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대 국회의원 선거까지 40여 일 남은 가운데 여야가 이른바 낙동강 벨트 9곳에서 ‘빅매치’를 벌일 것으로 보인다. 낙동강 벨트는 영남권이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을 배출한 지역인 만큼 여당의 우세지역은 아니다. 국민의힘은 이름 있는 중진들을 이곳에 재배치해 7곳 공천을 마무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부산 사상구만 경선지역으로 놓고 나머지 8곳은 공천을 끝냈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는 낙동강 벨트 9개 지역구 중 부산 ▲북강서갑(서병수 국민의힘-전재수 민주당) ▲북강서을(김도읍 국민의힘-변성완 민주당) ▲사하갑(이성권 국민의힘-최인호 민주당)과 경남 ▲김해을(조해진 국민의힘-김정호 민주당) ▲양산갑(윤영석 국민의힘-이재영 민주당) ▲양산을(김태호 국민의힘-김두관 민주당) 등 6곳의 대진표를 확정했다.
부산 지역을 살펴보면 북강서갑에서는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과 전재수 민주당 의원이 맞붙게 됐다. 현재 부산 진구갑에 지역구를 둔 서 의원은 부산에서만 5선을 했으며 부산시장을 지내기도 했다. 전 의원은 이 지역에서만 재선이다. 부산 북강서을에서는 현역인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과 변성완 전 부산시 행정부시장이 붙는다.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부산 사상에는 장 의원과 가까운 김대식 전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후보로 나선다. 민주당은 김부민 전 부산시의원, 배재정 전 의원, 서태경 전 청와대 행정관이 경선에 올랐다. 부산 사하갑의 경우 국민의힘은 이성권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민주당은 현역인 최인호 의원을 공천했다. 사하을은 현역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정호윤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경선에 올랐으며 민주당에서는 이재성 전 NC소프트 전무가 공천됐다.
경남 양산을에서는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과 김두관 민주당 의원이 붙는다. 전직 경남도지사 매치가 이뤄진 것이다. 양산갑에서는 국민의힘 현역인 윤영석 의원이 민주당 이재영 전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과 4년 만에 재대결한다. 김해을에서는 국민의힘 조해진 의원과 현역인 민주당 김정호 의원이 붙는다. 민주당은 김해갑에 현역 민홍철 의원을 단수 공천했고, 국민의힘은 후보를 아직 선정하지 않았다.

낙동강 벨트는 과거 다른 경남 지역구처럼 보수 계열 정당이 우세했다. 그러나 김해를 고향으로 한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과 퇴임, 서거라는 정치적 사건을 겪으면서 민심에 변화가 생겼다. 양산시는 문 전 대통령이 취임 전 거주했던 곳이면서 퇴임 후 정착한 곳이다. 이에 지난 2004년 17대 총선부터 2020년 21대 총선까지 5번 총선에서 양산갑을 제외한 낙동강 벨트 유권자들은 민주당 계열 후보를 선택했다. 김해갑과 김해을에서는 직전 5번 총선 때 민주당 계열 후보가 4번이나 승리했다.
이와 함께 김해시, 양산시는 신도시 조성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 영향으로 2000년대 들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구 증가세가 가장 가팔랐던 곳들이다. 인구증가로 2016년 20대 총선 때 처음 생긴 양산을은 두 번 총선 모두 민주당 계열 후보가 승리를 거머쥐었다.
22대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낙동강 벨트까지 탈환해 경남 16개 지역구 모두에서 승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민주당은 낙동강 벨트를 수성하고 창원시 등 대도시에서 8석 이상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의힘은 중진들에게 험지 출마를 요청해 중진 중심으로 선거 전선을 꾸렸다. 3선 이상 중진인 서병수·김태호·조해진 의원 등은 당 요청을 받아들여 낙동강 벨트로 지역구를 이동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낙동강 벨트에서 선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지난 총선 때 낙동강 벨트는 여야가 박빙이었는데 이번 총선에는 여당에 유리하게 표심이 흘러갈 것으로 보인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영향력이 현재 약화됐고 최근 ‘문명(문재인-이재명)’ 갈등도 낙동강 벨트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낙동강 벨트라고 해도 전통적인 보수 텃밭인 부산 지역은 국민의힘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김해와 양산의 경우 문재인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주당 지지율을 높였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양산을의 경우 양당의 핵심 중진인 김태호-김두관 의원이 오르면서 관전 지역으로 부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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