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파동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는 가운데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가 광주 출마 기자회견을 돌연 연기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새로운미래가 “민주세력의 결집과 확장을 위해 긴급히 해야 할 일이 생겼다”고 밝히면서 민주당 탈당파와 연대 가능성에 급격히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다.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의 집단 행동 조짐에 새로운미래 내부에선 이들과의 ‘세 불리기’에 성공할 경우 4·10 총선에서 ‘기호 3번’ 확보도 가능할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
3일 새로운미래에 따르면 이날 광주 김대중 컨벤션센터에서 예정된 이 대표의 출마 회견은 잠정 연기됐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대표의 출마 지역으로 광주 서을 등이 거론돼왔다.
회견 연기 배경에는 민주당 공천 갈등에 따른 비명계 현역 의원들의 추가 탈당 조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민주당에서 현역 의원 하위 20%를 통보 받거나 공천에서 배제된 의원 가운데 박영순 의원은 이미 탈당해 새로운미래에 합류했다. 자신이 하위 10% 평가를 받았다고 밝힌 박 의원은 지난달 28일 새로운미래에 입당하면서 “이재명에 반대했던 의원들과 함께 처절하게 정치 보복을 당한 결과”라며 “민주당에서 어떠한 정치적 소신도 펼칠 수 없고, 민주주의를 펼칠 수 없는 최악의 사태에 이르렀기 때문에 새로운미래를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
마찬가지로 하위 평가 10% 통보에 반발해 민주당을 탈당한 설훈 의원은 우선 무소속 출마를 택했다. 설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부천을에 무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하고 추후 비명계 모임이 새로운미래와 구상 중인 것으로 알려진 ‘민주연합(가칭)’을 통해 다시 세력을 합치는 방안도 고심 중이다. 특히 새로운미래에 대해서도 “이런 구상에 동의할 것으로 본다”며 합류 가능성을 열어 놓았다.
친문계 핵심인 홍영표 의원도 조만간 자신의 거취에 대한 입장을 밝힐 전망이다. 홍 의원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부평을이 영입 인재인 박선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이동주 비례대표 의원의 경선 지역으로 지정되자 곧바로 탈당을 시사했다. 그는 페이스북에 “민주주의를 거꾸러뜨리고 흔드는 윤석열의 검찰독재와 이재명의 사당화에 맞서 싸우겠다”며 “새로운 정치를 고민하는 분들과 뜻을 세우겠다”고 선언했다.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선 “(탈당이라는) 선택지가 열려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며 탈당 규모에 대해 5~10명으로 내다봤다.
|
새로운미래 입장에선 민주당을 탈당하는 현역 의원들을 최대한 빠르게 흡수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이낙연 공동대표는 지난달 29일 BBS 라디오에서 “동지들을 받아들이면서 내가 언제든지 동지들을 위해서 자리를 열어드릴 용의가 있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며 비명계 의원들을 향해 낮은 자세로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기도 했다. 현재 새로운미래에 현역 의원은 공동 대표인 김종민 의원과 박 의원 등 2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줄탈당’이 예고된 상황에서 이들을 최대한 영입하면 현재 원내 3당인 녹색정의당(6석)보다 많은 의석을 확보해 오는 선거에서 정당기호 3번을 차지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새로운미래와 합당해 11일 만에 갈라진 개혁신당은 현재 현역 의원 4명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민주당 탈당 의원들이 하나의 세력으로 결집할 경우 새로운미래와 힘을 합치는 과정이 순탄치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 출신 의원들은 새로운미래에 흡수되는 것이 아닌 ‘세력 대 세력’으로 동등하게 합쳐지는 것을 원할 수 있지만 이 같은 조건이 제시될 경우 새로운미래가 받아들일지 미지수다. 또 지도부 인선과 출마 지역구 조율 등도 넘어야 할 관문이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