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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퇴출·의대 정원 괴담 ‘가짜뉴스’ 활개…“처벌 안 받아 남는 장사”

조선비즈 조회수  

유튜브에 게재된 이강인 관련 콘텐츠들. /유튜브 갈무리
유튜브에 게재된 이강인 관련 콘텐츠들. /유튜브 갈무리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불화와 의과대학 정원 확대 등 최근 사회적으로 관심이 큰 주제에 편승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나,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가짜뉴스’가 활개를 치고 있다. 대부분이 정치인, 연예인, 운동선수와 같은 유명인을 활용한 콘텐츠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 퍼진다.

가짜뉴스가 홍수처럼 퍼지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공유되는 플랫폼이 제재 대상에서 벗어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데다, 작성자에 대한 처벌도 어렵기 때문이다. 경찰 등이 주도적으로 수사를 진행해도 작성자에 대한 처벌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드물다.

◇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주제나 인물이 가짜뉴스 타깃

20일 유튜브에서 축구 국가대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을 검색하자, 소속팀 방출과 국가대표 방출 등 출처와 사실관계를 명확히 알 수 없는 가짜뉴스를 담은 영상이 다수 나온다.

대표적으로 소속팀인 ‘PSG 감독이 이강인의 경기 출전을 막는다’, ‘PSG 동료인 음바페에게 하극상을 벌였다’, ‘음바페가 이강인을 손절했다’를 비롯해 ‘홍명보 감독이 이강인 퇴출을 조건으로 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하기로 했다’ 등이다.

모두 허위다. 이날 새벽 음바페는 이강인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자신의 SNS에 “생일 축하해 내 동생”이라는 문구와 함께 이강인의 얼굴을 두 손으로 어루만지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이강인의 소속팀 역시 방출이나 이적 금지를 공식 발표한 적도 없다.

이강인이 팀 동료 킬리안 음바페와 불화를 겪고 있다는 콘텐츠들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다. 그러나 20일 새벽 음바페는 이강인의 생일을 기념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축하 인사말을 담은 게시글을 올렸다. /킬리안 음바페 인스타그램
이강인이 팀 동료 킬리안 음바페와 불화를 겪고 있다는 콘텐츠들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됐다. 그러나 20일 새벽 음바페는 이강인의 생일을 기념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축하 인사말을 담은 게시글을 올렸다. /킬리안 음바페 인스타그램

이런 허위 콘텐츠들은 이강인이 축구 대표팀 주장인 손흥민과 불화를 겪은 사실이 알려진 뒤 급속도로 확산했다. 이강인은 지난 6일(현지 시각)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아시안컵 4강전 요르단과 경기를 하루 앞두고 불거진 축구 대표팀 선수 간 불화의 중심에 섰었다.

허위 콘텐츠는 주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주제에 편승해 제작된다. 의대정원 확대를 둘러싼 의료계와 정부의 갈등 역시 마찬가지다. 온라인을 중심으로 ‘금융 당국이 의사, 의대생을 대상으로 한 신용대출 실태 감독·조사를 추진한다’, ‘의사를 대상으로 한 경찰 소환 조사가 임박했다’, ‘사직서를 내는 전공의는 내란죄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식의 글들이 퍼졌다.

◇티끌 모아 태산?, 조회수 1회에 1원…100만명 보면 100만원

가짜뉴스 생산의 목적 대부분은 수익 창출이다. 가짜뉴스 생산자에 있어 국민적 관심이 많은 사안은 돈을 버는 수단이 된다. 사안이 불거질 때마다 자극적인 내용을 가공해 사람들 이목을 끈다.

주로 유통되는 유튜브의 경우 조회수 1회에 1원의 수익이 창출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영상 길이에 따라 광고가 붙을 경우 수익은 더 늘어난다고 한다.

한 유튜버는 수익 구조에 대해 “영상 길이가 8분이 넘어가면 광고가 붙으면서 좀 더 환산이 많이 되는 편”이라며 “(조회수가) 100만이면 100만원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했다. 유튜버로 활동하는 가수 성시경 역시 자신의 콘텐츠에서 “200만명이 보잖아? 그럼 200만원”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이강인과 관련한 가짜뉴스 형태 영상들의 조회 수는 적게는 수만회에서 많을 경우 100만회를 넘어선다.

일러스트=손민균
일러스트=손민균

유튜브에서 가짜뉴스가 판을 칠 수 있는 배경은 법 사각지대에 있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 대상에도 빠져 있다. 지난해 방심위는 유튜브를 운영하는 구글에 ‘허위조작 콘텐츠 규제’를 촉구했지만, 구글 측은 “정책 위반 내용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답변하는 데 그쳤다.

가짜뉴스로 피해자가 발생해도 형사처벌이 이뤄지는 사례는 드물다. 형사처벌을 위해서는 작성자를 대상으로 한 고소·고발이 필요하다. 그러나 실제 고소·고발 자체가 이뤄지는 경우가 적으며, 수사기관이 주도해서 수사를 진행해도 반의사불벌죄에 따라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하면 사건은 종결된다.

가짜뉴스가 국내외 장벽을 넘나든다는 점 역시 처벌이 어려운 이유 중 하나다. 작성자는 가상사설망(VPN)을 활용해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올린 것으로 위장할 수 있다. 유튜브와 같은 외국계 기업은 서버를 해외에 두고 있으며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수사기관에 협조적이지도 않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해 9월 법무장관 시절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가짜뉴스 유포나 선거 공작 같은 것이 흐지부지되고 처벌을 받지 않고 넘어가니 정치·경제적으로 ‘남는 장사’가 된다”고 밝힌 바 있다.

형사법 전문인 최주필 법무법인 메리트 변호사는 “(가짜뉴스를)공유한 일반인들의 경우 사실인 줄 알았다고 주장하면 대부분 허위 사실, 명예훼손 적용이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공인은 대중 관심이 많은 만큼 관련 정보 게시로 명예훼손으로 처벌하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조선비즈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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