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22일 G20 외교장관회의 계기 조태열 취임 후 첫 3자 회동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김지연 기자 = 한미일 외교수장이 오는 21∼22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를 계기로 만나 흔들림 없는 대북 공조 메시지를 다시금 발신할지 주목된다.
북한이 한-쿠바 수교 다음 날 한미일 협력의 ‘약한 고리’인 일본에 전향적인 대화 의지를 연출한 데다가 전구급 한미연합훈련이 있는 다음 달엔 도발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있어 한미일 공조의 굳건함을 재확인한다는 차원에서다.
18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은 이번주 G20 외교장관회의에 나란히 참석할 예정이다.
조 장관이 취임 후 블링컨 장관과 가미카와 외무상과 처음 대면하는 것으로, 한미와 한일 양자회담이 각각 개최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외교부는 조 장관의 G20 참석을 확정하면서 주요 장관들과 별도 양자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세 장관의 첫 한미일 3자 회의도 자연스레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최근 한반도 정세 가변성이 커지는 분위기에서 한미일의 단합된 대북 공조를 재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부로서는 최근 북일간 대화 탐색 분위기를 감안해 3국간 대북 공조 의지를 재차 다지는 것이 필요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납치 문제 해결을 위한 북일 정상회담 추진 의지를 밝히고, 베이징 채널 등을 통해 북일이 대화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는 상황에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5일 일본이 핵·미사일 개발과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문제삼지 않는다면 기시다 총리가 평양을 방문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담화를 냈다.
한-쿠바 수교(14일)가 발표된 다음 날 북한이 북일대화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메시지를 낸 것은 다분히 국면 전환용 성격으로, 한미일 공조에 균열을 내려는 의도가 내포됐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관건인 일본인 납치 문제에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커서 실무 접촉이 이뤄지더라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내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관측이 많기 때문이다.
한미일 공조 강화 추세를 견제하는 북한이 몇 안 되는 ‘반미 진영 형제국’으로 여겨왔던 쿠바와 한국이 전격 수교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받았을 충격은 만만치 않았으리라는 예상이 나왔던 터였다.
한일 양자회담이 이뤄진다면 북일간 외교 신호와 관련해 한일 외교장관이 직접 소통할 기회도 생길 전망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일 접촉과 관련해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안정에 도움 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한을 ‘교전국’으로 규정하고 대남 위협 메시지 수위를 높이는 북한이 3월에 있는 전구급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프리덤실드·FS)를 앞두고 도발 수준을 높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정부는 이에 대비한다는 차원에서 한미일 공조 강화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 소식통은 “3월이 굉장히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시기가 정해지진 않았지만 한미일 차관급 소통도 추진될 전망이다.
지난 15일 김홍균 외교부 1차관과 커트 캠벨 미 국무부 신임 부장관은 통화하면서 일본과 협의를 거쳐 ‘적절한 시점’에 한미일 차관협의회를 개최하자고 약속했다. 캠벨 부장관은 ‘조속한 시일 내’ 방한을 기대했다.
한미일 외교차관 협의회는 북핵 및 지역·글로벌 사안 등에 대한 3국간 공조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정례적으로 열리는 회의체로, 이번에는 서울에서 열릴 차례다.
외교 소식통은 캠벨 부장관 방한과 관련해 “이른 시일 내 올 걸로 기대하고 준비해 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ki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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