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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F-16 열달간 3대 추락…사고원인·안전대책 발표 언제

연합뉴스 조회수  

작년 5월·12월·올해 1월 추락…연료통 투하 후 비상착륙한 사례도

사고에도 비행 중단 조치 없어…인근 주민 불안 외면 지적

미 7공군 “비행 중단 필요성이 제기되지 않아”

이륙하는 F-16 전투기
이륙하는 F-16 전투기

(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한미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디펜스'(Vigilant Defence)가 시작된 30일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공군 오산기지에서 F-16 전투기가 이륙하고 있다. 2023.10.30 xanadu@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김은정 기자 = 주한미군 F-16 전투기의 잦은 추락사고에도 미군 측이 사고원인과 안전대책을 발표하지 않아, 사고 발생 지역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이 느끼는 불안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최근 10개월 동안 주한미군 F-16 전투기는 3번이나 추락했다.

작년 5월 6일 전라북도 군산에 있는 주한미군 제8전투비행단(이하 8전비) 소속 F-16 전투기 1대가 경기도 평택에 있는 농지 인근에 추락했다.

당시 조종사는 무사히 탈출하고 민간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지만, 만약 추락한 전투기가 민가에 떨어졌더라면 인명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였다.

같은 해 12월 11일에는 군산 공군기지를 이륙한 주한미군 F-16 1대가 서해에 추락했고, 추락 직전 탈출한 조종사는 무사히 구조됐다.

올해 1월 31일에도 주한미군 F-16 전투기가 군산기지에서 이륙해 비행 중이던 긴급상황이 발생해 조종사가 비상 탈출했다. 전투기는 충남 서산 앞 서해상에 추락했다.

지난달 22일에는 8전비 소속 F-16 전투기가 전북 군산 새만금 인근을 비행하던 중 연료통을 서해에 떨어뜨리고 군산 공군기지로 돌아와 비상착륙했다.

비행 중 긴급상황이 발생해 조종사가 비상착륙을 위해 기체에 부착된 두 개의 외부 연료통을 떨어뜨린 것이다.

주한미군은 작년 5월과 12월, 올해 1월에 발생한 3건의 추락과 지난달 연료통 투하 후 비상착륙과 관련해 사고 원인을 발표하지 않았다. 잦은 사고에도 F-16 전투기 비행중단 조치도 내리지 않았다.

한국 공군이 전투기 추락 사고 때마다 사고 원인을 규명해 발표할 때까지 비행중단 조치를 취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공군, 한미 연합공중훈련 '쌍매훈련' 실시
공군, 한미 연합공중훈련 ‘쌍매훈련’ 실시

(서울=연합뉴스) 공군이 지난 24일부터 28일까지 한미 연합공중훈련 ‘쌍매훈련’을 실시했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은 28일 한국 공군 F-35A 3대가 미 공군의 F-16 2대와 편대비행 하는 모습. 2023.7.28 [공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주한 미 7공군은 군산 기지(8전비)에서 F-16 2개 대대, 오산 기지(51전비)에서 F-16 1개 대대를 운용하고 있다. 1개 대대가 보유한 전투기는 약 20대로 주한미군은 약 60대의 F-16 전투기를 보유한 셈이다.

F-16은 1970년대에 개발된 전투기로 주한미군에는 1981년에 처음 배치됐다.

최초 배치 이후 43년이나 지난 기종이어서 전투기 노후화가 최근 잦은 사고의 원인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그러나 미군은 오래된 기종에 대해 주기적으로 업그레이드를 실시하기 때문에 노후화가 사고의 원인이 아닐 것이라는 반론도 있다.

미 7공군 측은 최근 잦은 사고의 원인에 관한 연합뉴스의 서면 질의에 “개별 사고에 대한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사고조사위원회의 보고서와 함께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 원인을 추정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7공군 측은 ‘3건의 F-16 추락 사고 원인이 언제 발표되느냐’는 질문에는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공개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작년 5월에 발생한 F-16 추락 사고는 10개월이나 지났는데도 아직 조사 중이어서 발표 계획이 없다고 답한 것이다.

주한미군은 사고 조사가 끝난 이후에도 그 결과를 언론에 공개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미 공군, 이달 초 F-16 동원 '엘리펀트 워크' 훈련
미 공군, 이달 초 F-16 동원 ‘엘리펀트 워크’ 훈련

(서울=연합뉴스) 미 공군이 이달 초 국내 공군기지에서 F-16 ‘파이팅 팰컨’ 등 전투기 수십 대를 동원해 지상활주 훈련인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코끼리 걸음)를 실시한 것으로 28일 확인됐다. 미 공군은 지난 2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 7공군 산하 제51전투비행단과 제8전투비행단 등이 참여한 훈련 사진을 대거 공개하며 신속한 항공전투력 전개를 위한 ‘매머드 워크’ 훈련을 했다고 밝혔다. 2023.5.29 [미 공군 페이스북 캡처] photo@yna.co.kr

그러나 최근 주한미군 F-16 관련 사고는 이례적인 빈도로 발생하고 있어 미 공군기지나 사고 발생 지역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의 안전을 고려해 사고원인이 규명될 때까지 비행중단 조치를 취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7공군은 비행중단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각각의 주요 항공기 사고를 독립적이고, 관계없는 사고로 취급한다”며 “조사결과가 이와 다르게 나타나지 않는 한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고 조사결과, 특정 기종의 비행중단 필요성이 제기되면 공군 수뇌부는 그 결정(비행중단)을 기꺼이 고려하겠지만, 지난 3건의 F-16 추락 사고에 대한 초기 조사결과에 따르면 비행중단 필요성이 제기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잦은 F-16 추락 사고에 대한 한국민의 우려에 대해서는 “운용 기지 주변에 거주하는 모든 주민의 안전에 대한 우려를 이해하고 있다”며 “항공기 사고를 방지하고, 한국 국민과 미군 관계자의 생명과 재산 피해를 막기 위해 모든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7공군은 ‘F-16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를 취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모든 조사 절차가 끝나지 않아 상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 없지만, 작년 5월 사고에 대한 초기 단계 조사 결과는 부대 수뇌부에 전달돼 안전 문제 해결을 위한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답했다.

hojun@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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