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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야권 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47)는 19일(현지시간) 옥사한 남편의 유지를 이어받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독재 정치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나발나야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 계좌와 나발니의 유튜브 채널에 올린 러시아어 동영상에서 “나는 알렉세이의 일을 계속할 것이며 우리나라를 위해 계속 싸울 것”이라며 “여러분이 나와 함께 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 나발나야 “나발니의 일, 러시아 위해 계속 싸울 것…나발니 죽음으로 절반 남은 내 심장·영혼, 포기할 권리 없어”
나발나야는 이어 “슬픔과 끝없는 고통을 함께 나누고, 감히 우리의 미래를 죽이려 한 자들에 대한 나의 격노·분노·증오를 함께 나누길 요청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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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발나야는 “푸틴이 알렉세이를 죽임으로써 나의 절반, 심장과 영혼의 절반을 죽였다”며 “하지만 나의 다른 절반은 나에게 포기할 권리가 없다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나발나야는 “알렉세이가 강력하게 믿었던 말로 여러분께 말한다”며 “적게 일하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러시아·자유·평화·행복, 아름다운 러시아의 미래가 내 남편이 그렇게 강하게 꿈꾸던 것”이라며 “이것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나발나야는 “푸틴은 알렉세이라는 사람 그 자체만 죽이려 한 게 아니라 그와 함께 자유와 미래에 대한 우리의 희망도 함께 없애고 싶었던 것”이라며 “전쟁·부패·불의·공정한 선거·표현의 자유를 위해 싸우고 우리 조국을 되찾기 위해 투쟁할 모든 기회를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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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YT “나발나야 영상, 푸틴 대항·균열 민주화 운동의 새로운 지도자 소개 형식 제작”
나발나야 “강한 주먹으로 뭉쳐, 미친 정권·푸틴·러 불구 만든 도둑·살인자 공격해야”
나발나야가 극적인 조명 아래 두 손을 모아 대리석 테이블 위에 올리고 앉은 모습을 담은 약 9분 분량의 이 영상은 푸틴에 대항하는, 균열된 민주화 운동의 새로운 지도자를 소개하는 형식으로 제작됐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평가했다.
나발나야는 지난해 3월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 인터뷰에서 정치에 입문할 생각이 없다고 했지만, 이날 영상에서는 다른 대안이 없음을 시사하면서 나발니의 추종자들을 결집하기 위해 노력하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이 운동이 남편의 기억으로부터 힘을 얻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NYT는 분석했다.
나발나야는 “더 이상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느낀다는 걸 안다”며 “하지만 우리는 하나의 강한 주먹으로 뭉쳐서 이 미친 정권, 푸틴, 그의 친구들과 제복을 입은 도적들, 그리고 우리나라를 불구로 만든 이 도둑들과 살인자들을 향해 공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발나야는 푸틴이 나발니를 죽인 이유를 조만간 공유할 예정이며 범죄에 연루된 사람들의 이름과 얼굴도 공개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와 관련해 나발니 측근들은 “익명성을 보장한다”며 이메일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나발니 살해와 관련된 정보를 제보받기 시작했다.
나발나야의 영상은 11시간이 지난 20일 오전 7시(한국시간) 현재 엑스에서 조회수 370만·댓글 3700개·공유 1만1000회·’좋아요’ 4만3000회 이상을, 유튜브에서는 조회수 459만·댓글 8만1000개·’좋아요’ 49만회 이상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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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EU, 추가 대러 제재 착수
한편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나발니 죽음에 대한 책임을 물어 추가 대(對)러시아 제재 검토에 착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나발니 사망에 따른 대러시아 추가 제재 가능성에 관한 질문에 “이미 제재하고 있지만, 추가 제재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EU 외교장관회의가 끝난 뒤 낸 성명에서 “러시아 정치 지도부 및 관련 당국이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제재를 포함해 그들의 행위에 대한 추가적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렐 고위대표는 취재인에 러시아 교도소 등 정부 기관 및 관련 인사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언급했다. EU는 나발니 사망과 별개로 러시아의 전쟁자금줄을 옥죄기 위해 논의 중인 제13차 대러시아 제재 패키지에 대한 합의를 우크라이나 전쟁 2주년(2월 24일) 전까지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EU는 또 나발니의 사망을 기리기 위해 기존 인권침해 제재 프로그램의 공식 명칭을 ‘나발니 인권침해 제재’로 바꿀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는 나발나야도 참석해 EU 등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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