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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준비생 큰 장 열렸다…경쟁 학원 모의고사 도입, 직장인 야간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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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의과대학·대학원 학위수여식이 열린 지난달 27일 종로구 서울대의대에서 졸업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서울대학교 의과대학·대학원 학위수여식이 열린 지난달 27일 종로구 서울대의대에서 졸업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의대 정원을 한번에 2000명 확대하기로 하면서 2025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N수생’이 역대 최대 규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학원가에서는 이들을 잡으려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이른바 ‘의대 막차’로 불리는 추가모집 전형에 5명을 뽑는데 3000여명의 수험생이 몰리며 경쟁률이 600대 1을 넘어서는 등 ‘의대 열풍’은 학원가에 확실한 캐시카우(수익원)기 때문이다.

의대 증원으로 올해 학원가에 큰 시장이 열리자 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수험생들이 몰리는 유명 학원의 모의고사를 경쟁 학원이 도입하는 모습도 나타났다. 직장인이 회사를 다니며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야간반을 개설한 학원도 있다. 의대 합격을 위한 유료 컨설팅도 횡행하고 있다.

◇의대 광풍에…어제의 적도 오늘의 동지? 모의고사 문제 공유

1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 A학원은 최근 B학원의 모의고사를 도입했다. B학원은 자체 개발한 모의고사로 의대 준비생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대치동 학원가를 평정한 곳이다. 고난도·지엽적인 문제까지 방대한 분량으로 대비할 수 있어 1점 차이로 합격·불합격이 갈리는 의대 입시판에서 입소문이 난 모의고사다. B학원은 덕분에 월 300만원의 비싼 학원비(수강료·모의고사·교재비 등)에도 불구하고 수험생들로 북적이며 매출 2427억원(2022년 연결 기준)을 기록했다.

이제 수험생들은 A학원에 다니며 B학원의 모의고사 문제를 풀고 해설을 들을 수 있다. A학원은 ‘개념부터 고난도까지 한번에’, ‘모든 곳에서 완벽함을’, ‘문항 배치와 시험지 양식 등 실제 수능을 완벽히 구현한 모의고사’ 등의 문구로 홍보하고 있다. 교육계에선 “의대 증원으로 역대급으로 들썩이는 분위기에서 양질의 콘텐츠를 확보해 학생들을 끌어 모으는 전략”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직장인을 위한 야간반도 있다. A학원은 이달 중순 야간반을 개강하는데 ‘대학 합격 후에도 남은 미련’, ‘낮 시간 등원이 어려운 상황’, ‘의치한수(의대·치대·한의대·수의대) 메디컬의 꿈을 포기하지 마세요’라며 수강생을 모집하고 있다. 대학 강의나 직장 업무와 병행할 수 있도록 주2회 국어·수학을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별도로 탐구 과목을 배울 수 있다. 강남 C학원도 의대와 서울대를 준비하는 N수생(재수생 이상)을 위해 지난달 말부터 야간반 수업을 시작했다. 직장인들은 퇴근 후 주2회 국어, 영어, 수학 수업을 몰아서 듣고 밤 11시까지 자율 학습을 할 수 있다.

0.1% 최상위권을 위한 입시 컨설팅도 진행된다. D학원은 4시간에 80만원을 받고 일대일로 면접 준비를 도와준다. 학생들은 신청서와 학생부(학교생활기록부) 등을 제출한 뒤 컨설팅을 받을 수 있다. 의대, 치대, 한의대 등 최상위권 대학이 원하는 인재상에 맞춰 학생 장점을 도출하고 대학별 실전 면접을 도와준다는 게 D학원 설명이다.

조선일보DB
조선일보DB

◇5명 뽑는 의대行 막차에 3000명 몰려, N수생도 역대급

의대 광풍과 맞물려 N수생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종로학원은 의대 정원이 2000명 늘면 의대 합격 점수는 국어·수학·탐구 합산 4.5점 떨어질 것으로 추정했다. 한두 문제 차이로 아깝게 의대를 놓친 서울대, 포항공대, 카이스트 등 자연계열 대학생들이 휴학하거나 자퇴하고 수능을 다시 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2022년 국내 주요 5개 대학(서울대·포항공대·카이스트·연세대·고려대)에서 자퇴나 미등록 등으로 중도 탈락한 신입생은 1053명으로, 전체 신입생의 8% 수준이다. 올해는 이보다 늘어날 수 있다.

의대 추가모집 경쟁률도 치솟고 있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4학년도 대입에서 총 5명을 뽑는 의대 추가모집에 3093명이 지원했다. 경쟁률은 618.6대 1로 전년(410.5대 1)보다 합격이 치열했다. 충남대 의예과는 1명 모집에 790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뒤이어 건양대 의대(670대 1), 단국대 의대(619대 1), 원광대 의대(579대 1), 강원대 의대(435대 1) 순이었다.

‘의치한약수’(의대·치대·한의대·약대·수의대) 전체로는 22개 대학에서 27명을 추가모집으로 선발했다. 총 1만1035명이 지원했고 평균 경쟁률 408.7대 1을 기록했다. 치대는 3개 대학 4명 선발에 1822명이 지원(455.5대 1)했다. 한의대는 1개 대학 1명 모집에 532명이 몰렸다. 약대는 9개 대학 12명 추가모집에 3817명(318.1대 1)이, 수의대는 4개 대학 5명 선발에 1771명(354.2대)이 원서를 썼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5학년도 대입에선 재수생도 상당 부분 의대 준비에 나설 수 있다”며 “상위권 대학에 진학한 이공계 신입생뿐만 아니라 2~3학년도 의대 준비에 나설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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