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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교육비 잡기도 ‘백약이 무효’…작년 가구 부담 더 커졌다

연합뉴스 조회수  

영유아·학생·N수생 자녀 가구 학원비 10% 늘어…물가상승률 3배

‘킬러문항’ 논란·의대 열풍·자사고 존치 여파인 듯

의대정원 확대에 '초등 의대반' 문의 쇄도
의대정원 확대에 ‘초등 의대반’ 문의 쇄도

지난해 10월 17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 앞에 교육 과정과 관련한 광고 문구가 적혀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정부가 사교육비를 잡겠다며 지난해 9년 만에 종합 대책을 내놨지만, 사교육비 지출은 가파르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대 열풍이 여전한 가운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 배제 논란까지 겹치면서 사교육을 자극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을 보면 지난해 미혼 자녀가 있는 부부 가구의 학생 학원 교육비 지출은 월평균 39만9천375원으로 조사됐다.

전년(36만3천641원)보다 9.8% 증가한 것이다.

학생 학원 교육비 지출은 초·중·고교생은 물론 취학 전 아동, 재수생·N수생들의 보충·선행학습을 위해 가구가 쓴 돈을 의미한다.

입시·보습학원, 예체능 학원, 개인 과외비, 방문학습지, 체험 교육 등이 모두 포함된다.

교육부·통계청이 매년 3월 발표하는 초·중·고 사교육비 통계는 초·중·고교생만을 대상으로 하지만, 이 통계는 영유아는 물론 재수생, N수생 사교육비까지 잡혀 대상이 더욱 넓다.

미혼 자녀가 있는 부부 가구의 학생 학원 교육비 지출은 코로나19 유행으로 대면 활동이 줄어든 2020년 이후 3년 연속 늘었다.

2021년에는 30만7천426원으로 전년 대비 22.3% 늘었고, 2022년에는 36만3천641원으로 18.3% 증가한 바 있다.

증가율 자체는 점점 낮아지고 있으나, 아직도 작은 수준이라고 볼 순 없다.

작년 학원 교육비 지출 증가세는 소비자물가 상승률(3.6%)의 세 배에 가깝다.

지난해 6월 2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학원에 수능 시험과 관련된 광고 문구가 쓰여져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6월 22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한 학원에 수능 시험과 관련된 광고 문구가 쓰여져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앞서 교육부는 2022년 초·중·고교생 사교육비가 26조원을 찍으며 2년 연속 최대를 기록하자 9년 만에 종합 대책을 마련했다.

대책에는 수능 킬러문항 출제 배제, 유아 대상 영어학원의 ‘영어유치원’ 편법 운영 단속, ‘초등 의대 입시반’ 실태 점검, 늘봄학교 확대 등 방안이 담겼다.

이와 함께 교육부는 학생 1인당 사교육비 증가율을 소비자물가 상승률 이내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2023년 전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 목표는 24조2천억원으로, 전년보다 6.9% 줄이겠다고도 했다.

조사 대상이 다소 달라 초·중·고 사교육비 증가세를 예단할 수 없지만 지난해에도 여전히 영유아, 학생, N수생 자녀를 둔 가구는 이 같은 정책 효과를 체감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

작년 사교육비 증가는 의대 선호 현상이 여전히 두드러진 상황에서 수능 5개월여를 앞두고 정부가 갑자기 수능에서 킬러문항을 제거하겠다고 밝히면서 수험생 혼란을 가중한 점도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송경원 녹색정의당 정책위원은 “학벌 사회와 대학 서열 등 사교육비 증가 원인에 대한 해소가 부족한 상황에서 킬러문항 배제 방침, 자율형사립고·외고 존치로 사교육 수요를 자극했다”며 “입시 사교육비가 앞으로 개선될 수 있을지 여러모로 염려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porque@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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