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잡음 없는 공천으로 이른바 ‘무음 공천’이라던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정영환)의 후보자 공천 결정을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한동훈)가 뒤집는 일이 벌어져 논란이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2일 김현아 전 의원을 경기고양정 지역구에 단수 공천한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을 재논의하기로 의결했다. 이에 공천관리위원회는 23일 “비상대책위원회의 의견을 존중하며, 보다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후보자를 추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가 된 김현아 전 의원의 도덕성 문제는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다. 김 전 의원은 고양 정 당협위원장 재직 당시 같은 당 시의원이나 당원들로부터 운영회비 명목으로 3200만 원을 걷어 선거 현수막 제작 등에 사용하고, 800만 원을 받아 선거사무소 인테리어 비용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은 당원들이 자발적으로 걷은 운영회비라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공관위는 이런 의혹을 받고 있는 인물을 단수로 공천했으나 한동훈 비대위는 이를 의결하지 않았다. 도덕성 기준이 서로 다른 것이다. 정영환 공천관리위원장은 23일 오전 12차 공천심사 회의 결과 발표에서 ‘김현아 전 의원 공천 첫 회의할 때 몰랐던 부분이 있었나, 놓친 부분이 뭔가’라는 질의에 “그부분에 관해 체크했는데, 도덕성 부분에 관해 비대위에서 좀더 높은 기준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며 “우리는 지역구에 집중하다 보니 후보자를 선정하는데, 빨리 해서 갈 수 있도록, 선거운동을 빨리 할 수 있도록 급한 마음도 있었는데, 비대위에서 그런 부분을 짚어준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봤다”고 답했다.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비리 의혹으로 공관위 단수 추천 결정을 재논의한 것인데, 공관위는 그 정도 비리의혹은 괜찮다고 본 것이냐’는 미디어오늘 기자 질의에 장동혁 공천관리위원(국민의힘 의원)은 “(김 전 의원의 혐의는) 부적격 기준에 해당하지 않고, 1년 반 넘게 검찰에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경쟁력 있는 후보로 단수 결정했다”고 답했다. 장 의원은 “그러나 비대위 또는 최고위는 공관위와 다른 고려를 할 수 있고, 선거 전체나 당의 여러 방향에 대한 다른 고려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결정된 이후 그것이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지 여러 상황을 살피면서 다른 견해를 가질 수도 있다고 생각해 그 의견을 존중해서 다시 재논의 할 수 있다고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공관위가 단수추천이나 우선 추천할 경우, 비대위와 최고위 의결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이렇게 다른 의견을 내는 것 자체가 당이 건강한 모습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한다. 비대위 의견을 존중해서 공관위에서 새롭게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정영환 위원장은 “공관위와 비대위의 역할이 다르다”라며 “비대위는 전체적 시각에서 바라보고, 공관위도 전체적 시각도 있지만 지역에 관해 세밀하게 검토하는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정 위원장은 “그 시각차가 약간 있는 거지 건전한 방향으로 잘 가고 있다”며 “그런 것이 한 두개 나오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영환 공관위원장은 이날 아침 출근길 문답에서도 ‘이것이 뒤집힌다면 국민들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느냐’는 기자 질의에 “고양정의 경우 후보자가 없어서 바꾼 면도 있다”며 “토론을 많이 해 결론을 냈다”고 답했다. ‘비대위와 공관위가 파워게임하고 있다’는 지적에 어떻게 보느냐는 질의에 정 위원장은 “파워게임이 아니다”라며 “비대위는 전체적인 시각을 중시한다. 우리는 지역구 쪽에, 집중하다 보면 못볼 수 있어서. (하지만) 같은 길로 가는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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