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을 주제로 열린 MBC ‘100분토론’에서 의료계 인사가 ‘반에서 20~30등 하는 의사를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의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이는 정부가 지역 필수의료를 강화한다는 취지로 추진하는 지역인재전형 선발 확대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다.
지난 20일 방송된 MBC ‘100분 토론’에서 의사 측을 대표로 출연한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지역인재전형 선발 확대와 관련해 “성적 낮은 학생을 뽑아서 의무근무를 시키면 근로 의욕도 떨어질 것”이라며 “(국민이) 그 의사한테 진료받고 싶겠다”고 말했다.
이동욱 경기도의사회장은 “성적이 많이 떨어지는 사람을 뽑을 수밖에 없다”며 “지역에 있다는 이유로 의대를 성적이 반에서 20~30등 하는 사람을 뽑아서 그다음에 또 거기서 의무근무도 시킨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민들이 원하는 건 양보다 질이다. 맛집이 많아서 줄 선다고 해서 식당을 많이 짓자 이 얘기나 똑같다”고 비유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민들의 눈높이, 의료 이용 행태를 무시하고 그냥 산술적으로 양만 때워서 맛없는 빵을 만들어서 사회주의에서 배급하듯이 이렇게 하면 국민들은 그런 걸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은 “반에서 20등, 30등 이게 너무 좀 감성을 자극하는 발언 같다”며 “(지역인재전형이) 의료의 질을 떨어뜨린다고 하는 거는 도저히 납득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박 차관은 “의료의 질이란 것은 좋은 교육 그리고 좋은 실습 이런 것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진다”며 “그다음에 의료인으로서의 사명에 대한 또 분명한 생각들이 적립되는 것이 좋은 의사가 되는 것 아니겠냐”고 반박했다.
이 회장의 발언에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의 공공의대 정책을 비판하며 대한의사협회 산하 의료정책연구소가 게재한 게시물이 떠올랐다. 2020년 9월1일 의료정책연구소는 페이스북에 ‘정부와 언론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사실: 의사파업을 반대하시는 분들만 풀어보세요’라는 제목의 카드뉴스를 올렸다.
질문은 ‘당신의 생사를 판가름 지을 중요한 진단을 받아야 할 때, 의사를 고를 수 있다면 둘 중 누구를 선택하겠습니까’였다. 이어 ‘매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기 위해 학창시절 공부에 매진한 의사’와 ‘성적은 한참 모자라지만 그래도 의사가 되고 싶어 추천제로 입학한 공공의대 의사’가 선택지가 제시됐다. 이후 논란이 일었고 비판을 받자 연구소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했다.
한편, 윤석열 정부는 5년간 한 해 2,000명씩 총 1만 명의 의사를 증원할 방침이다. 이에 전공의는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했고, 의대생들은 집단 휴학과 수업 거부 등을 하며 집단행동하고 있다. 정부는 병원을 떠난 의사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내린 상태다. 전공의의 진료 공백은 사흘째를 맞이했다.
양아라 에디터 / ara.yang@huffpo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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