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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총선보도 ‘파우치’ ‘명품백’ 뭘 쓸 건가” 사장에게 물었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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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이사회에서 총선 관련 KBS 선거보도자문단에 여권 유관 활동을 했던 인물들이 포함돼 균형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야권 이사들 비판이 나왔다. 윤석열 대통령 신년 대담에서의 ‘파우치’ 질문 논란이 KBS 보도 공정성을 가늠할 시금석이라며 박민 사장 입장을 묻는 질의도 이뤄졌다.

KBS 경영진은 14일 이사회에 ‘총선 공정성 확보 방안’을 보고했다. 이날 보고된 공정성 확보 방안 중에서는 ‘게이트 키핑 강화’와 ‘출연진 검증 강화’ 등이  두드러졌다.

장한식 보도본부장은 “게이트키핑 강화라는 건 경험이 풍부한 데스크들이 원고 작성 뿐만 아니라 취재 과정에서도 적극적인 참여를 한다는 의미이다. 데스크의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불공정 보도로 논란이 될 경우에는 그 책임 또한 엄중히 묻도록 하겠다”며 “선거보도 책임성 강화 측면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는 뉴스의 경우 통합뉴스룸의 핵심 보직자 네 명 즉, 국장과 취재1·2주간, 방송주간이 숙의를 통해 방송 여부를 결정한다. 사안의 중요도에 따라서는 선거보도자문단과 자문 변호사 등의 의견을 구해서 공성성을 더욱 기하겠다”고 했다.

이제원 제작1본부장은 공정성 강화 일환으로 “출연자가 해당 분야의 전문가일지라도 특정 정당과 최근까지 연관이 있는 것으로 널리 인지된 인물이면 선거 끝날 때까지 다른 출연자를 선택하도록 하겠다”며 “시사 프로그램 등 여야 입장을 대변하는 경우 가급적 여야 정당의 추천을 받은 출연자를 선택하겠다”는 계획이다. 라디오센터 또한 선거 관련 방송의 출연자 선정, 발언 횟수, 발언 시간 등 형평성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사 내 KBS 로고 조형물.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본사 내 KBS 로고 조형물. 사진=미디어오늘 자료사진

이를 들은 야권 이사들은 정작 KBS 선거보도자문단 구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국민의힘 포털TF 위원으로 위촉된 김도연 국민대 미디어학과 교수, 2021년 국민의힘 대변인단 선발 ‘토론배틀’에 지원했던 조정희 변호사 등을 문제 삼은 것이다.

조숙현 이사는 “제작1본부 출연자 기준만 보더라도 출연자가 해당 분야의 전문가일지라도 특정 정당과 최근까지 연관이 있는 걸로 널리 인지된 인물이면 선거 끝날 때까지 다른 출연자를 선택하겠다고 할 정도로 특정 정당과의 관련성을 공정성과 균형성에 있어서의 굉장히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계시는 걸로 보인다”며 “그런데 선거보도자문단에 특정 정당의 TF 위원이었던 분, 대변인 공개 모집에 참여했던 분이 들어가 있다는 건 이미 자문위원 구성 자체에 있어서 균형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을 받을 만하다”고 했다.

류일형 이사도 선거보도 자문단 구성 문제를 지적하는 한편 “(자문단 역할에) 선거보도 준칙 등 개정과 총선보도 공동 계획과 인터뷰 참여 등이 있는데 예년에도 이렇게 해왔는지 모르겠지만 기획과 인터뷰는 기자나 PD 고유의 영역이 아닌가 싶다”라며 “만약 기자와 PD가 생각이 다를 경우 의견 충돌도 우려된다”고 했다.

이를 들은 박 사장은 “어떤 분이 어떤지 정확하게 파악을 못하고 있는데 내용을 파악해서 개선의 여지가 있으면”이라면서 말 끝을 흐렸다. 그러나 조 이사 질문은 박 사장이 다른 이사 질의에 “자문단 구성하고 위촉장 주면서 토론을 길게는 1시간 짧게는 30분씩 했다”고 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뤄졌다. 박 사장이 지난달 선거보도 자문단 위촉식에 참석한 모습은 KBS 보도를 통해서도 공개됐다.

▲지난 7일 KBS 녹화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의 한 장면.
▲지난 7일 KBS 녹화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의 한 장면.

이사회에선 최근 KBS가 방영한 윤석열 대통령 신년 대담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당시 대담을 진행한 박장범 앵커가 윤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고가 명품가방 수수 논란을 ‘이른바 파우치, 외국 회사의 조그만한 백’을 ‘방문자가 김건희 여사를 만나서 앞에 놓고 간’ 것으로 표현해 비판을 불렀다.

야권 정재권 이사는 이에 대해 “박장범 앵커의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질문인지, 아니면 관련 부서장이나 본부장 혹은 다양한 형태의 논의가 된 결과물인지” 박 사장 또는 관련 본부장의 입장을 물었다. 정 이사는 “이 질문은 KBS가 이번 총선 보도에서 공정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판단의 시금석”이라면서 여러차례 답변을 요구했지만 박 사장은 답하지 않았다.

서기석 이사장을 비롯한 여권 이사들은 정 이사 질의가 이사회 안건과 직접적 관련이 없다며 거듭 제지했다. 황근 이사는 “그런 식으로 공정하다, 불공정하다 예단해 우려가 있다는 건 굉장히 거시적인 게 된다. ‘정권이 장악했으니까’부터 시작해 끝도 없는 얘기가 된다”며 “‘우리는 편파적으로 하겠다’ 답할 사람이 어디 있나, 물어보나마나한 질문”이라고 했다. 서 이사장은 정 이사에게 “지금 뭐하시는 건가”라면서 “간단하게 질문하시라고 제재를 안 했는데 계속 그걸 이어서 질문하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미디어오늘
content@www.newsbel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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