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동 공원 살인사건 피해자 오빠가 고통스런 근황을 전했다.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에 A 씨가 ‘저는 신림동 등산로 사건 피해자의 친오빠입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사건은 지난해 8월 17일 오전 서울 관악구 신림동 목골산 등산로에서 발생했다. 살인범 최윤종은 피해자를 무차별 폭행하고 살해했다. 지난달 22일 1심은 최 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최 씨는 항소했다.
A 씨는 “동생 순직절차 때문에 서울에 올라왔는데 이게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글을 써볼까 한다”고 입을 열었다.
지난해 8월 17일 동생이 뇌사 상태라는 전화를 받았을 때 A 씨는 보이스피싱을 의심했다고 한다. 그 정도로 믿기 힘들었다는 뜻이다.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도착했을 땐 임종 면회를 할 수도 있다는 말을 들었다.
A 씨는 “사고 나기 2주 전에도 방학이라 부산에 내려와서 셋이 영화도 보고 밥도 먹고 했는데 믿어지지 않았다. 중환자실에서 본 동생의 모습은 온몸이 긁힌 상처투성이였고, 기계에 의존해 호흡만 간신히 하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동생은 사망했다. 가족은 2022년엔 아버지를 폐암으로 잃었다.
A 씨는 최윤종에 대해 “20살 때 군대에서 총기 들고 탈영하고 강제 전역 후 10년간 아르바이트 한번 안 해보고 집에서 하루 종일 컴퓨터게임이나 하는 그런 놈에게 제 동생이 당했다니…”라며 울분을 터트렸다.
이어 “제 동생은 20살 때 서울교대 합격 후 15년을 첫 자취방 보증금 말고는 집에 손 한번 벌리지 않은 착한 딸이고 동생이었다. 어떻게 이렇게 극과 극의 인간이 제 동생을 저렇게 만들었는지 정말 하늘이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8월 이후 지금까지 저는 모든 일을 멈출 수밖에 없었고, 어머니는 아예 집 밖에 못 나간다”며 “그런데 가해자 가족은 저희에게 사과 한마디 없고, 이사 가서 회사 잘 다니며 일상생활 잘하고 있다더라. 피해자 가족은 죽지 못해 사는데 정말 이게 맞나”라고 했다.
A 씨는 “‘여자 혼자 그 시간에 뭐하러 운동하러 갔냐’, ‘이래서 성매매 합법화하는 게 낫다’ 하는 댓글을 보며 제정신으로 살기가 힘들었다”며 “제 동생은 학교에서 체육부장 보직이었고 방학 때 교내 탁구 연수를 위해 출근 중에 그렇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번 주 수요일이 동생 순직심사”라며 “동생이 하늘에선 아버지랑 편히 지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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