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낙성벤처밸리 인근에 ‘관악S밸리 벤처창업 거점’을 조성하고 테헤란로와 구로 G밸리를 잇는 스타트업 클러스터를 육성한다. 김포공항을 ‘서울김포공항’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국제선 기능 강화와 도심항공교통(UAM) 선도적 도입도 꾀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27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서남권 대개조 구상’을 발표했다.
서남권은 영등포·구로·금천·강서·양천·관악·동작 등 7개 자치구가 해당된다. 연내 지구별 제도개선 기본계획 수립 등을 실시하고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공사를 시작해, 이르면 2026년부터 변화된 서남권 지역 모습을 순차적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남권 대개조는 △산업혁신 △주거공간 혁신이라는 전제 아래 녹색매력을 더한 ‘신경제·신생활 중심도시’가 핵심 비전이다.
먼저 관악S밸리가 강남 테헤란로와 구로 G밸리를 잇는 신 스타트업 클러스터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낙성대벤처밸리 일대에 산·학·연 벤처창업 거점공간을 조성한다. 인공지능(AI) 거점 연구단지와 창업지원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며, 개발구상안을 마련 후 내년 사업타당성 조사를 시작으로 사업에 착수한다.
김포공항의 브랜드 가치 제고와 국제 비즈니스 기능 강화를 위해 ‘서울김포공항’으로 명칭을 변경하고 국제업무 노선을 현행 반경 2000㎞ 이내에서 3000㎞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광저우·홍콩공항 등 2개 노선이 늘어난다. 또 김포공항 혁신지구에 UAM 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하고 UAM 노선을 구축한다. 오는 5월 김포공항~여의도 구간이 국토교통부 ‘K-UAM 그랜드 챌린지 2단계 실증노선’으로 선정된 바 있다.
오 시장은 “세제감면과 금융지원 등으로 자생적 창업 생태계 조성을 지원하는 서울대 주변 벤처기업육성촉진지구와 낙성대 일대에서 확장한 관악S밸리를 조성해 테헤란로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스타트업 성지로 발전해 나가겠다”며 “김포공항엔 UAM 허브를, 여의도엔 수직이착륙공항 버티포트를 구축해 서남권 산업 혁신의 촉매제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공항명칭 변경 등은 국토교통부 소관 업무다. 서울시는 김포공항을 관리하는 한국공항공사와 협의를 거쳐 국토교통부 등 중앙정부에 규정 개정을 적극 건의할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한국공항공사에서도 일부 동의하고 있다”며 “최종적으론 권한을 가지고 있는 국토부에 하반기 개정을 목표로 적극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온수산단은 첨단제조업 중심공간으로 재구조화하고, 여러 차례 개발이 무산됐던 금천 공군부대 부지는 용적률과 용도규제에서 자유로운 ‘공간혁신구역’으로 지정해 첨단산업과 스타트업 지원공간, 녹지·문화시설, 도심형 주택 집적지로 개발할 계획이다.
구로기계공구상가·구로중앙유통단지 등 과거 수도권 산업유통거점 역할을 하던 대형시설은 도심 물류와 미래형 업무기능이 융합된 핵심산업 거점으로 탈바꿈한다. 맞춤형 사전기획과 인센티브 지원을 통해 민간 중심 개발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주거혁신 방안도 내놨다. 우선 강서·양천 등 현행제도로 재건축이 어려운 노후 공동주택 밀집 지역은 단순 주거위주 개별정비가 아닌 용적률 완화·안전진단 면제 등 ‘노후계획도시특별법’을 포함한 패키지형 정비계획을 수립해 인프라가 풍부한 신주거단지로 재조성한다. 다세대·다가구 등 개발 소외지역도 정비사업이 확산하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항공고도제한 완화도 차질 없이 추진해 노후 저층주거지 정비를 활성화하겠단 계획이다.
서남권에 녹색매력을 더하기 위한 계획도 제시했다. 서남권을 대표하는 여의도공원·국립현충원·관악산공원 등 거점공원은 자연과 문화가 결합된 공간으로 재구조화한다. 또 금천구 시흥동 노후 공공시설인 ‘남부여성발전센터’는 아이행복센터, 체육·문화센터 등 양육친화복합공간으로, 목동운동장과 유수지 일대는 문화·체육 복합콤플렉스로 조성하는 등 단일용도의 노후 공공시설들을 시민 체감형 문화공간을 확충해나갈 계획이다.
오 시장은 “1960~1970년대 국가성장을 주도했던 서남권 명성과 자존심을 되찾기 위한 도시 대개조 1탄을 시작으로 권역별 대개조 시리즈가 진행될 계획”이라며 “도시공간과 시민 라이프스타일, 산업경제와 교통인프라까지 도시 전체를 획기적으로 혁신하는 도시대개조를 통해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조재학 기자 2j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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