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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설훈, 친명 지도부에 반기… “이재명은 연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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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28일 더불어민주당의 공천배제 재고 촉구 기자회견 후 국회 소통관에서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공천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친문(친 문재인)계 핵심으로 꼽히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공천 배제 결정과 관련해 민주당 지도부에 철회를 요청했다. 탈당이나 무소속 출마 등 추가 대응도 시사했다. 아울러 비명(비 이재명)계 설훈 의원은 탈당을 선언하며 이 대표를 ‘연산군’에 비유했다.

임 전 비서실장은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승리를 위해 서울중·성동갑에 대한 전략공관위원회는 추천의결을 재고해 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열린 최고위에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서울중·성동갑에 전략공천을 의결하고 이를 차기 당무위 안건으로 부의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해당 지역 출마자로 전 위원장을 낙점함에 따라 임 전 실장은 사실상 공천에서 배제된 셈이 됐다. 임 전 실장은 해당 지역에서 16~17대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임 전 실장은 당 지도부에 해당 결정에 재고를 요청했다. 임 전 실장은 “이번 총선을 중구성동갑에서 시작하면서 다시는 당원들의 손을 놓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유권자 지형이 무섭게 변했고 해당 지역은 대표적인 약세 지역”이라며 “감동이 있는 통합을 통해 총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28일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 지도부가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 중·성동갑을 전략지역구로 결정하는 과정에서 임 전 실장이 당 지도부 요청을 따르지 않은 탓이다. 아울러 비슷한 요청을 받아들인 다른 후보자들과의 형평성 문제 등으로 인해 지도부가 임 전 실장에 호의적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임 전 실장은 중·성동갑 지역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탈당이나 제3지대 합류, 무소속 출마 등을 시사하기도 했다. 임 전 실장은 “(지역구를 옮긴다는) 그런 고민은 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또 “정치는 생물”이라며 추가 대응 가능성도 열어놨다.

그동안 이재명 대표와 공개적으로 각을 세워왔던 비명계 5선 설훈 의원도 결국 이날 탈당을 선언했다. 설 의원은 무소속 출마와 새로운미래 합류 등을 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설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대표는 연산군처럼 모든 의사결정을 자신과 측근과만 결정한다. 의사결정에 반하는 인물은 모두 쳐내며 이 대표에게 아부하는 사람만 곁에 두고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야당발 공천잡음을 총선 이후 민주당 내 당권 다툼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비명계가 총선 이후 결집해 당권에 도전할 수도 있다는 관측에서다. 특히 그동안 비명계가 한목소리로 친명계에 대응하지 못했던 점을 고려하면 공천 잡음은 예고된 것이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임 전 실장은 비명계 당권 도전설을 부인했다. 임 전 실장은 “총선이 잘못되면 모든 것이 끝난다. 총선에서 패한다면 민주당이 간판을 유지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

전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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