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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번째 민족대표’ 스코필드 손자 “조부, 한국의 번영 믿었다”

연합뉴스 조회수  

3·1절 맞아 서면 인터뷰…”곤봉 든 일본 순사 앞에서도 기지 발휘했던 분”

“한국전쟁 후 조부가 도운 누더기 차림 고아, 사업가로 성공해 주변 도와”

2019년 한국 방문한 딘 케빈 스코필드
2019년 한국 방문한 딘 케빈 스코필드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안정훈 기자 = “할아버지는 한국이 결국 번영할 것이라 믿었습니다. 지금의 한국을 보시고 놀라실지 아니면 한국인의 저력과 회복력을 믿었기에 전혀 놀라지 않으실지 저도 궁금하네요.”

3·1 운동 당시 일제의 만행을 해외에 알려 ’34번째 민족대표’로 불리는 프랭크 윌리엄 스코필드(1889∼1970) 박사의 손자 딘 케빈 스코필드(62)씨는 1일 연합뉴스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조부의 한국에 대한 애정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에 거주하는 그는 건설사 중역으로 일하면서 현지 기념사업회와 대학 등과 협력하며 조부를 기리는 일을 지속하고 있다.

‘석호필'(石虎弼)이라는 한국 이름으로도 친숙한 그의 조부, 스코필드 박사는 세브란스 의학전문학교 교수 겸 선교사로 처음 조선 땅을 밟았다.

조선 민족의 계몽에 힘쓰던 스코필드 박사는 한국에서 점점 더 많은 제자가 일본 경찰에 연행되는 모습을 목격하고 행동에 나서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특히 박사는 1919년 3·1 독립만세 운동이 일어나고 얼마 뒤 만세운동을 이어가던 양민들이 무참히 목숨을 잃은 경기 화성의 ‘제암리 학살사건’을 사진에 담아 세상에 알리기도 했다. 독립을 위한 민족의 열망과 일제의 잔혹한 만행을 널리 알린 공로를 인정받아 외국인으로는 최초로 국립묘지 애국지사 묘지에 안장됐다.

스코필드씨는 아버지로부터 들은 조부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할아버지는 항상 당혹스러운 상황에서 기지가 뛰어났던 분”이라고 돌아봤다.

'34번째 민족대표' 스코필드 박사
’34번째 민족대표’ 스코필드 박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3·1 운동 당시 봉기가 일어난 현장에서 곤봉을 든 일본 순사가 사진을 찍고 있는 할아버지를 내려치려고 했다더군요. 할아버지께서 그 순사에게 ‘새 모자인데 망가뜨리면 안 되니 벗을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더니 오히려 그가 당황해하며 다른 사람을 때리러 가버렸어요.”

그는 “할아버지께서는 수감 중 일제에 의해 고문을 당한 많은 사람을 치료하기도 했다”며 “제암리와 (인근) 수촌리 학살 당시 심한 화상을 입은 사람들을 치료했던 할아버지의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파란 눈의 독립운동가’로 조선 독립에 힘쓰던 스코필드 박사는 결국 일제에 의해 반강제로 한국을 떠나게 된다. 광복 후 그의 헌신을 기억한 한국 정부의 초청으로 1958년 한국을 다시 찾아 서울대 수의과학대에서 후학을 길렀다.

광복을 맞이했지만 6·25전쟁으로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은 한국에서 박사는 고아를 돌보는 등 헌신을 이어갔다. 스코필드씨는 과거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어릴 적 할아버지에게 도움을 받았다는 고아를 만난 일화를 들려줬다.

“조부께서는 누더기를 입고 지독한 냄새가 났던 그를 꼭 안아주며 지갑에 든 것을 모두 손에 쥐여주셨다고 합니다. 그 고아는 지금 성공한 사업가로 성장해 조부께서 자신을 도와준 것처럼 다른 사람을 돕고 있습니다.”

스코필드씨는 조부의 이러한 헌신의 배경에 사회 공헌에 앞장섰던 집안 분위기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증조부께서는 자선 기부에 힘쓰셨던 분”이라며 “할아버지의 두 형제 중 한명은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이민을 가서 아파르트헤이트(흑백 인종 차별 정책) 반대 운동가로 활동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스코필드씨는 마지막으로 조부가 생전에 남긴 얘기를 들려주며 한국에 대한 조부의 깊은 애정을 상기시켰다.

“할아버지는 생전에 한 기자에게 말씀하셨죠. ‘나는 한국을 사랑하고, 한국과 한국인을 잘 안다. 현재 한국에는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가 있다. 한국은 앞으로 나아갈 수도, 쇠퇴할 수도 있는 중요한 순간에 서 있다. 모든 한국인이 단합하고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그래도 결국 한국이 안정되고 번영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 믿는다’라고요.”

hug@yna.co.kr

연합뉴스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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