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 다 안된다던데”…국군수도병원 찾아 가슴 쓸어내린 50대 시민
(성남=연합뉴스) 김준태 기자 = “완전 다행이죠. 너무 다행이었죠.”
20일 정오쯤 고관절이 골절된 아버지를 모시고 국군수도병원 응급의료센터를 찾은 임모(50) 씨는 수도병원과 전화 통화한 당시를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경기도 남양주에 살지만 멀리 성남의 국군수도병원까지 찾아오게 됐다는 임씨는 “어제 저녁부터 온 대학병원에 전화했는데 다 (수술이) 안 된다고 하고, 와봤자 응급실은 전공의가 없어서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며 “뉴스에서 군 병원도 열었다고 하기에 혹시나 해 (국군수도병원에) 전화해서 찾아오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씨 아버지는 21∼22일쯤 수술을 받을 예정이다.
국방부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으로 민간병원에서 의료대란이 벌어질 것으로 우려되자 이날부터 12개 군 병원의 응급실을 민간에 본격 개방했다.
원래도 군 병원에서 민간인 응급환자는 받아왔는데 이를 널리 알린다는 취지에서 군 당국은 민간인 출입 절차를 간소화하고 안내요원을 배치하는 등 이용에 불편이 없도록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
이날 수도병원 이용객들은 대부분 군인이었지만, 임씨 부친에 이어 장폐색 증세를 보인 민간인 환자 1명도 수도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오후 1시 기준으로 민간인 환자 2명이 방문한 것으로, 지난 두 달간 총 30명의 민간인이 응급실을 찾았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늘었다고 볼 수 있다.
국군의무사령부 관계자는 “특별히 많은 숫자라고 보긴 어려워도 한 보호자께서는 ‘군 병원을 개방한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다’고 말하는 등 의미는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군 병원 응급실 개방 이외에도 민간 외래환자를 진료하는 방안과 국공립 병원에 군의관을 파견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언론브리핑에서 “향후 상황을 고려해서 군 장병 의료지원 태세 제한이 없는 범위 내에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에 응급실을 개방한 군 병원은 국군의무사령부 산하 국군강릉병원, 국군춘천병원, 국군홍천병원, 국군고양병원, 국군양주병원, 국군포천병원, 국군서울지구병원, 국군수도병원, 국군대전병원과 해군 산하인 경남 창원시 해군해양의료원·해군포항병원, 공군 산하인 충북 청주시 공군항공우주의료원 등 12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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