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구에 11명 몰린 경기 하남은 기싸움 팽팽…’친윤’ 이용에 견제 집중
시스템 공천에 대통령실 출신 예비후보들 ‘긴장’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안채원 기자 = 국민의힘은 15일 여의도 당사에서 4·10 총선 지역구 공천 신청자들을 대상으로 사흘째 면접 심사를 했다.
경기와 충청, 전남의 47개 지역구 공천 신청자가 대상이었다.
충북 지역 면접에서는 과거 경선에서 맞붙었던 후보들이 또다시 공천장을 놓고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청주 상당 지역구의 경우 2020년 21대 총선과 2022년 3월 재선거 때 경쟁했던 5선의 정우택 국회부의장,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이 세 번째 공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둘은 성균관대 법학과 선후배 사이로 ‘질긴 악연’이 화제다.
정 부의장은 면접 후 윤 전 고검장을 겨냥, “우리는 지난번 2020년에도 소위 잘못된 공천에 의해 청주 4곳이 다 전멸했다”며 “민주당이 원하는 후보가 아니고 지역민이 원하는 후보를 공천하는 현명한 판단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반면 윤 전 고검장은 정 부의장에 대해 “5선 의원이긴 하지만 지역의 피로감이 있고 기존 정치에 대해 구태 정치라는 인식이 있어 주민들이 변화와 개혁을 바라고 있다”고 직격했다.
제천·단양 면접에선 엄태영 의원과 권석창 전 의원이 경쟁을 벌였다. 두 사람은 20대 총선 때 경선으로 맞붙었고 이번에도 나란히 공천을 신청했다.
대통령실 출신 후보들은 어느 때보다 긴장한 자세로 면접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이른바 시스템 공천이 강조되면서 지난 이틀간 발표된 서울·경기 지역 ‘단수 공천’ 명단에 용산 출신 인사가 단 1명만 이름을 올린 탓이다.
충북 청주청원은 서승우 전 대통령실 자치행정비서관이 당 홍보본부장인 김수민 전 의원 등과 면접을 봤고, 충북 충주는 이동석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3선 이종배 의원 등과 함께 면접을 치렀다. 충북 제천·단양은 최지우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전·현 의원과 함께 면접을 봤다.
경기 지역의 경우 선거구 획정으로 분구(分區)가 유력해 11명의 공천 신청자가 몰린 하남시 면접에서 팽팽한 신경전이 감지됐다.
하남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후보 및 당선인 시절 수행실장을 지낸 이용(비례대표)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의 ‘입’이었던 이창근 전 서울시 대변인, 당 윤리위원으로 활동한 김기윤 변호사, 안철수 의원 측근 김도식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등이 도전장을 냈다.
면접에서는 하남의 서울 편입 추진에 대한 질문이 나왔고, 분구 시 ‘하남갑’ 출마를 희망하는 이용·이창근 후보에게는 당이 요청하면 ‘하남을’로 출마지를 바꿀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고 한다.
이 의원은 면접 후 기자들에게 “하남시장과 매일 회의하면서 현안을 지금도 해결해나가고 있고, 하남시를 서울시에 편입하는 내용의 특별법을 발의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이 전 대변인은 “이 의원이 특별법을 개인 자격으로 발의했지만, 하남시 서울 편입은 11명의 예비후보가 모두 공감하고 있다”고 신경전을 벌였고, 김 변호사도 “이번 공천 기준이 윤심(尹心)이 아니라 오로지 민심에 따라 정확하게 공천할 거라 생각한다”며 이 의원에 견제구를 날렸다.
경기 여주·양평 면접에는 21대 국회에서 함께 의정활동을 했던 김선교 전 의원과 이태규(비례대표) 의원이 나란히 면접에 참여했다. 김 전 의원은 21대 총선 캠프 회계책임자의 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작년 5월 의원직을 상실했었다.
경기 포천·가평에서 최춘식 의원과 함께 면접을 본 옛 ‘친(親)이준석계’ 김용태 전 최고위원에게는 공관위원들이 왜 개혁신당에 참여하지 않고 거부했는지 등을 물었다고 한다.
김 전 최고위원은 기자들에게 “제3지대 신당이라는 게 ‘거래 정치’로 이어질 거고 선거가 끝나면 해체돼 본래 정당으로 돌아갈 거라 판단해서 정치를 길게 할 입장에서 적절치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여당에서 ‘불모지’로 꼽히는 전남 지역은 대부분 공천 신청자가 1명뿐이라 단독 면접을 봤으나,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지역구에서만 이정현 전 의원을 비롯해 2명이 면접에 참여했다.
순천에서 재선한 이정현 전 의원은 면접 후 기자들과 만나 “이번에 제 고향(곡성)으로 출마하게 됐다”며 “보수정당인 국민의힘이 집권 세력이라 한다면 반드시 전국 정당을 지향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호남에서 일관되게 출마하고 있다”고 말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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