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1대 국회를 불통 국회로 규정하고 탄핵과 특검으로 상대에 칼을 겨누는 데 골몰한 결과라며 야당을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서는 외교와 경제에서 큰 성과를 이뤘다고 자평했다. 이에 외교참사나 김건희 여사 문제, 노동개악, 이태원특별법을 비롯한 대통령 거부권 남발 등 대통령 견제나 자기반성의 목소리는 없었다는 반응이 나왔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21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연설에서 ‘공존동생을 위한 대한민국의 선택’이라는 주제를 내걸어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에 대한 잇단 정치테러를 두고 “대화와 타협의 미덕을 되살리고, 상대를 악마화하는 언어폭력은 국회 밖으로 몰아내자”며 “상대 정당을 응징과 청산의 대상이 아니라 대화와 설득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문화를 만들자”고 제안했다. 윤 원내대표는 “지금 ‘공존동생’의 길을 찾지 않으면 사회적 갈등이 확산되어 나라가 무너지는 참담한 지경에 이를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윤 원내대표는 21대 국회를 두고 심각한 불통 국회이자 ‘일하는 국회’에 실패했다고 규정하면서 이런 불통 국회의 원인을 야당에 돌렸다. 윤 원내대표는 국회에 대해 “탄핵과 특검으로 상대에게 칼을 겨누는 데 골몰했고, 진흙탕 싸움을 벌이며 시간을 허비했다”며 “국회가 음모론의 생산 기지로 전락했다는 뼈아픈 질책까지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지난 국정운영을 두고 “역동적 경제로 우리 산업의 체질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정부 출범 이후 1600여 건의 규제를 개선해서 101조원의 경제효과를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윤 원내대표는 “네덜란드와의 반도체 동맹은 해외에서 일제히 주목할 정도로 예상을 뛰어넘는 산업 전략의 쾌거”였고, “부동산 문제는 과도한 규제를 일제히 걷어냈다”고 자평했다. 복지 문제에 대해서도 “건강보험은 무임승차를 막고 부담의 형평성을 높였으며, 중증 장애인에 대한 국가 돌봄 체계도 강화했다”고 했다. 이밖에도 노조 회계 공시 관철, 고용세습과 협박 채용·건폭 근절을 사회개혁의 성과로 제시했다.
윤 원내대표는 특히 “외교의 성과는 매우 확실하다”며 △한미동맹 공고화 △쿠바와 수교 △정상 외교 66억불 투자 유치, 방산 323억불 수출 등을 제시했다. 그는 “이 성과들은 윤석열 정부가 입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다면 대대적인 개혁을 성공시킬 능력이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이 22대 국회에서 △노동개혁 △인구부를 신설 및 유급 아빠휴가, 돌봄휴가, 늘봄학교 확대 등 저출생 대책 △과감한 규제개혁 △김포 구리 등 서울 편입 및 GTX 사업 본격화 등 국토개혁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등 금융개혁 등 5대 개혁을 하겠다고 밝혔다.
5대 정치개혁으로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반드시 폐지 후 선거제도 개편 △선거구 획정 중앙선관위에 권한 이임 △국회의원 세비 국민 결정 △악용되고 있는 국회선진화법 정상화 △입법 품질 제고 등을 제시했다.
이에 야당은 자기반성이 빠진 자화자찬 연설이라고 비판했다.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국민이 듣고 싶은 말은 하나도 없었다”며 “대통령의 연이은 외교참사를 성과로 부풀리는 등 실정과 무능, 무책임에 대한 반성도 전무했다”고 지적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국민의힘은 지난 2년을 야당에 대한 비난으로 허송세월하고 그것으로 부족했느냐”며 “답답함을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고 비판했다.
김민정 녹색정의당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남탓과 유체이탈, 국민기만으로 점철되어 있었다”며 “21대 국회를 ‘일하는 국회’에 실패했다고 규정하면서도 국민의힘 제 허물을 보기보다는 다른 정당 탓을 했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가족을 잃은 유가족의 눈물을 닦아주자는 상식적인 특별법을 반대하고 정쟁화한 당이 대체 어느 당이냐”며 “우리 사회 약자들을 위한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대통령을 비판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불통 대통령의 독단과 국정운영 실패에 집권여당의 책임을 고백하는 것이 도리였다”며 “자화자찬과 유체이탈, 남탓으로 일관된 오늘 연설에서 책임이나 반성의 기미는 찾아볼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