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위, 내년 초 ‘마이데이터 포털’ 오픈…’디지털 잊힐 권리’ 대상은 29세 이하로 확대
‘식음료 주문·교육·정보통신’ 등 생활밀착 분야 선제적 점검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 =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인정보위)가 내놓은 ‘2024년 주요 정책 추진계획’을 보면 급변하는 인공지능 시대에 개인정보 침해 우려를 해소하는 동시에 관련 산업의 활성화를 돕는 방안이 담겼다.
정보 주체가 자신의 정보를 원하는 곳으로 옮기도록 요구하는 ‘마이데이터’의 본격적인 확산을 위해 포털 서비스 구축 등 관련 인프라가 강화된다.
인공지능(AI) 시대에 개인정보 권익 보장을 강화하는 한편, 기업이 관련기술 개발을 주저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 ‘내 정보, 내가 원하는 곳으로’…마이데이터 인프라 구축
개인정보위는 내년부터 모든 분야에 적용되는 ‘마이데이터’가 안착할 수 있도록 제도적·기술적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마이데이터는 자신의 개인정보를 보유한 기업이나 기관에 그 정보를 당사자가 원하는 다른 곳으로 옮기도록 요구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제까지는 기업이나 기관의 필요에 따라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하면, 이후 개인은 데이터 활용이나 관리에서 수동적인 위치에 놓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해 개인정보보호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정보 주체가 개인정보 전송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에 대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개인정보위는 내달부터 의료, 통신처럼 일상생활과 밀접한 분야를 중심으로 기업의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 발굴을 지원하기로 했다.
국민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쉽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돕는 ‘마이데이터 지원 포털’은 내년 초 오픈을 목표로 추진한다.
전송 요구 절차나 전송 방법, 거절 방법 등이 담긴 ‘개인정보 전송 요구권 세부 기준’도 내년 초 수립, 시행할 예정이다.
◇ ‘지우개 서비스’ 대상 연령 확대…디지털 취약계층 대상 교육도
개인정보위는 개인정보 침해 우려를 해소하는 안전장치인 ‘개인정보 처리 방침 평가제’ 도입에도 속도를 낸다.
평가제는 공공기관 등의 개인정보 처리 방침의 적정성을 평가하고, 필요한 경우 개선을 권고해 국민 권익을 보호하는 제도다.
또 ‘온라인 행태정보 보호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온라인 맞춤형 광고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고, 얼굴인식 기술 등 생체정보의 활용 기준 마련과 정보 주체의 권리보장 확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디지털 기기에 익숙한 아동·청소년의 개인정보 보호 강화를 위해 ‘디지털 잊힐 권리 지원사업'(지우개 서비스)의 대상 연령은 기존 24세 이하에서 29세 이하로 확대한다.
고령자, 장애인 등 디지털 취약계층에 대해 맞춤형 개인정보 인식 교육을 강화하고, 소상공인이나 중소기업 직원 등을 대상으로 상담과 기술지원을 한다.
조직의 개인정보 보호 책임자(CPO)가 독립성을 갖고 관련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전문 CPO 제도’도 도입한다.
개인정보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5개 대학에서 개인정보 학사 전공을 본격적으로 운영하고, 6월에는 석·박사 전공 개설을 추진한다.
◇ 식음료 주문 등 생활밀착 분야 점검하고, 새로운 침해요인 분석
개인정보위는 국민 일상에 불편·위험 초래 우려가 있는 ‘식음료 주문·교육·정보통신 서비스’ 등 국민밀착 3대 분야와 개인정보 처리의 투명성 확보가 요구되는 ‘인공지능·스마트카·슈퍼앱’등 신산업 3대 분야에 대한 선제적 실태 점검에도 나선다.
슈퍼앱은 별도의 다른 앱 설치 없이 여러 가지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앱을 말한다.
지난해 진행한 자율규약 사례 분석 결과를 토대로 ‘온라인 플랫폼 민관협력 자율규제 2.0’을 추진한다. 클라우드와 같은 새로운 개인정보 처리 환경과 개인 간 거래(C2C) 플랫폼을 대상으로 자율규제 적용을 확대한다.
이용자의 비합리적 선택을 유도하는 ‘다크패턴'(눈속임 설계) 등 새로운 유형의 침해 요인을 분석하는 ‘중장기 조사 로드맵’도 세운다.
‘공공기관 보호수준 평가제’ 대상 기관은 지난해 800개에서 올해 1천600개로 늘려 공공부문의 개인정보 관리 수준을 한층 높일 방침이다.
고학수 개인정보위원장은 “정책 설계부터 집행까지 전 과정에서 현장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shlamazel@yna.co.kr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