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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서 사용한 북한산 탄도미사일의 부품 91%가 미국 및 유럽산이라고 미국 CNN방송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은 영국의 무기감시단체인 분쟁군비연구소(CAR)가 지난달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에서 회수한 북한 탄도미사일 잔해의 290개 부품을 조사한 결과, 전체 75%가 미국 기업이 설계·판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그외 16%는 유럽, 9%는 아시아 기업과 관련돼 있었다. 이 부품들은 주로 미사일의 항법 시스템을 구성하는 것들로 미국·중국·독일·일본·네덜란드·싱가포르·스위스·대만 등에 본사를 둔 26개사의 제품이었다.
CNN은 해당 부품이 2021∼2023년 사이에 제조된 것이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지난해 3월 이후 조립돼 지난 1월까지 우크라이나전쟁 전장에서 사용된 것으로 평가한다며 이는 북한이 미사일을 제조해 신속하게 러시아에 운송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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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견은 북한이 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해 외국 기술에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확인한 첫 사례이며 민간용인 저렴한 서구산 마이크로 전자제품이 북한·이란·러시아의 무기에 사용되는 것을 차단하려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직면하고 있는 지속적인 문제를 부각한다고 CNN은 평가했다.
CNN은 북한의 미사일 제조가 서방 부품에 의해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상업용 전자제품, 특히 일단 글로벌 공급망에 들어가면 추적하기 매우 어려운 반도체 부품의 행방을 통제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를 잘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CAR 보고서는 “북한이 거의 20년간 유지돼 온 제재체제를 탐지당하지 않고 우회할 수 있는, 견고한 조달 네트워크를 발전시켜 왔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CAR은 “이번 조사가 북한의 탄도미사일 생산을 금지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가 2006년부터 시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2023년까지 생산된 부품을 통합해 첨단 무기를 생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CAR은 북한 탄도미사일에 사용된 부품의 제조사들이 의도적으로 북한에 제품을 판매한 것이라는 증거가 없고, 이들 부품이 여러 국제 판매업자에 판매된 후 방대한 글로벌 공급망의 어딘가를 우회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기업명을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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