趙 “이재명이 불출마 권유했단 것 사실 아냐”
최고위 보이콧 고민정 “任 공천 않으면 안돼”
추미애는 견제…”통합이 발목 잡을 땐 혁신”
임종석·여전사 3인방 거취 27일 결론 전망
친문(친문재인) 및 비명(비이재명)을 겨냥한 더불어민주당 공천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수습책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은 3시간가량 진행된 심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공천 파동에 대한 대책을 도출하지 못했다.
친명(친이재명계)에서 꼬리자르기를 할 희생양으로 공천 작업을 책임져 온 조정식 사무총장이 거론됐다는 설(說)이 나왔다 잦아들기도 했다. 이제 친문·친명 계파 갈등의 화약고가 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 대한 공천 문제가 어떻게 흘러갈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당 전략공천관리위원회는 총선이 40여 일 남은 만큼 서울 중·성동갑에 대한 결정을 27일 내린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공천 내홍은 현역 의원의 이름이 배제된 정체불명의 여론조사 의혹, 비명계가 대거 포함된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논란 등으로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여기에 더해 친명 현역은 대거 단수공천을 받은 반면, 비명 현역은 경선을 향하게 되며 심사 결과에 대한 반발 역시 만만치 않다.
이런 상황과 맞물려 나온 조정식 사무총장의 불출마 논란에 대해선, 조 사무총장이 곧바로 “명백하게 사실이 아니다”며 강한 부정을 했다. 조 사무총장은 ‘이 대표가 자신에게 총선 불출마를 권유했다’는 내용의 보도를 “사실이 아닌 내용”이라며 “민주당 총선준비 전체를 흔들려는 보도”라고 맞받았다.
이 같은 조 사무총장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불출마설에 군불이 떼어진 것 자체가 이번 공천 파동이 심상치 않다는 것, 당에 출구 전략이 필요하단 것을 의미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오고 있다.
대신 이번 공천 파동의 국면을 전환할 계기는 ‘명문(이재명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 갈등을 상징하는 임 전 실장의 거취 쪽으로 쏠리는 모습이다. 임 전 실장의 중·성동갑 지역구 전략공천이 결정될 경우 표면적으로나마 ‘통합’을 내걸어 공천 잡음을 조금이나 잠재울 수 있는 상황이다.
반대의 경우 임 전 실장마저 내쳤다는 ‘명문내전’이 전개되며 당 내홍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상당하다.
전략공관위는 최근 임 전 실장에게 송파갑 출마를 타진했지만, 임 전 실장은 옛 자신의 지역구였던 중·성동갑 출마 의지를 고수 중이다. 임 전 실장은 과거 중·성동갑에서 재선을 지냈다.
당내에서는 임 전 실장이 윤석열 정부 탄생론의 책임론에서 자유롭지 않은 문재인 정부 인사란 점, 친명그룹인 97 운동권을 필두로 임 전 실장이 속한 ’86 운동권에 대한 세대교체’ 요구가 나오고 있다는 점, 또 애초 중·성동갑은 전략지역이었다는 점에서 그에 대한 컷오프(공천배제)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대체적 기류였다.
하지만 공천 파동 수습을 위해 이해찬 상임고문까지 나서 이재명 대표에게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에게 공천을 줘야 한다’는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문정당’으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며 결속와 포용을 당부했다는 것이다.
이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이 상임고문의 특별 당부에도 불구하고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은 하지 않고 있다.
친문 및 비명계에선 임 전 실장이 중·성동갑에서 컷오프될 경우 더욱 거센 반발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날만 해도 5선 중진 설훈 의원은 탈당을 시사하고, 고민정 최고위원이 공천 갈등에 대한 불만으로 최고위원회의를 보이콧하기도 했다.
이날 고 최고위원은 YTN라디오에서 “(임 전 실장을) 공천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까지 왔다고 생각한다”며 “중· 성동갑은 내가 있는 광진을과 바로 옆 지역구이기 때문에 그곳의 기류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본선이 어렵다”고 했다. 이어 “임종석이라는 인물로 보지 말고 그 지역에서 누가 이길 수 있는가를 보고 판단해야 하는 것이 야당인 민주당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고 최고위원은 “지금은 (계파갈등이) 팡 터져버리기 일보 직전까지 와버렸고, 그 좋은 기회들을 뭔가 조정할 수 있는 기회들을 다 실기했다”라며 “지금이라도 빨리 (임 전 실장을) 공천을 함으로 인해서 이 문제를 일단락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 전 실장의 기사회생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에 대한 견제도 강화되고 있다. 임 전 실장의 거취와 맞물려선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 이언주 전 의원 이른바 ‘여전사 3인방’의 수도권 접전지 전략공천 여부도 큰 관심을 받는 중이다. 3인의 총선 역할이 주목되는 가운데 이들 중 중·성동갑 전략공천 대상자가 나올 가능성이 남아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추미애 전 장관이 내놓은 메시지는 사실상 임 전 실장을 겨냥, 불출마를 종용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당내에선 임 전 실장과 추 전 장관이 중·성동갑을 두고 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분출되고 있다. 추 전 장관의 공천 지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날 추 전 장관은 페이스북에 “통합도 혁신을 받쳐 줄 때 중요한 것이지 통합 그 자체가 목적이 될 수 없다”며 “거꾸로 통합을 내세워 혁신의 발목을 잡을 때는 과감하게 혁신을 살려야 하는 것”이라고 적었다. 아울러 추 전 장관은 “나는 혁신을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이라고 오늘도 새긴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기자들을 만나 “시간적으로나 전략적 판단을 했을 때 더 이상 (중·성동갑 공천) 지체할 이유가 없다”면서 “내일 정도면 결론 내지 않을까. 결론을 내리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성동갑 공천 쟁점에 대해선 “거명되는 여러 후보들이 있고, 그 후보들과 새 후보들이 있지 않느냐”며 “여러 가지 특장점과 후보들의 경쟁력을 놓고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여전사 3인방의 전략공천에 대해서는 “내일 정도는 심도 있는 논의가 있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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