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을 떠난 전공의가 신분을 드러내고 입장을 밝혔다.
29일 가톨릭 중앙의료원 인턴이었다가 사직한 류옥하다 씨가 서울 용산구 소개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사무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제안한 ‘전공의와의 만남’엔 참석하지 않았다.
류옥 씨는“정말 의문이다. 정부는 같은 날에도 대화하자고 하다가 의료 개악은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면서 “대화하러 나오라는 다음 날에는 동료 전공의들의 부모님, 아내, 남편, 아기가 있는 집에 경찰과 함께 찾아와 업무개시명령을 하면서 겁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류옥 씨는 “대화하자는 제안이 두렵다. 나는 어떤 단체나 기구를 대표하지 않는 개인이지만, 나와 친한 친구들은 가지 않기로 했다. 농담이지만 가면 잡혀간다는 얘기도 있다. 정부가 집단행동이나 교사를 금지해 놓고 대화하러 나오라는 것 자체가 두렵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사람마다, 부처마다 얘기가 달라 혼란스럽다”며 “정부는 대화할 의지가 있는지, 정부의 입장이 매번 다른데 대화 창구가 어디인지 묻고 싶다”고 했다.
이어 “이미 정부는 2020년 9·4 의정 합의 1항 ‘의대 정원 통보를 일방적으로 강행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헌신짝처럼 내버렸다”고 덧붙였다.
류옥 씨는 의협도 비판했다. 그는 “대응을 전공의에게 넘기라”며 “우리의 운명을 우리에게 맡겨 줬으면 한다. 우리 운명을 남에게 맡기고 싶지 않다. 당연히 선배들의 무한 지원은 너무 감사하나 이번 사태는 대한의사협회나 의대 교수협의회 등이 아니라 학생들과 전공의가 협상 대상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병원에 환자들이 기다린다. 보호자들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면서 “정부는 총선 욕심을 잠시 내려놓고 진심으로 저와 친구들이 병원으로, 필수 지역의료로 돌아갈 수 있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류옥 씨는 지난 24일 서울경제와 인터뷰에서 “어릴 때 꿈이었던 음악가나 화가를 준비하거나 다코야키 트럭을 알아본 사람도 있다”며 “이민을 준비하거나 실제 인공지능 면접을 본 사람,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 등 다양하다”고 전했다.
그는 “저는 일신상의 사유로 사직했고 잠시 쉬고 있지만, 정부가 이번 정책을 밀어붙인다면 삼도봉 아래로 농사를 지으러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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