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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로수길’ 뒤덮은 유흥 전단, 학우들 모아 싹 주운 서울대생

연합뉴스 조회수  

26일 졸업식서 학생 리더십상…아이돌 그룹 더보이즈 백댄서 활동도

“취업준비 늦어졌지만 후회없어…신입생들 대학생활 맘껏 즐기기를”

불법 전단지와 함께 쓰레기를 줍는 이민호씨(왼쪽)
불법 전단지와 함께 쓰레기를 줍는 이민호씨(왼쪽)

[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계승현 기자 = “문제의식을 갖는 것과 직접 발 벗고 나서는 것 사이에는 종이 한 장의 차이도 없다고 생각해요. 실천에는 거창한 방법이 있는 게 아니고, 생각하는 걸 그냥 하는 게 방법인 것 같아요.”

서울대 경영대 17학번 이민호(26)씨는 이달 26일 서울대 학위수여식에서 학생 리더십상을 받는다.

성적과 관계 없이 타인의 성장을 도우며 사회 발전에 기여한 학생에게 주는 상이다. 이씨는 서울대입구역 인근 골목을 뒤덮은 불법 유흥업소 전단을 줍는 학생 모임을 만들어 거리를 깨끗하게 만든 공로를 인정받았다.

지난 15일 서울 관악구 대학동 한 카페에서 만난 이씨는 “어릴 때부터 추진력이 좋다는 말을 많이 듣기는 했다. 일을 벌이는 것을 좋아해서, 이게 단점이기도 하다”며 웃었다.

문제가 시작된 건 지난해 여름이다. 서울대입구역 인근 맛집 골목인 ‘샤로수길’이 유흥업소 전단으로 뒤덮이기 시작해 서울대생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해결이 필요하다는 얘기가 계속해서 나왔다.

이를 본 이씨는 곧장 나서 샤로수길 전단 줍기 캠페인을 위한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만들었다. 마침 팔로워 1만5천여명 규모의 서울대 인근 맛집 소개 SNS 계정을 운영하던 그는 이 계정을 통해 캠페인을 알렸고, 서울대생 100명가량을 모았다.

학생들은 매번 10여명씩 모여 전단을 주우며 골목을 깨끗하게 만들었다. 경찰·구청 등 당국과도 상황을 공유한 끝에 전단을 뿌리던 배달원과 이를 지시한 업주가 누군지 알아내는 성과를 냈다.

허탈한 순간도 있었다. 열심히 전단을 주우며 골목 끝자락에 도달한 순간 오토바이 한 대가 전단을 무더기로 뿌리고 돌아가는 일이 종종 반복됐다는 것이다.

이렇게 수고가 ‘말짱 도루묵’이 됐다고 느껴졌을 때도 동참해준 학우들, 음료수를 나눠주며 격려하던 음식점 사장들, 구청·경찰 관계자들, 문제를 조명한 학내외 언론 등이 힘을 보탠 덕에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이씨는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저는 계기만 만들었을 뿐이고, 누구라도 나섰다면 해결됐을 문제”라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졸업을 앞둔 이민호씨
졸업을 앞둔 이민호씨

[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는 중국에서 국제학교에 다니던 시절 겪은 사소한 사건 이후로 ‘행동파’가 됐다고 한다.

친구들과 함께 시내버스를 타고 가던 길에 강아지가 도로 한복판에 쓰러져 있었는데, ‘불쌍하다’는 생각만 품은 이씨와 달리 외국인 친구들은 “차를 세워달라”고 소리를 친 뒤 개를 데리고 인도로 옮겼다고 한다. 뭐든지 생각에 머물기보다는 실천으로 옮기는 태도를 갖게 된 계기다.

졸업을 앞두고 아쉬운 일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너무 바빠서 취업 준비를 제대로 못 한 게 한”이라면서도 “균형을 잘 잡으면서 대학 생활을 100%, 200% 즐겼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동아리 활동으로 춤 실력을 갈고닦은 춤꾼이기도 하다. 프로 댄서 수준의 춤사위를 인정받아 지난해 7월에는 남자 아이돌 그룹 더보이즈의 콘서트 백댄서로 발탁됐다.

학기 중 이틀에 한 번꼴로 연습실에 오가느라 성적이 떨어지기는 했지만, 졸업하면 다시 찾아오지 않을 기회라고 생각해 망설임 없이 도전했다고 한다.

또래들보다는 취업 준비 전선에 늦게 뛰어든 이씨는 “물론 9월 안에 취업을 못 하면 후회될 것 같다”며 웃었다.

이씨는 “그래도 다음 달 입학을 앞둔 신입생들에게는 현실적 조언보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부끄러워서 도전을 꺼리는 건 너무 아쉬운 일이다. 취업 준비랑 공부만 하기보다는 동아리를 하며 여러 관심사를 찾고, 무엇보다 대학 생활을 마음껏 즐기면서 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더보이즈 백댄서로 활동한 이민호씨
더보이즈 백댄서로 활동한 이민호씨

[본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key@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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