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명간 현역 하위 20% 통보할 듯…비명계 컷오프 규모 관심
임종석 공천 문제가 뇌관…비명 “친명 중진도 용퇴해야”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4·10 총선을 채 두 달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더불어민주당 내 분위기는 ‘폭풍 전야’와도 같다.
현재까지는 비교적 논란의 소지가 작은 곳을 중심으로 단수 후보 및 경선 지역 후보들을 발표해 큰 잡음이 일지 않았다.
부산과 경남의 ‘낙동강 벨트’에서 최인호(부산 사하갑), 민홍철(경남 김해갑), 김정호 (경남 김해을), 김두관(경남 양산을) 의원 등 현역 의원을 중심으로 단수 공천에 나서며 수성 의지를 드러낸 게 눈에 띄는 정도다.
문제는 지금부터다.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비이재명)계 간 이해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상황에서 현역 물갈이가 시작되면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민주당은 금명 간 현역 평가에서 하위 20%에 속한 의원에게 개별 통보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새 술은 새 부대에. 우리는 미래로 가야 합니다”라고 적으며 사실상 상당한 폭의 물갈이를 예고했다.
이 대표 측은 본선 경쟁력이 첫 번째 공천 원칙이 될 것이라며 계파는 공천에서 고려할 요인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친문(친문재인)계를 비롯한 비명계는 ‘물갈이론’을 명분으로 친명계 주류가 이른바 ‘반대파 쳐내기’에 나설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거두지 않는 상황이다.
여기에 조정식 사무총장, 김병기 수석사무부총장 등 친명계가 비리 의혹이 있는 의원들의 컷오프를 논의했다는 보도가 나오며 비명계의 반발을 샀다.
소위 사천(私薦)을 통한 쳐내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은 최근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밀실 공천은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잠복한 계파 간 갈등을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임 위원장 역시 ‘윤석열 정권 탄생 책임론’을 제기한 탓에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종석·노영민 전 실장 등이 컷오프 타깃으로 부상하는 데 단초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임 전 실장의 공천 문제는 계파 갈등의 향배를 가를 뇌관과도 같다.
임 전 실장은 재선을 지낸 서울 중·성동갑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이곳은 서울 서초을로 지역구를 옮기고자 홍익표 원내대표가 떠난 곳이어서 전략 지역이 됐다.
임 전 실장이 이곳에서 공천을 받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후보 경쟁력을 검토하고자 실시한 중·성동갑 여론조사에서 뺀 임 전 실장을 ‘험지’로 분류되는 송파갑 여론조사에 포함한 것으로 전해졌다.
임 전 실장은 17일 페이스북에서 “운명처럼 다시 성동에 돌아와 윤석열 정권의 실정을 심판하겠다”며 지역구 사수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비명계는 임 전 실장 등 친문계가 물갈이의 타깃이 돼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비명계 의원은 18일 통화에서 “물갈이나 쇄신의 필요성에 누가 반대하겠나”라며 “그게 진정성이 있으려면 친명계 중진도 용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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