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핫플’이라 불리는 가게가 많은 거리로 나왔습니다. 저는 서울경제신문 인턴 PD 김민하입니다. 최근 SNS에서 원화 대신 일본 엔화로만 메뉴 가격을 표기한 가게 소식이 논란을 일으켰죠. 정작 결제는 엔화가 아닌 원화로만 받았기 때문인데요. 해당 메뉴판에는 표기된 숫자 끝에 ‘0’을 더 붙여 원화로 계산하라고 안내돼 있었습니다.
사실 이번 논란 전에도 가게 간판이나 메뉴판의 외국어 사용에 관해 많은 이야기가 오고 갔습니다. 대표적으로 메뉴판에 미숫가루를 ‘M.S.G.R’로 썼던 카페가 화제가 됐었죠. 이는 여행 온 것처럼 재밌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한편으로는 메뉴를 한 번에 이해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일큐육공 영상 캡처
저처럼 ‘핫플’에 직접 방문해 본 소비자들은 이 논란과 현상을 어떻게 생각할까요? 시민들 의견을 직접 들어봤습니다. 먼저 나온 이야기는 정보 소외 계층에 관한 우려였죠. “나름 그 가게만의 감성인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다른 언어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20대 여성), “젊은 사람들은 잘 알겠는데, 어르신 분들은 이 카페 이용하기 힘드시겠다”(20대 카페 직원). 반대로 딱히 상관없다는 의견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보다가 모르면 검색해 보죠”(20대 남성).
조금 더 나이가 있는 분들의 생각도 들어봤습니다. “아직은 저희가 직장도 다니고 하니까 이런 걸 소화할 수 있지만, 더 늙으신 분들은 이용하기 힘들 것 같아요”(50대 여성). 대부분 알아보기 힘들다는 반응이었어요.
일큐육공 영상 캡처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께 의견을 구해봤는데요. 이 교수는 간판이나 메뉴판에 외국어로만 표기하는 행위는 체험 소비의 관점에서 마치 해외여행을 온 듯한 감정을 느낄 수 있어 젊은 세대들은 외국어 간판이나 메뉴판이 있는 가게를 긍정적으로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반대로, 고령자와 같은 정보 소외 계층은 가게에 관한 정보를 구분하기가 어려워진다는 우려 또한 존재합니다. 한국어 없이 외국어로만 간판을 표기하는 것은 엄연한 불법입니다. 그러나 면적, 층수, 가맹점, 특허 등록 상표 등 조건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지고 처벌도 약하다고 하네요. 심지어 메뉴판은 간판이 아니라 규제 영역 밖이고 화폐 단위도 엄밀히 말하면 외국어가 아니기 때문에 규제가 어렵습니다.
일큐육공 영상 캡처
이색적인 경험이라는 의견과 선 넘은 콘셉트라는 의견이 공존하는 요즘 가게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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