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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대주주 바뀌자 MB시절 경영진 전면에…“尹정권 결탁한 언론탄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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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언론노동조합과 YTN지부는 16일 서울 여의도 유진그룹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진그룹이 방송통신위원회에 밝혔던 ‘방송 공정성을 위한 기존 제도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이미 어겼다”며 “3200억 원을 들여 언론장악 하청업체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사진=김예리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과 YTN지부는 16일 서울 여의도 유진그룹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진그룹이 방송통신위원회에 밝혔던 ‘방송 공정성을 위한 기존 제도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이미 어겼다”며 “3200억 원을 들여 언론장악 하청업체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사진=김예리 기자 

YTN 최대주주가 된 유진그룹이 ‘YTN 해직사태’ 주역으로 꼽히는 김백 전 YTN 상무를 YTN 사장으로 내정한 것으로 알려진 데 이어, 같은 날 이명박 정부 시절 YTN 사장을 지낸 배석규씨를 유진이엔티 사외이사에 임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명박 정부 시절 언론장악과 노조탄압 논란을 낳은 경영책임자 2명이 YTN으로 ‘복귀’하는 움직임을 두고 언론계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과 YTN지부는 16일 서울 여의도 유진그룹 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진그룹이 방송통신위원회에 밝혔던 ‘방송 공정성을 위한 기존 제도를 지키겠다’는 약속을 이미 어겼다”며 “(유진은) 3200억 원을 들여 언론장악 하청업체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언론노조 YTN지부가 밝힌 유진이엔티 등기부등본과 유진 측 입장에 따르면 유진이엔티는 지난 14일 사외이사에 배석규 전 YTN 사장을 임명했다. 유진이엔티는 유진그룹이 YTN 지분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으로,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 7일 유진이엔티의 YTN 지분 30.95% 인수를 승인했다.

유진그룹은 같은 날 YTN 사내이사로 김백 전 YTN 상무와 김원배 전 YTN 국장을 선임할 계획을 ‘주주 제안’ 형태로 전달하기도 했다. 김백 전 상무는 현재 YTN을 퇴사한 외부 인사인 데다 현재 사내이사가 공석 없이 재임 중인 상황에서 사내이사 추천은 YTN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하기 위한 내정 수순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배 전 사장과 김 전 상무는 이명박 정부 당시 경영진으로 노사 단체협약을 깨면서 보도국장 추천제를 폐지하고 돌발영상을 폐지한 주역으로 꼽힌다. 언론노조 YTN지부는 배 전 사장이 ‘노조는 초기에 강하게 눌러 꼼짝 못하게 해야 한다’ 등 노조혐오 발언을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YTN지부는 배 전 사장과 김 전 상무를 부당노동행위로 고소했고 불기소 처분이 나왔다. YTN지부에 따르면 배 전 사장은 YTN지부에 의한 명예훼손 피해를 주장하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현재는 취하했다.

2012년 4월 국무총리실의 YTN불법사찰 문건이 공개되며 파문이 확산됐다. 문건에는 YTN 사내 동향과 함께 배석규 사장에 대한 평가가 있었는데 “현 정부에 대한 충성심이 돋보인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시 YTN 간부 4명이 YTN을 사찰했던 원충연 전 국무총리실 조사관과 통화한 사실도 확인되며 YTN 안팎에서 보도전문채널 사장과 주요 간부들이 정부와 연결되어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배석규 전 YTN 사장(왼쪽). 맨 오른쪽이 김백 전 YTN 상무. ⓒ미디어오늘
▲배석규 전 YTN 사장(왼쪽). 맨 오른쪽이 김백 전 YTN 상무. ⓒ미디어오늘

유진그룹 측 언론담당자는 김 전 상무를 YTN 사내이사로 선임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표이사 선임은 물론 개별 임원의 역할은 주주총회를 통해 구성된 이사회에서 결정할 사안”이라고 했다. 배 전 사장을 유진이엔티 사외이사로 선임한 이유를 묻는 질문엔 “이사회 및 경영진에 방송 전문성을 가진 인력을 선임했다”며 “향후 방송 전문가 집단의 자문도 받을 수 있도록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언론노조와 YTN지부는 유진그룹이 사장추천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사장을 사실상 내정해 YTN의 기존 공정방송 제도를 무력화했다고도 비판했다. YTN은 대주주와 시청자위원회, 노동조합이 구성하는 사장추천위원회에서 사장 후보를 2명가량 추천하고 이사회가 1명을 내정하는 사장 추천 제도를 두고 있다.

고한석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유진그룹은 방통위 심사 과정에서 ‘YTN의 기존 질서를 지키고 공정방송을 수호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김백씨를 사장으로 내정하며 유진은 사장추천위원회를 무력화했다. 방통위와 약속을 어겨 승인 취소 사유”라며 “유경선 회장에게 분명히 경고한다. 싸움은 지금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고한석 언론노조 YTN지부장. 사진=김예리 기자
▲고한석 언론노조 YTN지부장. 사진=김예리 기자

고 지부장은 “YTN에서 2008년 10월 선배 6명이 해직되고 33명이 대량 징계받을 때 인사위원이 김백씨였다. 이후 보도국장 추천제 무시하고 노조를 탄압하고 탈퇴 종용한 (작업) 그 맨 앞에 김백씨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김백씨는 후쿠시마 오염수 우려를 괴담으로 치부하고 언론노조가 괴담을 유포한다며 적대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YTN 직원 10명 중 7명이 언론노조”라며 “YTN 직원들을 적으로 돌리는 사장을 앉혀 대체 YTN을 어떻게 만들겠다는 건가? 3200억 원 들여 왜 YTN 망치려고 하나?”라고 되물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유진그룹은) 방송 공정성을 지키고 YTN에 기존 노사관계 협약과 공정방송 제도를 지키겠다는 방통위의 매각 승인 조건을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위반하면서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권력에 빌붙어 YTN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수많은 양심적인 언론인을 해고로 내몬 파렴치한을 사장으로 내정하겠다고 통보해왔다. 이게 윤석열 정권과 결탁한 언론탄압이 아니면 무엇인가”라고 했다. 그는 “이미 방통위의 YTN에 대한 불법 졸속 최대주주 변경 과정은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유진그룹과 유경선 회장은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했다.

김준희 언론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지부장은 “YTN 출신인 류희림 씨는 방심위원장이 되고서 가족과 지인을 동원해 민원을 사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제는 2008년 YTN 해직 사태의 주역 김백씨가 YTN 사장으로 사실상 내정됐다고 들었다”며 “YTN 구성원들 저항에 방심위지부도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유진그룹 측은 YTN의 공정방송 제도인 사장추천위와 보도국장 임명동의제를 지킬 의향을 묻는 질문에 “향후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이사를 포함하여 구성되는 YTN 이사회에서 결정할 일”이라며 “유진은 이사회 중심의 투명경영을 약속했다”고 했다. 한편 배 전 사장은 같은 날 미디어오늘의 문자와 전화를 통한 취재에 답하지 않았다.

미디어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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