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명 미국 유튜버 ‘미스터 비스트'(Mr Beast)가 연간 9000억원 안팎의 수입을 올리면서도 “나는 부자가 아니다”라는 발언을 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5일(현지시각) 미스터비스트는 미 시사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를 통해 연간 수입이 약 6억∼7억달러(약 7992억∼9324억원)라고 밝혔다.
그의 본명은 지미 도널드슨(25). 그는 “언젠간 부유해질 수 있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라는 뜻”이라며 “버는 돈을 모두 재투자한다”고 말했다. 이어 “나는 우리가 성공할 것이라고 믿으면서 바보 같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모든 것을 재투자했다”며 “그리고 그것은 통했다”고 부연했다.
타임지에 따르면 그가 만드는 동영상은 대부분 대규모 세트를 매번 맨땅에서 새로 제작해야 해 비용이 많이 든다. 15분짜리 영상을 만들기 위해 1만2000시간 동안 촬영할 정도로 장시간의 노력이 투입되기도 한다고. 일명 ‘어그로(관심 끌기)’없이 솔직하고 파격적인 영상들을 만들어낸 덕분에 그는 현재 세계 1위 유튜버다.
그의 동영상 중 최다 조회수를 기록한 것은 2년 전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모방해 촬영한 영상이다. 상금 45만6000달러(약 6억원)를 걸고 일반인들을 모아 진행한 이 게임 영상은 조회수가 현재까지 5억7000만회에 이른다.
그의 어머니 패리셔는 도널드슨이 만성 장 질환인 크론병 덕분에 유튜브로 성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고교 시절까지만 해도 촉망받는 야구선수였던 그가 크론병 때문에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없게 되자 동영상 제작으로 진로를 바꾼 것. 패리셔는 “아주 힘들었다”며 “하지만 지금 돌아보면 그것이 유튜브의 문을 열어줬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도널드슨은 수백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있다. 콘텐트 제작팀에 300명, 자체 브랜드 상품을 만드는 ‘피스터블'(Feastables) 팀에 200명 넘게 불어나면서 성장통도 있다고 전했다.
그의 회사에서 일하다 그만둔 이들은 그가 영상 촬영 과정에서 세세한 안전 문제에 신경 쓰지 않는 경향이 있으며 이에 따라 일부 부상자가 발생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 성과에 대한 부담을 지나치게 지워 직원들이 오래 버티기 어려운 여건이라고 주장했다.
도널드슨은 자선사업으로 제작한 영상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1000건의 백내장 수술 비용을 지원했고, 아프리카에 우물 100개를 파는 등 대규모 자선 프로젝트를 진행했는데 일각에서는 그가 “근본적인 불평등을 해결하는 대신 영웅처럼 보이기를 원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비판이 아프다고 인정하면서도 자선사업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슨은 “아이들이 ‘오, 멋지다’라고 말할 수 있는, 존경할 만한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하는 대신 따를 수 있는 본보기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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