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질병관리청이 감염병 유행국가에서 입국한 사람에게 보내는 감염병 예방 안내 문자가 넉 달가량 대량 누락된 사실이 확인됐다.
16일 질병청 등에 따르면 최근 4개월간 입국자에게 발송해야 할 감염병 예방 안내 문자 중 3만1천여건이 지난 15일 대상자에게 일괄적으로 지연 발송됐다.
입국 직후 보냈어야 할 안내 문자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가 길게는 넉 달이나 지나서 한꺼번에 보낸 것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작년 10월 27일부터 발송할 50만건의 감염병 예방 안내 문자메시지 중 3만1천522건이 발송되지 못하다가 한꺼번에 발송됐다”며 “문자메시지 발송을 담당하는 KT의 서버에 오류가 발생했다가 서버 재가동으로 일괄 발송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병청은 유증상자의 자발적인 신고를 유도하기 위해 감염병 발생국가에서 한국에 온 입국자에게 증상이 있을 경우 의료기관 방문 대신 콜센터나 보건소로 연락하도록 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안내 문자메시지를 발송한다.
발송 대상 감염병은 에볼라(2개국), 라싸열(1개국), 페스트(3개국), 메르스(13개국)다. 작년에만 377만건의 안내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발송 횟수와 기간은 에볼라는 입국 후 21일간 4회, 라싸열은 입국 후 21일간 1회, 페스트는 입국 후 1일차에 1회, 메르스는 입국 후 14일간 4회 등이다.
감염병 예방 안내 문자메시지는 메르스나 엠폭스(일명 원숭이두창) 등 해외 감염병의 국내 유입 우려가 큰 상황에서는 검역의 주요한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2015년 해외에서 유입된 뒤 국내에서 유행한 메르스의 경우 186명이 확진해 38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다행히 안내 문자 발생이 누락된 기간 이들 감염병의 해외 유입 발생 사례는 나오지 않았지만, 감염병 검역에 구멍이 뚫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청은 누락과 일괄 발송 사실을 모르고 있다가 연합뉴스의 취재가 들어오자 뒤늦게 원인파악에 나서기도 했다.
뒤늦게 안내 문자메시지를 한꺼번에 받은 A씨는 연합뉴스에 “중동에서 돌아온 지 3개월이 니 지난 상황에서 안내 문자를 받았다”며 “질병관리청 콜센터에 문의하니 명확한 해명 없이 ‘이런 문자를 받았다는 문의 전화가 많다’는 얘기만 들었다”고 말했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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