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대통령을 입건하며 ‘고발사주’ 사건 추가 수사에 나섰다. 고발 사주 사건은 2020년 총선 직전 검찰이 미래통합당(옛 국민의힘)에 MBC‧뉴스타파 기자와 유시민 등 인사들의 고발을 사주했다는 내용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31일 손준성 대구고검 차장검사(검사장)가 징역 1년 실형 선고를 받은 뒤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단체가 추가로 고발한 사건을 최근 수사3부에 배당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7일,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지난 13일 윤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을 고발했다. 혐의는 직권남용·공직선거법 위반‧공무상비밀누설‧개인정보보호법 위반‧증거인멸‧형사사법절차전자화촉진법 위반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손준성 검사에게 유죄를 선고하며 “이 사건 범행들은 검사가 지켜야 할 핵심 가치인 ‘정치적 중립’을 정면으로 위반해 ‘검찰권을 남용’하는 과정에 수반된 것이라는 측면에서 사안이 엄중하고 그 죄책 또한 무겁다”고 했다. 해당 판결은 2020년 4월 당시 검찰총장의 ‘눈과 귀’로 통하던 대검찰청 수정관실(범정) 소속 현직 검사(손준성)가 총선 직전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고 고발을 사주했다는 사실을 재판부가 인정한 것으로서 의미가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대검 감찰부장이었던 한동수 변호사는 지난해 10월30일 이 사건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손준성 검사 개인이 (고발사주를) 혼자 했을 리 만무하다는 건 검찰에서는 누구나 동의하는 사안”이라며 “고발장 작성은 손준성 개인의 일탈이 아니고, 총장 지시하에 검사와 수사관들이 함께 작성했고 (고발장이) 나가기 전에도 총장 컨펌이 이뤄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21일 “손준성 검사 재판 과정에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고발사주 전날, 손 검사가 참여한 단체 카톡 대화방에 관련 자료로 추정되는 사진 60장을 올린 사실도 밝혀졌고, (고발사주) 당일에는 손준성 검사가 검찰총장실과 연락했다는 증언도 나왔다”며 “검사동일체 원칙 하에 철저한 상명하복으로 한 몸처럼 움직이는 검찰조직에서 손준성 검사가 개인적 일탈로 혼자 고발사주 사건을 저질렀을 리 만무하다”고 주장했다.
최혜영 대변인은 “대검 범정은 검찰총장 한 사람을 위한 조직이고, 범정 소속의 손준성 검사에게 고발사주를 지시할 수 있는 사람은 당시 검찰총장, 윤석열 대통령뿐”이라고 주장하며 공수처에 철저한 수사를 요청했다. 헌법에 따라 대통령은 불소추 특권을 갖고 있지만 고발 사건이 접수되면 피고발인은 형식상 피의자로 입건된다. 대통령에 대한 수사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며, 만약 범죄혐의가 드러났다면 임기가 끝난 뒤 기소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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