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약기관 자원 활용해 ‘과학·정보 보안·K콘텐츠’ 등 특화 교육과정 운영
5년간 매년 2억원 지원…인적지원·각종 규제특례도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한국전력(한전) 등 기업, 대학,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특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공립 고등학교가 올해 40곳 생긴다.
교육부는 ‘2024년 자율형 공립고 2.0’에 부산 장안고, 전남 나주고·봉황고·매성고 등 9개 시도의 40개교가 선정됐다고 29일 밝혔다.
자율형 공립고 2.0은 지자체, 대학, 기업 등 지역 내 여러 주체와 협약을 체결하고, 협약 기관이 보유한 인적·물적 자원을 활용해 인문학·과학·인공지능(AI) 등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각종 심화학습·진로체험 프로그램을 자율적으로 편성해 운영하는 학교다.
2009년 도입된 자율형 공립고가 지자체와의 협약으로 운영됐던 반면 협약 기관이 다양화하고, 자율성 역시 자율형사립고·특수목적고 수준으로 확대된 것이 차별점이라고 교육부는 설명한다.
교육부가 자율형공립고 ‘부활’에 나선 것은 공교육 경쟁력을 높여 지역 명문고를 키워내겠다는 취지다.
자녀 교육을 위해 서울로 떠나는 사람을 줄여 궁극적으로 지역소멸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목표다.
부산에서는 한수원과 협약을 맺은 장안고가 자율형 공립고로 지정됐다.
농어촌 지역인 부산 기장군에 소재한 장안고는 한수원과의 협약으로 과학 중점 특색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원자력 관련 과학 중점 교육과정·과학 분야 학교장 개설 과목을 신규 개발해 운영할 예정이다.
전남에서는 한전, 한국에너지공과대,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콘텐츠진흥원 등과 손잡고 원도심 학교인 나주고와 혁신도시 내 학교인 봉황고·매성고 3개교가 연합해 자율형 공립고를 운영한다.
3개교는 전력·반도체 분야, 정보 보안 분야, K콘텐츠 분야 등에서 협약 기관과 함께 공동 교육과정을 개발해 운영한다.
전통적인 역사·문화 도시인 충남 공주 소재 공주고는 공주시와 협약을 맺고 수업모델 전반의 혁신을 추진한다.
협약·운영위원회 내 당연직 위원으로 공주시청과 공주고 관계자를 일대일 비율로 위촉해 지역사회 의견을 학교 운영 전반에 반영하고, 지자체와 학교 인프라를 공유하는 등 협조를 강화한다.
지자체 지원을 통한 인문·문화 예술 교육과정이나 국제 역사·문화 교류 프로그램을 개발해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이 학교는 기대하고 있다.
경북 안동여고는 글로컬 대학으로 선정된 국립안동대 등과 협약을 맺고, 지역-대학과 연계한 교육과정 개발에 나선다.
지자체, 한국국학진흥원, 안동대 K-인문과정과 연계해 ‘고교 K-인문학’ 과정을 개발해 운영한다는 것이 이 학교의 목표다.
안동시 내 바이오 산업단지 의약 연구소와 연계해 전문 인력을 고교 교수 인력으로 초빙해 바이오 제약 교과를 담당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번 자율형 공립고 2.0 시범운영 신청 공모에는 총 9개 시도의 40개교가 지정을 희망했다.
교육부는 선정평가 결과에 따라 신청한 모든 학교를 자율형 공립고 2.0으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지정된 학교는 학교별 추진계획에 따라 올해 3월(23개교) 또는 9월(17개교)부터 운영을 시작한다.
5년간 매년 교육부·교육청 대응투자로 2억원을 지원받을 예정이다.
교육부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운영을 위해 자율형 공립고에 교장 공모제를 적용하고, 정원의 100%까지 교사를 초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한편 교사 추가 배정도 허용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희망하는 모든 학교에 전문가 상담(컨설팅)을 제공하고, 각종 규제 완화 특례도 준다.
김연석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자율형 공립고가 만드는 공교육의 변화가 현장에 안착하고 확산할 수 있도록 교육청·협약기관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지원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porque@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