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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대 심정지 환자 응급실 뺑뺑이 사망… 국민일보 “환자부터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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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 병상에 누워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 26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 병상에 누워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정부의 2000명 의대 증원 정책에 반대하며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가 주요 100개 수련병원에서 1만 명을 넘어섰다. 현장 이탈자도 9000명을 넘겼다. 이런 가운데 지난 23일 대전에서 80대 심정지 환자가 병상없음, 전문의·의료진 부재, 중환자 진료 불가 등 사유로 병원 7곳에서 수용 불가를 통보받아 응급실 뺑뺑이를 돌다 결국 사망 판정을 받았다.

중앙일보는 이 소식을 1면에 보도했다. 한국일보, 서울신문, 국민일보 등은 환자들이 제때 진료받지 못하는 상황을 사설로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의사들의 밥그릇 지키기 발언을 비판하면서도 인기과와 비인기과의 소득 양극화를 방치한 정부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27일 아침신문들 1면.
▲27일 아침신문들 1면.

80대 심정지 환자 응급실 뺑뺑이 사망… 국민일보 “국민 분노 커질 수밖에 없어”

중앙일보는 1면 <의·정 ‘강대강’ 대치 속 응급실 찾던 80대 사망> 기사에서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일주일째 접어들면서, 80대 말기암 환자가 진료 가능한 응급실을 찾지 못해 헤매다 끝내 사망하는 사례가 나왔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26일 대전시 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80대 여성 환자가 지난 23일 구급차에서 병원으로 이송 중 심정지로 사망했다. 신고를 받은 구급대원들은 환자를 구급차에 태운 후 인근 병원 7곳에 연락을 취했지만 ‘전문의가 없다’거나 ‘병상이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어렵사리 진료가 가능한 대전의 대학병원으로 향했지만 환자는 이송 중 심정지로 사망했다. 이 환자가 구급차 탑승 후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 걸린 시간은 53분이었다”고 보도했다.

▲27일 중앙일보 3면.
▲27일 중앙일보 3면.
▲27일 중앙일보 1면.
▲27일 중앙일보 1면.

의료대란으로 환자들이 제때 치료받지 못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했다. 이어지는 3면 <“아이가 숨을 제대로 못 쉬어요”…한 살배기, 병원까지 3시간> 기사에서 “지난 25일 오전 8시31분 경남 창원시 의창구 한 주택에서 ‘아이가 숨을 제대로 못 쉰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아이는 1세 남아로, 구급대 출동 당시 호흡곤란, 입술청색증 등 증세를 보였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하지만 이 아이는 2시간56분이 지나서야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다. 119구급대가 이송한 병원은 집에서 65㎞ 떨어진 경남 진주 경상대병원이었다. 아이 집에서 차로 11~19분 거리(4.8~15㎞)에는 삼성창원병원과 창원경상대병원도 있었다. 하지만 26일 경남 창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들 병원은 ‘의료진 파업’ ‘의료진 부족’ 등을 이유로 환자를 받을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서울신문은 <전공의 복귀 ‘29일 시한’ 엄중히 받아들여야> 사설에서 “어떤 이유에서든 의사들이 환자를 떠난 상황에서 의료 파행이 심화하면 국민 피해와 분노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의사들이 반발하는 ‘2000명 의대 증원’은 국민의 압도적 지지에 따른 필수의료 지원 정책의 첫 단추다. 의료대란을 겪으면서도 국민 다수는 의사들의 집단행동에 대해 다른 이익집단의 불법행위에 대해서처럼 엄중 대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의사들의 절제와 양식 회복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27일 국민일보 사설.
▲27일 국민일보 사설.
▲27일 서울신문 사설.
▲27일 서울신문 사설.

국민일보는 <“환자부터 살려야” 전공의들 29일 복귀 시한 지키길> 사설에서 “보건의료위기가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초래됐다는 건 심각한 모순이다. 대부분 전공의들은 여전히 정부의 업무복귀 명령을 거부하고 있다. 이들은 오히려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적반하장이라도 지나치다. 무정부 상태를 노리는 것이 아니라면 국민들의 분노가 임계치를 넘기 전에 병원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의사들의 권위와 협상력은 의사 가운을 입고 환자 곁을 지킬 때 존중받는다”고 주장했다.

중앙, 인기과 vs 비인기과 소득 양극화 방치 정부 비판

중앙일보는 의사들의 ‘밥그릇 지키키’ 발언을 비판하면서도 인기과와 비인기과의 연봉이 4배 이상 차이가 나도록 의료시장 소득 양극화를 모른 체 해온 정부를 비판했다.

▲27일 중앙일보 칼럼.
▲27일 중앙일보 칼럼.

정효식 사회부장은 <‘의료-공공재’ 논리가 MZ 전공의에 통할까> 칼럼에서 “의료시장(소득) 양극화 문제다. 전공의의 미래인 전문의 소득 상위 인기과와 비인기과 간 양극화는 최근 10년 새 돌이키기 힘들 정도로 벌어졌다. 보건사회연구원이 2022년 펴낸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의원 표시과목별 연봉 1위인 흉부외과(4억8799만원)는 꼴찌(22위)인 소아청소년과(1억875만원)의 4.5배에 달했다”고 운을 뗐다.

정효식 부장은 이어 “전공별 소득 격차가 4대 1 이상으로 커지도록 의료 영리화를 방치한 정부의 책임도 크다. 건강보험체계 밖에서 이뤄지는 비급여 시장이 불어나는 데도 뒷짐만 졌다”며 “건강보험 통제를 받지 않고 병·의원이 자율적으로 수가를 정하는 비급여 진료비는 2010년 8.2조원에서 2021년 17.3조원으로 늘었다. 국민 4000만 명이 건보 급여 대신 민간 실손보험금으로 비급여 진료비의 60% 이상을 지출했다”고 강조했다.

역대 최대 군사보호구역 해제에 동아일보 “정부·대통령실 자제해야”

정부가 여의도 면적의 117배에 달하는 전국의 339㎢(1억300만평) 규모 군사시설 보호구역을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조선일보는 1면 <역대 최대 1억평 군(軍)보호구역 해제> 기사에서 “이번 보호구역 해제는 역대 최대 규모로, 해당 지역 주민들은 높이 제한 없이 건축물 신축·증축 등을 할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충남 서산비행장에서 15번째 민생토론회를 주재하고 ‘안보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적극적으로 주민 수요를 검토해 군사시설 보호구역을 해제하기로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27일 동아일보 사설.
▲27일 동아일보 사설.

그러자 동아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의 선심성 정책이 도를 넘어섰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그린벨트 해제” 5일 만에 “역대 최대 군사보호구역 해제”> 사설에서 “이렇게 발표되는 정책들 대부분은 지역 표심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이어서 야권을 중심으로 지나친 선거 개입이란 지적이 커지고 있다”며 “대통령이 지난 두 달간 내놓은 선심성 정책들만 해도 과거 선거를 앞두고 암묵적으로 용인돼온 ‘정부 여당 프리미엄’ 수준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 정부와 대통령실의 자제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조언했다.

尹 독일방문 나흘 전 취소에 한겨레 “‘석열스만’을 어찌할 것인가”

지난 14일 윤 대통령이 지난 18일로 예정된 독일·덴마크 순방 계획을 출국 나흘 전에 돌연 연기했다. 취임 뒤 16차례 해외 순방을 다녀온 윤석열 대통령이 주요국 정상 외교 일정을 출국 나흘 전에 취소한 건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순방 연기 및 이유에 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당시 윤 대통령이 KBS와 진행한 대담에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의혹을 말끔히 해소하지 못했는데, 김 여사가 순방에 동행하면 총선을 앞두고 여당에 좋지 못한 영향을 고려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겨레는 위르겐 클리스만 전 한국 출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윤 대통령을 비교했다. 정의길 국제부 선임기자는 <‘석열스만’을 어찌할 것인가> 칼럼에서 “클린스만은 지난해 2월 취임하고 나서 잦은 해외 출장이나 미국 자택 체류로 6개월여 만에 구설수에 오르기 시작했다. 취임 200일 동안 한국에 머문 날은 68일에 불과해, 그 역시 해외를 방문하는지 한국을 방문하는지 헷갈리게 했다”고 운을 뗐다.

▲27일 한겨레 칼럼.
▲27일 한겨레 칼럼.

정의길 선임기자는 “그는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요르단에게 완패한 뒤 ‘한국으로 가서 경기를 분석해보겠다’고 하고선 미국 자택으로 가버려, 국민적 분노를 사며 감독에서 해임됐다. 그의 일관된 ‘노 빠꾸’ 정신은 독일 언론도 자극했다”며 “클린스만은 ‘노 빠꾸’ 정신으로 경탄을 자아낸 반면 윤 대통령은 ‘급빠꾸’로 경외를 끌어냈다. 가히 ‘석열스만’이라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선임기자는 “국빈 방문 정상외교를 나흘 전에 취소할 정도면 천재지변이나 정상의 신변 이상 등 중대한 사태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국 대통령실은 ‘국내 민생 현안 집중 등 제반 사유’라고 방문 취소 이유를 들었다. 지난해까지 해외 순방을 뻔질나게 다닐 때는 ‘순방이 곧 민생’이라고 했는데, 이번 독일과 덴마크 방문은 민생이 아니었는 모양”이라고 비판한 뒤 “독일을 저렇게 무지하게 기분 나쁘게 한 사연의 내막이 김건희 여사 때문임이 한국에서는 정설이다. 기자 생활 30년 이상을 하면서, 그런 이유로 국빈 정상외교가 취소된 사례가 있었던가? 나라와 국민을 위해 불철주야하는 대통령이 설마 그런 이유 때문에 국빈 정상외교에서 ‘급빠꾸’ 했다고 나는 믿을 수가 없다. 나는 정말 그렇게 믿고 싶다!”고 주장했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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