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10면 한면 전체를 영화 ‘건국전쟁’ 관련 이야기로 채웠다. 톱기사는 <“객관적 기록·자료 통해 이승만 재발견…국민 공감 얻어”>는 심지연 경남대 명예교수의 글이다. 심 교수는 “‘건국전쟁’은 기존의 편향적이고 비판적인 시각과는 달리, 긍정적인 시각에 기초한 것이어서 또 다른 논란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다”며 “그럼에도 국내외 새로운 자료와 기록을 수집하고 이를 반영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부분이 있고, 바로 이 점에 많은 시민이 공감해 관객 100만명 넘는 흥행에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7일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을 공천에서 배제하며 친문과 친명 갈등, 이른바 ‘문명갈등’ ‘명문갈등’이 대부분 신문 1면을 차지한 가운데 한겨레는 국민의힘 공천의 문제점을 사설에서 지적했다. 상대적으로 민주당보다 잡음이 덜한 듯하지만 국민의힘 공천이 혁신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이다. 경남 지역신문을 보면 이 지역 국민의힘 공천에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대다수 신문에선 임종석 전 실장 공천 배제 관련해 이재명 대표를 비판했다.
영화 ‘건국전쟁’ 개봉 27일만에 100만
‘건국전쟁’은 장기집권과 독재, 민간인 학살 등에 책임이 있고 4·19혁명으로 하야한 전직 대통령 이승만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한 다큐멘터리 영화로 최근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조선일보는 28일자 10면을 심 교수의 글과 함께 김덕영 감독 인터뷰, 영화 전문가들이 본 인기비결을 담은 기사 등 세꼭지로 구성했다.
심 교수는 조선일보 기고에서 ‘건국전쟁’이 새로운 사실을 발굴한 점을 부각했다. 그는 “예를 들어 이승만 대통령이 4·19 때 부상당한 학생들을 문병하며 울먹거리는 장면이라든지, 장제스 총통에게 보낸 편지에서 학생들의 거사를 칭찬한 내용이라든지, 1954년 뉴욕에서의 환영 카퍼레이드라든지, 하와이에서 버려진 한인 소녀들을 데려다 교육을 시킨 일이라든지, 어려운 상황에도 6년 의무교육을 실시했다는 내용 등은 기존의 글이나 작품에서는 제대로 취급되지 않던 것이었다”며 “새로 발굴한 이러한 내용들이 관객의 심금을 울려 이 대통령을 재평가하는 계기를 부여했다고 본다”고 썼다.
해당 기고에는 사진이 함께 실렸는데 이승만이 하야 3일 전인 1960년 4월23일, 서울대병원을 찾아 4·19혁명 당시 부상 학생들을 찾은 모습이다. 조선일보 사진설명을 보면 “영화 ‘건국전쟁’에서 많은 관객을 감동시킨 장면”이다.
건국전쟁 후속작을 낼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심 교수는 보완할 부분을 제안했다. 그는 “다양한 인사들을 등장시키고 생존해 있는 4·19 주역들에 대한 인터뷰가 이루어졌더라면, 더욱 현장감 있는 다큐가 되었으리라 생각한다”며 “이들 주역 대부분이 부정선거를 규탄하고 항의하는 데 앞장섰지만 건국과 자유민주주의 도입에 기여한 이 박사의 공로는 아무리 높이 평가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강조하고 있기에 더욱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고 주장했다.
심 교수는 이어 “유일하게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국가로 성장했기에, 국민 대부분이 이제는 고난의 연속이었던 현대사를 극복한 데 대한 자부심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국가에 대한 이러한 자부심과 국민적 노력에 대한 자존감이 우리도 외국처럼 국부(國父)가 있어야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하게 했고, 오늘날 이런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이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로 이어졌다고 본다”고 했다.
김덕영 감독은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에 대한 악의적인 폄훼를 종식하는 데에 제 영화가 조금이라도 기여했다면 큰 기쁨”이라며 “이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모에 집중한 ‘건국전쟁’ 2편을 내년 3월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세계일보 보도를 보면 김 감독은 29일 제작발표회를 열어 오는 3월 속편을 선보일 예정이고, 미국 CGV에서도 개봉했으며 내달 20일 미국 의회에서 시사회를 열 예정이다.
세계일보는 이날 8면 <50대 이상 남성·샤이보수 결집…‘건국전쟁’ 100만 넘었다>에서 “이 영화의 흥행 동력은 ‘샤이 보수’의 결집으로 분석된다”며 “총선을 앞두고 지난해부터 진보적 메시지의 영화들이 흥행하자 위기감을 느낀 보수층이 ‘건국전쟁’으로 몰렸다”고 보도했다. 또 “총선을 앞뒀다는 시기적 특징, 이 대통령에 대한 개신교계의 유대감도 흥행에 한몫했다”며 “논쟁적 인물이면서 시대적 거리감이 있는 ‘이승만’이라는 소재 자체도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건국전쟁은 이승만의 업적이 그동안 왜곡·폄하됐다며 그의 성과로 토지개혁, 한미상호방위조약체결, 여성 참정권과 의무교육 도입 등을 내세우고 그는 독재가 아닌 장기집권을 했을 뿐이고 3·15 부정선거와도 관계가 없다고 주장한다.
한겨레 사설 “비리·돈봉투 의혹도 그냥 공천”
한겨레는 사설에서 “국민의힘 공천이 7부 능선을 넘으며 대략적인 윤곽을 드러내고 있지만, 민주당보다 잡음이 덜하다는 것만이 유일한 ‘자랑거리’인 것 같다”며 “한때 요란했던 인적 쇄신 주장은 온데간데없고, 비리 의혹을 받는 이들도 버젓이 공천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경기 여주·양평에서 지난해 불법 후원금 모금 혐의로 회계책임자가 벌금 1000만원 형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한 김선교 전 의원의 공천 확정, 충북 청주 한 카페 사장에게 돈봉투를 받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됐지만 청주상당에서 공천이 확정된 정우택 의원, 국토교통위원회 소속이면서 피감기관으로부터 가족회사가 수천억원대 공사를 수주한 의혹으로 2020년 9월 탈당했다 15개월 뒤 복당한 충북 보은·옥천·영동·괴산의 박덕흠 의원 등을 거론했다.
한겨레는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인 윤핵관·용핵관 인사들도 대부분 자신의 지역구나 양지에 단수 공천을 받으며 건재를 과시했다”며 “국민의힘은 ‘시스템 공천’ 덕에 잡음이 없다고 자평하지만 이는 변화 의지도 혁신 노력도 없다는 것을 자인하는 것에 불과하다. 기득권 지키기에 급급한 공천으로는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고 했다.
경남 지역일간지를 보면 이 지역 국민의힘 공천은 잡음이 일고 있다. 경남신문은 28일자 1면 톱기사가 <국민의힘 ‘조용한 공천’ 속 ‘시끄러운 경남’ 왜?>로 반발과 이의제기, 무소속 출마 시사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역 의원이 대부분 살아남아 교체비율이 낮고 일부 의원 지역구 재배치, 무주공산 선거구 전략공천 가능성 등 잡음 요소가 많아서다.
경남신문에 따르면 경남 16개 선거구 중 국민의힘 현역 의원이 있는 12개. 이중 10명의 현역 의원 공천이 확정됐다. 나머지 2곳 중 이달곤(창해 진해구) 의원은 지난 25일 불출마를 선언했고 김영선 의원(창원 의창구)는 아직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현역 중 김태호(산청·함양·거창·합천), 조해진(밀양·의령·함안·창녕) 의원은 각각 민주당 현역 의원이 있는 양산을과 김해을로 재배치했다.
경남신문은 “국민의힘이 당초 공천 룰을 정하며 물갈이를 위해 현역 의원 최대 감점(35% 감산) 등을 예고했지만 대부분 현역 의원이 경선 없이 공천자로 확정되면서 인적쇄신과 변화·혁신이 없다는 지적과 함께 지역에서는 현역 단수 추천 기준에 대한 이의 제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경남신문은 사설 <국민의힘 경남 공천, 잡음 너무 심하다>에서 “국민의힘 경남 공천의 잡음이 심한 것은 애초 공언한 시스템 공천이 의심받고 있기 때문”이라며 “공천이 시작되자 경선이 예상되던 지역 대부분이 우선추천이나 단수추천으로 바뀌면서 현역 의원이 경선없이 공천자로 확정돼 이에 대한 이의제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한 뒤 “이대로라면 국민의힘에게 경남은 만만치 않은 총선지역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민주당 갈등 심화, 이재명 불출마 요구
한편 대다수 신문에서는 임종석 전 실장 컷오프 관련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비판을 내놨다. 세계일보는 사설 <임종석 컷오프로 정점 치닫는 ‘명문’ 갈등, 이대표 책임져야>에서 “지금이라도 이 대표가 불출마 등 스스로 희생하지 않는다면 총선에서 호된 표심으로 심판받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이 대표 손에 피 칠갑…” 내전으로 치닫는 민주당 내홍>에서 “당이 둘로 쪼개질 현 위기를 극복하려면 ‘비명’에만 희생을 강요할 게 아니라 이 대표는 물론 친명 핵심들도 대거 불출마를 선언해 스스로 희생하고 당에 헌신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매일 분란 민주당 공천, 보는 국민이 피곤할 지경>에서 “역대 총선에서 공천 잡음이 컸던 당이 승리한 경우는 드물다”며 “그런데도 이렇게 국민의 시선을 무시하고 공천 전횡을 밀어붙이는 것을 보면 이 대표는 어떤 일이 있어도 자신과 민주당을 지지할 묻지 마 지지층이 이번에도 흔들림 없이 표를 줄 것으로 믿는 모양”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파국 치닫는 공천 갈등, 이재명 책임 크다>에서 “공천 과정에서 드러난 이 대표의 관리 역량은 그야말로 낙제 수준”이라며 “공천 잡음을 최소화하고 컷오프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당 대표나 주류의 희생과 같은 명분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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