 발행하기 위해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하고 수익 창출을 위해 온갖 노력을 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여전히 이 손실을 감당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프놈펜포스트가 알림문을 올린 X(구 트위터) 게시글에는 “유감이다” “온라인 발행은 계속 하나” “오래 전에 질이 떨어졌으니 당연하다” 등의 반응이 따라붙었다.
리 타이셍(Ly Tayseng) 프놈펜포스트 최고경영자(CEO) 겸 발행인은 온라인 기사 발행은 계속할 예정이라고 2일자 AP통신을 통해 밝혔다.
프놈펜포스트는 지난 1992년 미국인 마이클 헤이스와 캐슬린 오키프가 설립한 독립 언론이다. 격주 영자 신문으로 시작한 프놈펜포스트는 이후 크메르어판을 만들었고 2008년부터 매일 발행해왔다. 국내에선 지난 1997년 6월, 일본군에 의해 1943년 ‘위안부’로 끌려갔던 ‘훈 할머니’(한국이름 이남이) 보도를 한 매체로 관심을 받은 바 있다.
AP통신은 “2017년 훈 센 당시 캄보디아 총리의 정부는 독립 언론을 강력하게 탄압했다”며 정권 탄압과 수익 감소 등으로 캄보디아 독립 언론이 겪었던 어려움을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프놈펜포스트는 1993년 창간한 캄보디아데일리와 경쟁하면서 번성기를 맞았고, 두 매체 모두 젊은 기자들을 위한 ‘훈련소’ 역할을 했다.
그러나 캄보디아데일리는 2017년 정치적 이유로 여겨진 세금폭탄을 맞고 폐간했다. 프놈펜포스트 역시 정치적 압력에 시달리다 2018년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 이익을 대변하는 것으로 알려진 말레이시아 투자자에게 매각됐다. 이후 몇몇 고위직 간부 등이 퇴사한 뒤 프놈펜포스트의 특징이던 공격적이고 독립적인 보도가 사라졌다는 평가가 있다.
지난해에는 캄보디아에 남은 몇 안 되는 독립 언론 ‘민주주의의 목소리’(Voice of Democracy radio)가 운영을 중단했다. 이는 훈 센 총리가 해당 매체 기사가 자신의 아들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폐쇄 명령을 내리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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