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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제재에도 아랑곳…푸틴, 안팎으로 ‘전세’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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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제재에도 아랑곳…푸틴, 안팎으로 '전세' 확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타스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행보가 미 등 서방의 각종 제재에도 불구하고 나라 안팎에서 점점 더 과격해지고 있다. 러시아는 서방 외교 수장들이 모여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한 날 보란듯이 동부 격전지 점령을 선언했다. 미 의회에서는 러시아가 세계를 마비시킬 우주 핵무기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는 첩보까지 등장했다. 러시아 내부에서는 대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푸틴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던 알렉세이 나발니가 옥중 의문사하면서 ‘공포 정치’에 대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17일(현지 시간)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이 푸틴 대통령에게 러시아군의 아우디이우카 점령 사실을 보고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로서는 지난해 5월 바흐무트 점령 이후 최대 전과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신임 총사령관은 같은 날 해당 지역에서 병력을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이 도네츠크주 점령을 위해 최근 4개월간 대규모 공습을 가해온 아우디이우카에서의 승리는 3월 대선에서 5선을 노리는 푸틴 대통령의 상징적인 성과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러시아의 점령 선언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추가 군사 지원을 위해 서유럽을 방문한 직후이자 서방의 외교 수장들이 집결한 뮌헨안보회의(MSC) 당일 발표됐다. 뉴욕타임스(NYT)는 “아우디이우카는 2014년 러시아군이 처음 점령을 시도했을 때부터 저항의 상징이었다”며 “함락은 우크라이나군의 사기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서방 제재에도 아랑곳…푸틴, 안팎으로 '전세' 확장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7일(현지 시간) 독일에서 열린 세계 최대 안보회의 뮌헨안보회의(MSC)에서 연설하고 있다. UPI연합뉴스

러시아의 공세에 떨고 있는 것은 우크라이나뿐만이 아니다. 최근 러시아가 인공위성을 요격하는 우주 핵무기 배치를 준비하고 있다는 미 정부당국의 첩보가 알려져 전세계로 논란이 확산됐다. 첩보는 미 정부 관계자들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CNN는 “러시아가 폭발 시 엄청난 에너지파로 위성을 파괴하는 핵 전자기파(EMP) 무기를 개발하고 있으며 최근 진전을 이뤘다는 보고가 잇따랐다”고 전했다. 우주 핵무기가 현실화할 경우 세계의 수많은 상업용 및 정부 위성이 일제히 마비될 수 있다. 북한의 러시아 무기 이전 및 핵무기 기술 협력 등 양국 간 밀월도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다. EU는 북한의 러시아 무기 이전이 지속되고 있다고 규탄하며 추가 제재를 예고했다.

서방 제재에도 아랑곳…푸틴, 안팎으로 '전세' 확장
17일(현지 시간) 독일 프랑프푸르트에 설치된 알렉세이 나발니의 추모 초상화. AP연합뉴스

러시아 내부에서는 강력한 반정부 지도자인 나발니의 죽음으로 독재 정권에 대항하는 반체제 운동이 동력을 잃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나발니는 고위 관료의 부정부패를 폭로하며 반정부 운동을 주도해오다 2021년 1월부터 극단주의 활동 등 혐의로 최북단 야말로네네츠 제3교도소에 수감됐다. 16일 나발니의 의문사 후 그의 측근들은 시신의 행방이 묘연한 점 등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나발니가 살해됐지만 진실이 은폐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러시아에서 지도자로서의 잠재력을 지닌 마지막 반정부 인사가 제거됐다”며 “가능한 대안을 죽이거나 강제 추방하는 푸틴의 오랜 방식이 정점을 찍었다”고 평가했다.

나발니의 죽음을 추모하는 행사가 러시아 전역 곳곳에서 열리자 당국은 단속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은 현지 매체를 인용해 “32개 도시의 추모식에서 400명 이상이 끌려가 구금됐다”고 전했다. 주요 7개국(G7) 외무장관은 나발니의 의문사의 책임이 사실상 당국에 있다고 규정하고 사망 경위를 명확히 밝힐 것을 촉구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 역시 “나발니에게 일어난 일은 푸틴의 잔인함을 보여주는 증거”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경제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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