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총선 전승, 국민의힘의 ‘불모지’
박용진 ‘하위 10%’ , 野 공천 파동 중심에
‘이재명 특수관계인’ 정봉주 캠프 활동 논란
연고·전문성 내세운 與 박진웅 도전장
서울 강북을은 더불어민주당 강세인 서울 강북에서도 대표적인 ‘국민의힘 불모지’로 꼽히는 지역이다. 1995년 강북구가 도봉구에서 분구된 이후 강북을에서 치러진 7번의 총선에서 보수진영 후보는 단 한차례도 승리한 경험이 없기 때문이다. 보수 강세 지역인 강남 3구와 대비되는 상징성도 가지고 있다. 심지어 “민주당 순도 100% 지역”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최근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강세임이 확인된다. 지난 대선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후보가 52.32%를 득표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43.82%)를 상대로 8.5%p 앞섰다. 서울 내에서 이재명 후보의 득표율이 가장 높았음은 물론이고, 윤석열 후보와의 격차도 가장 컸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박용진 현 민주당 의원이 64.45%를 득표, 안흥렬 미래통합당 후보(34.71%)를 30%p 가까운 격차로 따돌리고 당선되기도 했다.
전국적인 국민의힘 강세 분위기 속에 진행된 8회 지방선거에서도 강북구는 민주당이 선방한 지역으로 평가된다.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53.62%를 득표해 송영길 민주당 후보(44.69%)를 앞섰지만, 구청장 선거에서는 이순희 민주당 후보(49.74%)가 신승하며 수성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서울시장 여야 후보 득표율 격차도 은평·관악과 함께 서울 내에서 가장 작은 지역이었다.
하지만 22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공천 파동의 진원지로 부상하며 본선 표심에 적신호가 커졌다는 분석이다. 의정활동과 지역구 관리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던 재선 현역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공천 심사에서 ‘하위 10%’를 받은 것. 민주당 공천룰에 따르면, 하위 10%에 속하는 현역은 경선에서 득표율의 30%가 감산된다. 박 의원이 일단 이승훈·정봉주 예비후보와 경선을 받아들였지만, 결과에 따라 공천 파동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아무리 현역 의원이라고 해도 3파전 경선에서 30% 감산을 받고 이길 확률은 본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될 확률과 거의 비슷할 정도로 어렵다”며 “감산 규정 때문에 박 의원이 패배한다면 깨끗이 결과에 승복할 수 있겠느냐. 지역의 당원들부터 반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이 대표와 관계가 깊은 것으로 알려진 이상호 씨가 정봉주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소식이 보도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씨는 2007년 대선 당시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지원하며 지지 모임 ‘정동영과 통하는 사람들'(정통) 결성을 주도했는데, 당시 정통의 공동대표를 맡았던 이가 다름 아닌 이재명 대표다. 이후에도 이 대표의 성남시장 선거를 돕는 등 관계를 이어왔다는 후문이다.
민주당 지역 정가 관계자는 “노원에서 활동하던 정봉주 전 의원이 ‘비명 자객’을 자처해 강북을로 오고, 의정활동을 충실히 했던 박용진 의원이 현역 평가 하위 10%에 들고, 이재명 대표와 끈끈한 관계로 알려진 인물이 정 전 의원의 캠프에서 활동하는 것이 과연 우연의 일치겠느냐”고 의심했다. “배임수재, 옥중 강제추행 전과가 있는 이씨가 활동하는 것 자체가 이 대표와 민주당엔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도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박진웅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강북을에 단수추천 되며 본선을 준비 중이다. 당초 강북갑에서 출마를 준비했다가 당의 강북을 전략 재배치 요청을 수용해 지역구를 변경했다. 1977년생 강북구 토박이로 서울대 정치학과 졸업 후 여의도연구원 정책자문위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 대통령실 행정관 등을 역임하며 정치 실무 경험을 쌓았다.
서울 내에서도 가장 어려운 험지지만, 민주당 분열과 동부 ‘청년벨트’ 바람이 불어준다면 예상 이상의 선전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민의힘은 지역 연고가 강하고 30~40대 분야별 전문성을 갖춘 후보들을 동부지역에 전략 배치하며 ‘동부 청년벨트’ 바람몰이에 나선 상태다. 또한 박 후보는 강북갑에 출마한 전상범 국민의힘 후보와 대일외고·서울대 선후배 사이로 케미도 잘 맞을 것이란 분석이다.
국민의힘 지역 정가 관계자는 “강북을은 서울 내에서 개원 후 단 한차례도 보수 정당 후보가 당선된 적이 없던 불모지”라면서도 “젊은 후보들이 중심이 된 동부 청년벨트가 더 두터워지고 지역 연고를 바탕으로 한 주민 친화적 정책들이 설득력을 얻는다면, 민주당의 내부 갈등과 맞물려 어떤 결말을 불러올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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