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스트(KAIST) 졸업생인 신민기 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R&D(연구개발) 예산 삭감에 항의하다 끌려나가 논란이 된 가운데 지난 16일 KBS와 MBC 두 공영방송은 대조적인 보도를 했다.
MBC는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을 통틀어 과잉경호 논란을 가장 적극적으로 보도했다. 지난 16일 MBC ‘뉴스데스크’는 <‘연구예산 삭감’ 항의... 경호원에 들려 나간 졸업생> 리포트 앵커멘트를 통해 “한 졸업생이 R&D 예산 삭감에 항의를 하면서 고함을 질렀고, 경호원들이 이 학생을 넘어뜨린 뒤 끌고나가는 일이 벌어졌다”며 “지난달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강제 퇴장을 당한 지 한 달도 안 돼서, 또다시 과잉 경호 논란이 일고 있다”고 했다.
리포트에선 “(경호원들이) 학생을 밀어서 넘어뜨린 뒤 몸을 들어 행사장을 빠져나갔다”며 “예닐곱 명이 한꺼번에 달려들면서 학생은 별다른 저항을 하지 못했고, 입도 틀어 막혔다”고 했다. 그러면서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윤 대통령에게 말을 걸다 끌려나가 ‘과잉 경호’ 논란이 일었다”고 했다. ‘뉴스데스크’는 “당과 무관하게 졸업생 자격으로 준비한 것”이라는 신민기 대변인의 발언을 전했다.
MBC ‘뉴스데스크’는 <“청년 그냥 두세요” 11년 전 오바마의 대응> 리포트를 통해 11년 전 버락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이 이민 개혁안 연설 도중 청년의 반발을 제지하지 않고 존중한다고 말한 사실을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가 대조적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반면 지난 16일 KBS ‘뉴스9’은 카이스트 학위수여식 등 이날 대통령의 대전 일정 내용을 다룬 <이공계 대학원생에 ‘연구생활장학금’> 리포트를 냈고 강제퇴장 논란은 <대통령 축사 때 고함치다 강제 퇴장…“현 녹색정의당 대변인”> 제목의 단신으로 다뤘다. 짧게 다뤘지만 제목을 통해 ‘녹색정의당 대변인’이라는 점을 부각했다.
KBS ‘뉴스9’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전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이공계 대학원생 지원을 강조한 사실을 언급한 뒤 “카이스트 졸업생들을 만난 자리에서도, 윤 대통령은 내년도 연구·개발 예산 확대 등 정부 지원을 거듭 강조했다”고 소개했다.
이어지는 단신에선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소리를 지른 한 졸업생이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에 의해 퇴장 조치됐다”며 “대통령경호처는 법과 규정, 경호원칙에 따른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혔다”고 했다. 당사자의 입장이나 야당의 반발은 다루지 않았다.
다른 방송 보도와 비교해봐도 KBS ‘뉴스9’의 보도는 온도 차가 있다. SBS, 채널A, TV조선, MBN, JTBC에선 졸업생이 끌려나간 소식을 단신으로 다루지 않았다. 대통령 축사와 졸업생이 끌려나간 소식을 합쳐 보도한 경우 졸업생이 끌려나간 소식을 더욱 주요하게 다뤘다. 다른 방송사에선 야당의 비판을 기사에 담은 반면 KBS에선 야당의 입장을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도 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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