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메뉴 바로가기 (상단) 본문 컨텐츠 바로가기 주요 메뉴 바로가기 (하단)

전공의 이탈 나흘째…남은 의료진은 “몸을 갈아 버티는 중”

연합뉴스 조회수  

“업무 배로 늘어 눈코 뜰 새 없다…남아있는 게 보살”

교수 한사람이 3~4개 병동 커버…사태 장기화 우려

전공의 공백, 남겨진 의료진에게 업무 부담으로
전공의 공백, 남겨진 의료진에게 업무 부담으로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이미령 기자 = “환자는 줄었는데 일은 배로 늘었어요. 하루빨리 이 사태가 끝났으면 좋겠다는 마음뿐이죠.”

2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서 만난 한 간호사는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업무 부담이 크게 늘었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많은 환자가 퇴원하거나 다른 병원으로 옮기면서 병실에 남아 있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라면서도 “입원한 환자나 보호자들이 불안해하며 이것저것 요구하는 게 많아져 일은 훨씬 늘었다”고 했다.

이어 “간호사들도 그렇지만 남아 계신 교수님들은 혼자서 3∼4개 병동씩 커버하다 보니 더 힘들어하시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전공의들이 정부의 의대 2천명 증원 결정에 반발하며 의료 현장을 떠난 지 나흘째로 접어들면서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의료진의 피로도도 커지고 있다.

응급 당직과 수술 보조 등을 담당하는 ‘핵심 인력’인 전공의가 집단으로 의료 현장을 떠나면서 서울 시내 주요 대형병원은 전체 수술을 30∼50%까지 줄이고 전임의(펠로)와 교수 등을 동원하고 있다.

간호사들도 기존 전공의 업무를 떠안고 있다.

문제는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남은 의료진의 체력이 더이상 버틸 수 없을 정도로 고갈되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는 점이다. 의료계에서는 남은 레지던트 4년차 전공의마저 빠져나가는 이달 말이 고비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날 서울대병원 본관을 오가는 의료진은 서로 발걸음을 재촉하기 바빴다. 환자나 보호자들이 의사에게 “요즘 바쁘시죠”라는 말로 인사를 건네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띄었다.

한 손에 커피를 든 채 함께 걷던 의사들은 의료 현장에서 전공의들이 대거 사라지면서 업무 부담이 늘었다는 이야기를 주고받다 “남아있는 게 보살이지”라며 허탈한 웃음을 짓기도 했다.

서울대병원 본관에서 만난 한 전문의는 전공의들이 없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붕 뜬 머리를 손으로 누르며 “언론에 나온 그대로다. 체력적으로 많이 부담되는 건 사실”이라고 짧게 답했다.

영상의학과 소속이라고 밝힌 또 다른 전문의는 “업무 부담이 늘었지만 전공의 뜻을 지지하기에 참고 일하고 있다. 몸을 갈아서라도 버티겠다는 마음으로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영상의학과는 (전공의 집단 사직 이후) 평소보다 120% 정도 업무가 늘어났는데 내과와 외과, 수술과는 150∼200% 정도 늘었을 것”이라며 “이 상태로 지속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사태가 한 달 넘게 지속될 수 있다는 각오는 모두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공의 공백, 남겨진 의료진에게 업무 부담으로
전공의 공백, 남겨진 의료진에게 업무 부담으로

[연합뉴스 자료사진]

강남구 삼성서울병원도 상황은 비슷했다.

이날 병원에서 만난 의료진은 ‘의료 대란’으로 불편을 겪는 환자들을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서도 정부의 정책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본관 병동에서 만난 한 안과 전문의는 “눈코 뜰 새 없이 바빠서 말할 시간이 없다”며 바삐 발걸음을 옮겼다.

또 다른 의료진은 병원 상황을 묻는 말에 “상황이 좋겠느냐. 피곤하죠”라며 졸린 눈을 비비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는 “환자분들 상황을 담은 기사를 보면 착잡한 감정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는 22일 오후 10시 기준 주요 94개 병원에서 소속 전공의의 약 78.5%인 8천897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밝혔다.

대한간호협회에 따르면 22일 오후 6시 기준 협회가 운영하는 ‘현장 간호사 애로사항 신고센터’에는 총 134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stopn@yna.co.kr

연합뉴스
content@www.newsbell.co.kr

댓글0

300

댓글0

[AI 추천] 랭킹 뉴스

  • 구글, 보급형 스마트폰 '픽셀 8a' 공식 출시
  • 尹대통령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교육·노동·복지 등 사회부처 이끌게 할 것”
  • ‘나혼산’ 안재현+안주=76.55kg, 다이어트 시작 “결전의 날이 왔다"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현대모비스, 울산 전기차 부품공장 만든다...900억원 투자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AI 추천] 공감 뉴스

  • “빠르고 강력한 EV9 등장에 국내외 발칵!” 기아 EV9 GT 출시 예고
  • 현대모비스, 울산 전기차 부품공장 만든다...900억원 투자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 플랫폼·콘텐츠 고르게 성장한 카카오…'카카오톡'·'AI' 주력
  • 현대차 美 합작사 모셔널, 인력 줄이고 자율주행 상용화도 연기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눈으로 한 번 먹고, 입으로 두 번 먹는 브런치 맛집 BEST5
  • 담백한 국물과 쫄깃한 살코기,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닭곰탕 맛집 BEST5
  • 푹- 끓여내어 야들야들한 건더기와 얼큰한 국물의 만남, 육개장 맛집 BEST5
  • 한식에 술만 있다면 무한으로 마실 수 있는 술꾼이 인정한 한식주점 5곳
  • [인터뷰] ‘미망’ 하성국·이명하의 ‘작은 바람’
  • 이혼 전문 변호사도 놀란 파격적 설정, ‘히든 페이스’
  • 주말 극장서 뭘 볼까, 파격의 ‘히든페이스’ VS 깊은 사랑 ‘캐롤’
  • 웰메이드 서스펜스 ‘보통의 가족’ 이제 안방에서 본다

함께 보면 좋은 뉴스

  • 1
    현대차 ‘아이오닉9’ 첫 공개… 소개나선 무뇨스, CEO 공식 데뷔

    차·테크 

  • 2
    이미주, 유재석 만난 건 필연? "이승아로 개명한 뒤 상황 좋아져"

    연예 

  • 3
    대만 여행 필수코스 타이베이 101 전망대 티켓 할인 예약 방법

    여행맛집 

  • 4
    류현진 동료였던 그 투수, 44세라고 무시하지 마라…ML 90승 관록, 日에 KKKKK, 프리미어12 3G·ERA ‘제로’

    스포츠 

  • 5
    첫만남에 정명의 ‘두자녀’ 언급한 보민 아버지 : 다음말에 바로 무장해제되고 말았다

    연예 

[AI 추천] 인기 뉴스

  • 구글, 보급형 스마트폰 '픽셀 8a' 공식 출시
  • 尹대통령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교육·노동·복지 등 사회부처 이끌게 할 것”
  • ‘나혼산’ 안재현+안주=76.55kg, 다이어트 시작 “결전의 날이 왔다"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현대모비스, 울산 전기차 부품공장 만든다...900억원 투자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지금 뜨는 뉴스

  • 1
    10위 추락 토트넘 'Tottenham Hotspur'이름 없애 버렸다…팀 상징 11년만에 대대적인 변화→팬들은 “무의미하다”라며 시큰둥

    스포츠 

  • 2
    럭셔리와 캐주얼을 아우르는 종킴의 세계

    연예 

  • 3
    수면 장애 겪는 한국인 수↑: 잠 잘 자기 위해선 대체 어떤 하루를 보내야 할까?

    여행맛집 

  • 4
    "공개 D-13…" 무려 '1억 5000만 뷰' 신화 쓴 인기 웹툰, OTT 드라마로 재탄생한다

    연예 

  • 5
    “돈 고생…” 박원숙이 힘들때 들은 말: 서운했지만 먹먹한 깨달음은 뒤늦게 찾아왔다

    연예 

[AI 추천] 추천 뉴스

  • “빠르고 강력한 EV9 등장에 국내외 발칵!” 기아 EV9 GT 출시 예고
  • 현대모비스, 울산 전기차 부품공장 만든다...900억원 투자
  • 합리적인 가격으로 메리트 높아지는 '현대 테라타워 구리갈매'
  • 윤 대통령 "국민소득 5만달러 꿈 아냐…복지·시장정책 하나로"
  • 플랫폼·콘텐츠 고르게 성장한 카카오…'카카오톡'·'AI' 주력
  • 현대차 美 합작사 모셔널, 인력 줄이고 자율주행 상용화도 연기

당신을 위한 인기글

  • 눈으로 한 번 먹고, 입으로 두 번 먹는 브런치 맛집 BEST5
  • 담백한 국물과 쫄깃한 살코기, 든든하게 먹을 수 있는 닭곰탕 맛집 BEST5
  • 푹- 끓여내어 야들야들한 건더기와 얼큰한 국물의 만남, 육개장 맛집 BEST5
  • 한식에 술만 있다면 무한으로 마실 수 있는 술꾼이 인정한 한식주점 5곳
  • [인터뷰] ‘미망’ 하성국·이명하의 ‘작은 바람’
  • 이혼 전문 변호사도 놀란 파격적 설정, ‘히든 페이스’
  • 주말 극장서 뭘 볼까, 파격의 ‘히든페이스’ VS 깊은 사랑 ‘캐롤’
  • 웰메이드 서스펜스 ‘보통의 가족’ 이제 안방에서 본다

추천 뉴스

  • 1
    현대차 ‘아이오닉9’ 첫 공개… 소개나선 무뇨스, CEO 공식 데뷔

    차·테크 

  • 2
    이미주, 유재석 만난 건 필연? "이승아로 개명한 뒤 상황 좋아져"

    연예 

  • 3
    대만 여행 필수코스 타이베이 101 전망대 티켓 할인 예약 방법

    여행맛집 

  • 4
    류현진 동료였던 그 투수, 44세라고 무시하지 마라…ML 90승 관록, 日에 KKKKK, 프리미어12 3G·ERA ‘제로’

    스포츠 

  • 5
    첫만남에 정명의 ‘두자녀’ 언급한 보민 아버지 : 다음말에 바로 무장해제되고 말았다

    연예 

지금 뜨는 뉴스

  • 1
    10위 추락 토트넘 'Tottenham Hotspur'이름 없애 버렸다…팀 상징 11년만에 대대적인 변화→팬들은 “무의미하다”라며 시큰둥

    스포츠 

  • 2
    럭셔리와 캐주얼을 아우르는 종킴의 세계

    연예 

  • 3
    수면 장애 겪는 한국인 수↑: 잠 잘 자기 위해선 대체 어떤 하루를 보내야 할까?

    여행맛집 

  • 4
    "공개 D-13…" 무려 '1억 5000만 뷰' 신화 쓴 인기 웹툰, OTT 드라마로 재탄생한다

    연예 

  • 5
    “돈 고생…” 박원숙이 힘들때 들은 말: 서운했지만 먹먹한 깨달음은 뒤늦게 찾아왔다

    연예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