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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풍자 영상 압수수색에 “입틀막 정권, 웃음조차 처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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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27일 시민사회단체가 서울경찰청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풍자 영상 관련 압수수색 조치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2월27일 시민사회단체가 서울경찰청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풍자 영상 관련 압수수색 조치를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미디어오늘.

“비판적인 말 한마디만 해도 입을 틀어막는 정권이 온라인상 웃음조차 처벌하려 한다”
“영상제작자가 중대범죄 저지른 것처럼 하는데, 이게 공안 국가 아닌가”

서울경찰청이 윤석열 대통령 짜깁기 영상 최초유포자를 찾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선 가운데 시민사회단체들이 “경찰이 과잉충성으로 시민들의 입을 막고 있다”며 반발했다. 3개월 전 나온 영상이 사회적 해악을 불러올 가능성도 낮으며, 경찰이 영상 제작자를 찾기 위해 수사를 계속한다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11월부터 틱톡 등에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 영상이 올라왔다. 영상에서 윤 대통령은 “무능하고 부패한 윤석열 정부는 특권과 반칙 부정과 부패를 일삼았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후보 연설 영상을 구간별로 편집한 짜깁기 영상이다.  처음 게시된 영상은 허위라는 사실을 명시하고 있었지만 이후 확산되면서 해당 자막이 빠졌다. 방심위는 23일 관련 영상에 접속차단을 결정했으며, 서울경찰청은 26일 최초 유포자를 찾기 위해 압수수색에 나섰다.

▲지난해 11월부터 유포된 윤석열 대통령 짜깁기 영상.
▲지난해 11월부터 유포된 윤석열 대통령 짜깁기 영상.

이에 블랙리스트이후, 사단법인 오픈넷, 언론개혁시민연대,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 전국언론노동조합, 정보공개센터,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시민사회단체는 27일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방심위·경찰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동찬 언론연대 정책위원장은 “국제사회는 가짜뉴스·딥페이크를 내세운 국가의 자의적 검열이 가져오는 사회적 해악이 크고 위험하다고 경고한다”고 비판했다. 

김동찬 위원장은 “세계 어느나라도 가짜뉴스를 막겠다면서 네티즌을 수사하지 않는다”며 “정부와 경찰은 여론몰이를 하고 일부 언론은 기사를 쏟아내고 있는데, 지금 대한민국 사회를 위협하는 건 뭐냐.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존재가 누구냐”고 했다. 이어 김 위원장은 “시민의 권리보다 대통령의 권리 중요시하게 여기는 사회는 명예로운 사회가 아니다”라면서 “이런 상황을 대통령이 부끄럽게 여겨야 명예로운 사회”라고 밝혔다.

인권운동 네트워크 바람의 명숙 상임활동가는 “비판적인 말 한마디만 해도 입을 틀어막는 정권이 온라인상 웃음조차 처벌하려 한다”고 했다. 명숙 활동가는 해당 영상이 사회질서를 해할 우려는 없다고 지적했다. 명숙 활동가는 “지난해 나온 이 영상이 어떤 사회질서를 혼란스럽게 했는가”라며 “선거와 관련된 내용도 없는데, 압수수색까지 할 일인가. 경찰은 과잉 충성으로 시민의 입을 막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했다.

▲2월27일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 중인 명숙 활동가와 김동찬 위원장. 사진=미디어오늘.
▲2월27일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 중인 명숙 활동가와 김동찬 위원장. 사진=미디어오늘.

손지원 사단법인 오픈넷 변호사는 “사회통념을 가진 일반인이라면 믿을 사람이 없기 때문에, 이 영상은 풍자로 봐야 한다”며 “명예훼손을 빌미로 풍자 영상을 금지하는 건 문제”라고 지적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당초 경찰은 공직선거법까지 거론했지만, 이후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서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손 변호사는 “짜깁기 영상은 딥페이크가 아니며, 특정 후보자를 당선·낙선시키려는 목적도 인정되기 어렵다”며 “경찰은 영상 제작자가 중대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하고 있는데, 이게 공안 국가아닌가”라고 밝혔다.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은 “수사받아야 할 대상은 영상 제작자가 아니라 서울경찰청장”이라며 “이 영상을 삭제하려 나선 건 경찰공무원의 정치 중립 의무를 위반하고 선거에 개입하는 거다 이 영상에 공감하는 시민들이 있는데,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될까 두려운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SNL에 출연해 정치풍자를 허용해야 한다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면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건 사기꾼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는 “경찰이 수사하는 것 자체가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한 겁박이자 표현의 자유 위축”이라고 했다. 김조은 정보공개센터 활동가는 “수개월 전 만든 풍자영상까지 사회 혼란을 야기했다는 이유로 차단하는 건 국민들의 눈과 귀를 막으려는 행태”라며 “부당한 탄압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오늘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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