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민사단)은 지난해 전세 보증금보다 집값이 적은 ‘깡통 주택’을 고액의 대가를 받고 사회초년생 등에게 중개한 공인중개사 13명, 중개보조원 10명 등 총 23명을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고 28일 밝혔다. 이 중 21명은 검찰에 송치했고, 공인중개사 1명과 중개법인 1곳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다.
민사단에 따르면 이번에 적발된 중개업자들은 취업준비생이나 사회초년생 같이 부동산 계약 경험이 적은 청년들이 많이 찾는 온라인 부동산 정보 카페와 블로그를 범죄에 이용했다. 이들은 카페·블로그에 가짜 전세매물을 올리거나 ‘입주 청소·이사비 지원’ ‘전세대출 이자 지원’ ‘중개수수료 무료’ 같은 문구로 피해자를 유인했다.
이런 방법으로 시세를 알기 어려운 신축 빌라나 세입자가 잘 구해지지 않던 빌라를 높은 가격에 계약하도록 유도했다. 현장을 안내하는 등 공인중개사 업무 보조만 가능한 중개보조원들이 온라인 광고로 피해자를 유인해 깡통주택을 중개한 사례가 다수 적발됐다.
중개업자들은 깡통주택인줄 알면서도 사회초년생, 취업준비생, 대학 신입생, 신혼부부 등 피해자들에게 매물을 중개한 대가로 고액의 성과 보수를 챙겼다. 이처럼 공인중개사법을 위반해 불법 중개행위를 하다 적발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P중개사무소 중개보조원 A씨는 부동산 플랫폼에 전세 물건을 광고했다. 2022년 3월 이를 보고 찾아온 사회초년생에게 “계약하려는 사람이 많으니 빨리 가계약금 보내라, 중개보수 안 줘도 되고, 근저당말소하고 전세보증보험을 가입해 주겠다”고 현혹해 세입자가 잘 구해지지 않던 신축 빌라를 주변 시세보다 3000만 원 높은 1억8000만원에 전세계약을 체결하도록 했다. 하지만 임대인과 A씨는 약속과 달리 근저당 말소를 미뤘다. A씨는 깡통주택에 시세보다 높은 전세 세입자를 구해준 대가로 임대인으로부터 법정 수수료 55만 원보다 많은 1500만 원을 받아 공인중개사 B씨와 나눠가졌다. 이후 이 빌라는 임의경매 개시가 결정됐다. 선순위 근저당설정액이 높고, 전세보증보험도 가입하지 못 해 피해자는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는 부동산 불법 행위 수사는 시민의 제보가 중요하다며 적극적인 신고·제보를 당부했다. 시민은 누구나 ‘서울스마트 불편신고’ 앱, 서울시 누리집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신고할 수 있다. 제보자는 심의를 거쳐 최대 2억원까지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 서영관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깡통전세 불법 중개는 피해자들이 20~30대 사회 초년생이 대다수로 반드시 근절해야 할 범죄”라며 “적극적 신고와 제보를 부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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