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경선서 광주 현역 3명 등 5명 탈락…’물갈이 북상론’에 불안한 의원들
與 인지도 높은 전현직 의원 전진 배치에 수도권 경선 ‘현역 유리’ 반론도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박경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의 4·10 총선 후보 선출을 위한 광주 경선에서 현역 의원 3명이 무더기로 탈락하면서 이른바 ‘물갈이’가 본격화할지 주목된다.
22일 당 안팎에선 당의 심장부인 광주에서, 그것도 1차 경선부터 현역 의원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신 것을 두고 지지층 사이에 퍼진 ‘현역 교체’ 민심이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당 중앙선관위는 전날 광주 지역구 3곳(북갑·북을·동남갑)에 대한 경선 결과를 발표했는데, 현역 의원이 승리한 곳은 전무했다.
이뿐 아니라 전북 익산갑과 제주 제주갑에서도 원외 인사가 승리를 따내면서 1차 경선지 현역 19명 가운데 5명이 본선행에 실패했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광주의 나머지 지역구 5곳도 현역이 자리를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며 “광주가 지닌 상징성을 고려하면 향후 경선에서 물갈이 폭은 더 커질 수 있어 불안해하는 의원들이 꽤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당내에선 광주의 현역 물갈이 여론이 호남을 넘어 수도권까지 북상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공천=당선’이란 인식이 있는 광주는 총선 때마다 현역 교체 비율이 다른 지역 대비 월등히 높았다는 점이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이번에 고배를 마신 현역 의원 3명은 모두 초선이기도 하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수도권을 비롯한 전략적 요충지에 인지도 높은 전현직 의원들을 전진 배치하는 상황도 향후 민주당 경선 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상대의 경쟁력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지역 조직 관리에서 강점을 보이는 현역이 아무래도 공천받기가 수월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선거 전략에 밝은 한 의원은 “광주는 지역 특성상 늘 현역 교체 여론이 거센 곳 아니냐”며 “물갈이 분위기가 총선의 승패와 직결되는 수도권까지 올라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 경선 결과가 순차적으로 발표되면 ‘현역 물갈이’ 규모가 더욱 커지면서 계파 간 공천 갈등이 더 심화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당내에서 나온다.
경선 탈락자에 비명(비이재명)계가 다수 포함될 경우 가뜩이나 ‘현역 평가 하위 20%’ 통보로 극에 달한 내부 파열음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비명계 의원은 “당 공관위가 초반 경선지는 친명 대 비명 구도가 약한 곳으로 일부러 정했다. 분란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라며 “친명 지도부나 비명계 중진들의 경선 결과에 따라 또 한 번 폭풍이 일 수 있다”고 말했다.
goriou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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