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부총리, 의대 설치 대학 총장들과 긴급회의…”학사관리 철저”
일부 의대생, 학교에 ‘수업거부’ 통보…동맹휴학 결의 현실화 여부 주목
(서울·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고유선 기자 =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에 반발해 일부 의대생들이 집단휴학계를 제출했다 철회한 가운데, 19일 오후까지 더 이상 휴학계를 낸 의대생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의대생단체가 20일 동맹휴학계 제출 등 집단행동을 결의한 점을 고려해 전국 40개 의과대학·의전원과 비상 연락망을 가동하고 학사관리 감독에 나섰다.
교육부 관계자는 “19일 들어 오후 4시까지 집단 휴학계를 제출한 의대생들은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휴학계를 냈던) 원광대 의대생들도 철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전날 원광대 의대생 160여명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집단 휴학계를 냈다.
이들은 휴학 처리를 위해 필요한 학부모 동의 절차 등을 거치지 않았고, 지도교수 면담 등을 거쳐 모두 휴학계를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림대 4학년 학생들 역시 지난 15일 집단 휴학 방침을 밝혔으나, 현재까지 실제 휴학계를 낸 학생은 없는 것으로 교육부는 파악했다.
다만 일부 대학에서는 학생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해 학사일정이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학생 190여명과 건국대학교 글로컬캠퍼스(충주) 의과대학 학생 80여명은 개강일인 19일 학교 측에 수업을 거부하겠다고 통지했다.
충북대 의대생들은 주말 사이 동맹휴학 참여 여부에 대한 설문 조사를 자체적으로 실시했는데, 대다수 학생이 동참하겠다고 해 이같이 결정한 것을 알려졌다.
이에 따라 충북대는 3월로 개강 일정을 연기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건대 글로컬캠퍼스 학생들은 휴학계를 제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며 “지금 학과장이 학생들을 만나 설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교육부도 상황반을 꾸리고 대학가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교육부는 ‘국립대병원 및 의과대학 상황대책반’을 구축하고 전국 40개 의과대학과 비상 연락 체계를 가동하면서 대학별 학생 동향·조치를 점검하고 있다.
지난 16일 의과대학을 설치·운영하는 40개 대학 교무처장과 오석환 차관 주재로 긴급회의를 한 데 이어, 이날 오전에는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주재로 전국 이들 대학 총장과 긴급 영상회의를 열었다.
이 부총리는 “동맹휴학으로 학생들과 국민들이 피해받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한다”며 “학생들이 예비 의료인으로서, 학습에 전념해야 할 중요한 시기를 잘 보낼 수 있도록 총장님들께서 법과 원칙에 따른 학사 관리에 힘써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정부는 정원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교육의 질을 확실히 보장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의료 인력 확충과 더불어 (지역 의료 강화 등) 4대 필수의료 패키지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동맹휴학,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한 반발 등은 휴학 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각 대학이 학칙에 따라 휴학계 제출 등의 사례를 엄정하게 처리해줄 것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 의대생단체가 20일 집단 휴학계 제출을 결의한 상황이어서 의과대학별로 학사 운영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은 여전한 상황이다.
앞서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15일과 16일 잇따라 회의를 열어 20일을 기점으로 전국 의대생들이 동맹휴학 또는 이에 준하는 행동을 하기로 결의했다.
교육부의 다른 관계자는 이러한 집단행동으로 학사 운영에 차질이 생길 경우의 ‘비상 계획'(컨틴전시 플랜)과 관련해 “계속 대화와 설득을 하는 것 말고는 이렇다 할 것은 없다”며 “(의대생) 전부 다 휴학계를 내고 학사에 차질을 빚을 경우를 포함해 여러 가지를 검토하겠다”고 했다.
porqu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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