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을 늘리는 문제를 두고 정부와 의사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경찰이 지난 1일 전공의 집단 이탈을 부추긴 혐의 등으로 대한의사협회(의협) 전현직 간부 5명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고 연휴 마지막 날인 3일까지 병원으로 복귀하지 않는 전공의에 대해 4일부터 면허 정지와 형사고발 등 법적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누리집에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 등 전국 수련 병원 전공의 대표급 13명에게 업무개시(복귀) 명령서를 공고했다.
행정안전부가 사실과 다른 내용의 3·1운동 관련 카드뉴스를 제작했다가 뒤늦게 삭제했다. 행안부는 3·1운동에 대해 “만주 하얼빈에서 시작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독립선언과 동시에 만주, 한국, 일본 등에서 일어난 대규모 항일 독립운동”이라고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설명했다. 하얼빈에는 임시정부가 머문 적이 없고 임시정부는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해 1919년 4월11일 중국 상하이에 수립했다.
형제복지원 인권침해사건을 처음 공론화했던 한종선 형제복지원피해생존자모임 대표가 형제복지원 실상을 재현한 모형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한겨레가 이를 2일자 1~5면에 걸쳐 집중 조명했다. 그는 형체가 남아있지 않으면 제대로 이해할 수 없고 빨리 잊히기에 모형을 만든다고 했다. 현재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들이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에서 국가폭력을 인정받고 국가배상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 4일부터 법적대응, 5대 병원장 ‘돌아오라’ 호소
의협은 3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전국 의사 총궐기 대회’를 열 예정이다. 의협 비대위는 경찰 압수수색에 대해 “전공의들의 자발적 의사로 이뤄진 사직서 제출을 의협 비대위가 교사했다고 누명을 씌우는 등 정부의 황당한 행태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며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 드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의사 회원들은 3일 여의도로 모여 우리의 울분을 외치고 희망을 담은 목소리를 대한민국 만방에 들려주자”고 했다.
언론에서는 전공의들이 주말 사이 복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2일 국민일보는 사설 <전공의 주말엔 복귀해 의료대란 막아야>에서 “전공의들은 우선 환자 곁으로 돌아온 뒤에 정부와 대화를 이어 나가는 게 현명한 선택”이라며 “그 어떤 불만이 있더라도 대규모 면허정지로 의료체계가 마비돼 환자들이 죽어나가는 사태만큼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일보는 “그렇지 않고 명분 없는 진료 거부가 계속된다면 국민들은 더 이상 그들을 숭고한 직업군이 아니라 사람 목숨을 담보로 잇속만 챙기려는 집단으로 여길 것”이라며 “정부는 자칫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의료 대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만반의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도 사설 <의사 수사 시작, 병원장들 “환자에게 돌아오라” 잇단 호소>에서 “환자들을 돌보면서 의대 증원의 적정 규모나 필수·지역 의료 정상화 방안에 대해 정부와 대화해 풀어나가는 것이 의사로서 숭고한 책무에 부합하는 길”이라며 “의료계와 정부가 환자를 먼저 생각한다면 의대 증원의 원칙을 지키면서도 현실적 접점을 마련하는 일이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3·1운동 역사 왜곡 행안부 카드뉴스 논란
2일자 지면에선 한겨레가 행안부의 3·1운동 카드뉴스 소식을 다뤘다. 한겨레는 행안부 카드뉴스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은 1919년 4월11일로 임시정부는 3·1운동의 정신을 계승해 세워졌다”며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세워진 곳 역시 하얼빈이 아니라 중국 상하이”라고 보도했다.
야당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광복 이전의 독립운동사를 폄훼하기 위한 윤석열 정부의 ‘의도적 실수’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헌법 전문 첫 줄에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이라고 명시돼 있는데 이를 몰랐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해프닝은 결코 단순한 실수가 아니다”라며 “입맛대로 역사를 재단하고 왜곡하려는 시도는 꿈도 꾸지 말라”고 했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기가 막혀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며 “전직 장관으로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고 했다. 조국 조국개혁당 인재영입 위원장도 “처음에는 가짜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행안부는 SNS 관리하는 업체 핑계는 더이상 대지 말고, 진심 어린 사과를 하라”고 했다. 행안부는 “역사적 오류를 확인하고 삭제했다”며 “앞으로 이런 실수가 없도록 주의하겠다”고 삭제 이유를 밝혔다.
“집념이 쌓아 올린 ‘지옥의 디테일’”
한겨레는 토요판 1~5면에서 <표현 못할 참혹함을 ‘모형’으로…집념이 쌓아 올린 ‘지옥의 디테일’>에서 한종선 대표가 형제복지원 인권침해사건 진상규명을 요구한 2012년부터 형제복지원의 건물 구조, 각종 가혹행위와 폭행 모습을 직접 만들어 모형으로 제작한 것을 사진으로 담았다.
한 대표는 초기에 소형 건물들로는 당시 내부 구조와 그 안에서 벌어졌던 일을 구현하는데 한계를 느껴 2022년 작업실을 얻고 건물 크기를 키우면서 세부 묘사를 가능하게 했다. 부산 주례동 형제복지원 건물 구조를 실제로 재현해 실제 건물 순서와 높낮이까지 반영해서 배치했다. 자신과 자신의 누나(한신예)가 1984년 동광파출소에서 형제복지원으로 끌려가던 장면도 모형으로 만들었다. 해당 모형은 한종선과 그의 누나 한신예 등 20명이 제기한 손배소 증거로 제출하려 한다.
국가를 대상으로 한 손배소 판결은 지금까지 3차례 있었다. 지난해 12월21일 첫 국가배상 판결을 시작으로 지난 1월31일과 2월7일 선고가 있었다. 한겨레 보도를 보면 법원이 형제복지원 인권유린에 국가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다는 의미가 있지만 한계도 분명했다. 1인당 8000만 원을 기준으로 수용 햇수를 곱해 배상금을 산출했다.
한겨레는 “납치와 감금·학대로 교육 기회를 빼앗고 장애, 질병, 사망, 사회적 낙인 등을 낳아 평생을 파괴한 책임을 단순히 수용 기간으로 좁혀 계산하는 게 맞냐는 지적이 일었다”고 전했다. 이마저도 정부는 세 건을 모두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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